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 축구 한국 대 대만 경기. 한국 강채림이 선제골을 넣고 콜린 벨 감독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 축구 한국 대 대만 경기. 한국 강채림이 선제골을 넣고 콜린 벨 감독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상대 팀의 실력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신임 감독이 첫 게임과 완전히 다른 스타팅 멤버를 들여보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원하는 만큼 골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상대를 압도할 만한 조직력을 뽐내기에는 충분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4시 15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만과의 두 번째 게임에서 강채림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두고 17일 열리는 일본과의 마지막 게임에서 우승 트로피 주인을 가릴 수 있게 됐다.

유망주 '강채림', 침착하게 2골 터뜨려

여자축구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과의 마지막 게임을 앞두고 귀중한 시험 기회를 잡은 콜린 벨 신임 감독은 베스트 일레븐을 모두 새 이름으로 적은 것은 물론 파격적인 실험을 주문했다. 

지난달 호주를 9-1로 크게 이기고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여자선수권대회 3위에 올라 2020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날개 공격수 추효주를 왼쪽 풀백 겸 미드필더로 약 66분간 뛰게 한 것이다.

A매치 데뷔 무대에서 언니들 이상으로 중책을 맡은 추효주는 특유의 빠른 몸놀림을 바탕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예상보다 더 당당하게 해내고 말았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까다로운 비대칭 전술의 중심에 서서 부지런히 왼쪽 측면을 오르내렸다.

추효주 이외에도 이번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유망주가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그 주인공 강채림이 보란듯이 멀티 골 활약을 펼치며 완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게임 시작 후 29분만에 공격형 미드필더 전은하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대만 골문으로 날아들었을 때 골키퍼 쳉스위가 바로 잡지 못하고 앞에 떨어뜨리자 강채림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밀어넣기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새 해에 22살이 되는 날개 공격수 강채림은 추가골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70분에 가운데 미드필더 권은솜의 왼발 패스를 받아 오른발 대각선 슛을 매우 침착하게 성공시켜 완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제 '일본'에 도전하자

신임 감독에게 첫 승리를 선물한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눈에 많이 띄었다. 그것이 솔로 플레이가 아니라 대부분 동료들과 어울려 조직력을 뽐낼 수 있는 팀 플레이들이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자신감이 더 돋보였다.

특히 골잡이 정설빈이 맨 앞에서 원 톱 역할을 맡아서 버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수비수들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폭넓게 움직이며 동료들을 빛나게 하는 조력자 역할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정설빈 덕분에 김상은, 강채림, 전은하에게 골고루 슛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설빈은 88분에 이소담이 감아올린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기막힌 타이밍으로 솟구치며 이마로 공을 살짝 돌려 성공시키는 쐐기골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콜린 벨 감독의 두 번째 게임만에 완전히 자신감을 얻은 우리 선수들은 오는 17일(화)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을 만나 대회 마지막 게임을 치른다.

결과와 상관 없이 새출발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각종 실험들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을 모으게 됐다.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 피스 기회를 창의적으로 엮어내기 위한 준비를 많이 했고 파이널 써드 지점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연결을 추구하기 때문에 지켜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2019 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결과(15일 오후 4시 15분, 부산 아시아드)

한국 3-0 대만 [득점 : 강채림(29분), 강채림(70분,도움-권은솜), 정설빈(88분,도움-이소담)]

O 한국 선수들
FW : 정설빈, 김상은(83분↔손화연)
MF : 전은하(69분↔이영주), 이소담, 권은솜, 강채림
DF : 추효주(66분↔장슬기), 이은미, 어희진, 박세라
GK : 전하늘

O 여자부 현재 순위표
일본 6점 2승 12득점 0실점 +12
한국 4점 1승 1무 3득점 0실점 +3
중국 1점 1무 1패 0득점 3실점 -3
대만 0점 2패 0득점 12실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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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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