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는 조금 색다른 건배사를 외쳐보는 건 어떨까
 올해는 조금 색다른 건배사를 외쳐보는 건 어떨까
ⓒ 픽사베이

관련사진보기

 
또 다시 돌아온 연말 시즌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때보다 조금 더 각별하다. 2010년대를 마감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각 매체에서도 지난 1년뿐 아니라 10년 동안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다루며 과거를 복기하고 있다. 이즈음이면 또 다시 한 해를 보냈다는 아쉬운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바빠지기도 하지만, 직장이나 친목 모임 등 각종 연말 술자리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이라 몸도 덩달아 바빠진다.

연말 술자리 하면 으레 따라붙는 게 있다. 다름 아닌 건배사다. 건배사는 과거 중세시대에 술잔을 부딪쳐 쨍하는 소리를 내야 마귀를 쫓을 수 있다며 의식처럼 행해진 데서 유래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로마시대에 상대방의 술에 독이 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 때문에 건배 행위를 통해 술잔을 서로 부딪치고 이를 통해 자연스레 술이 섞이도록 고안됐다는 설도 있다.

근래엔 술자리의 흥을 돋우며 자리에 함께한 이들 모두에게 덕담을 건네고 한 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건배사를 주고받는다. 건배사는 건강과 행운 등의 내용을 담아 익살스럽게 표현하거나 재치 있게 마무리 짓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기발한 건배사는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켜 술자리의 흥을 한껏 돋우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칫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도 있다.

연말만 되면 이 건배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제법 된다는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지난 2016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건배사와 관련하여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51%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이 "건배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쯤 되면 건배사도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그렇다면 피할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즐기는 게 맞고, 기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똑 부러지도록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내가 만든 말은 아니지만(포털이나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건배사들을 참고했다) 부르기 좋고, 의미도 좋은 건배사. 차려놓은 게 많을수록 선택 장애를 불러올 개연성이 높으니 여기서는 알짜배기 두 가지만 콕 집어 소개할까 한다. 
 
당신멋져 : 당차게 신나게 살고 멋지게 져주자

우리가 사는 곳은 승자독식의 사회, 그리고 경쟁 일변도의 사회다. 무한경쟁으로 내몰린 현대인들은 일상에서조차 경쟁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다. 어떻게든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일단 도태되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고, 때문에 단 한 차례의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다. 이건 애나 어른이나 매한가지다. 변화무쌍한 데다 경쟁마저 치열하다 보니 우리는 그동안 남을 이기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왔다. 주변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돌아볼 겨를조차 없었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20년, 오직 이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의 삶의 방식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바꾸자고 제안해보는 건 어떨까? 주변도 살피고 자신도 돌아보면서 때로는 멋지게 져주자고 말이다. 이 건배사는 모두가 앞서거나 승리하여 행복하자고 외치는 사이 그 이면을 미처 살피지 못한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조용히 내려놓도록 권하는 게 포인트다.
 
일십백천만 : 1회의 선행, 10번 웃기, 100자 글쓰기, 1000자 읽기, 10000보 걷기

매일 한 차례 이상 좋은 일을 하고, 열 번 이상 웃고, 백 자 이상 쓰고, 천 자 이상 읽고, 만 보 이상 걷기를 실천하면 건강하게 오래 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일상에서 이 다섯 가지 행위를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식으로 이로운지는 사실 모두가 알 만한 것들이다. 다만 실천이 어려울 뿐.

선행과 웃음이 긴장됐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글쓰기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거나 관계를 개선하여 성장시키고, 글 읽기를 통해 두뇌를 강화하거나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고, 걷기를 통해 육신이 조금씩 단련되니 심신이 절로 좋아지는 건 불문가지 아닐는지.

이 건배사는 단순히 건강해지자고 피상적으로 외치기보다 건강해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요목조목 제시하면서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자. 기왕 건배사를 할 바엔 좀 더 의미 있는 녀석으로 준비해보자. 

태그:#건배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래를 신뢰하지 마라, 죽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