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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1월 17일 대전 목원대 체육관에서 이 학교 미술대 정시 실기고사에 응시한 학생들의 작품을 미술대 교수들이 채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17일 대전 목원대 체육관에서 이 학교 미술대 정시 실기고사에 응시한 학생들의 작품을 미술대 교수들이 채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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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치러진 목원대학교 '2020년 미술디자인대학 수시모집 실기 고사'의 기초디자인 문제가 특정학원에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반면 대학 측과 미술학원 측은 "문제 사전유출은 불가능하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대전 소재 4년제 사립대인 목원대는 미술 전공으로 유명하다. 

목원대(총장 권혁대)와 수험생들에 따르면, 10월 19일 치러진 이 대학의 미대 수시모집 실기 고사의 '기초디자인' 과제에서 코카콜라 병과 오렌지, 빨대가 주제로 출제됐다.

그런데 실기고사 나흘 전인 10월 15일, A 학원에서 코카콜라 병과 오렌지, 빨대를 주제로 제시하고 학원 자체 실기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목원대 실기 고사와 비교하면, 코카콜라 병과 오렌지는 개수만 달랐고, 빨대는 모양과 색깔까지 동일했다. 수험생들은 "문제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 학원의 목원대 디자인계열 합격률은 지난해 20%대에서 올해 40%대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학원 측 발표에 따르면, 목원대 미술 디자인 대학의 모집정원(114명) 중 37명이 합격(32.45%, 대기자 포함)했으며 디자인계열 학과만 치면 합격률은 40.22%(87명 중 35명, 대기자 포함)로 높아진다. 이 학원의 지난해와 재작년의 목원대 디자인계열학과 합격률은 15%(2018년)에서 20%(2019년)대였다.

한 수험생은 "올해 들어 갑자기 합격률이 치솟은 것은 미리 같은 주제를 놓고 연습을 하고 온 때문으로 보인다"며 "수능 문제가 유출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수의 미술대 입시관계자들은 "특정 대학의 실기 고사 수일 전에 실제 실기 고사 문제와 동일한 3가지 주제 그대로 연습을 했다면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우연", "거의 문제를 족집게처럼 콕 찍어낸 수준"이라고 평했다. 또 "미대 입시에서 같은 주제의 그림을 연습한 것과 안 한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라며 "A학원의 목원대 합격률이 높아진 주된 이유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연치고는 너무 기막힌 우연"... 목원대-A 학원, 유출 의혹 강하게 부인

대학 측과 A학원 측은 문제 유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 학원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코카콜라 병과 오렌지, 빨대는 흔히 나오는 주제이고 목원대의 출제 패턴을 분석해 연습한 다양한 주제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시 학원 자체 실기시험도 목원대학 수시만을 염두하고 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해당 학원 측은 목원대의 합격률이 예년보다 높게 나온 데 대해서도 "대학 측이 예년보다 수시모집 정원을 늘린 데다 목원대 수시에 지원한 수강생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합격률이 높았지만 떨어진 수강생도 많다는 것이다.

목원대의 수시모집 인원은 디자인 계열(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 섬유패션디자인, 도자디자인)의 경우 지난 해보다 23명 늘어났다. 하지만 대전 지역 다른 학원 대부분은 정원 증가에도 오히려 예년보다 목원대 합격률이 낮아졌다.

A 학원 측은 거듭 "학원 측의 노하우와 노력의 결과물을 문제 유출 의혹으로 몰고가는 건 억울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문제를 낸 출제위원이자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관계자도 "미술학원과는 담을 쌓고 지내고 있다"며 "문제 유출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학원강사와의 모임도 수년 전에 없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문항 출제는 난이도 등을 고려한 후 인터넷 사이트나 이미지 시디(CD) 등에서 따왔다"며 "특정 학원에서 유사 이미지를 놓고 미리 연습했다면 이는 근래 대학 입시 경향과 목원대의 출제유형을 분석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 당국도 학원 측이 출제 경향을 잘 분석해 얻어낸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이다.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그동안 실기고사를 진행하면서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문제가 유출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목원대 측은 출제위원들이 출제한 주제, 주제를 확정한 날짜 등 사실 확인에 필요한 기본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학원 자체시험 있던 날, 목원대 주제 후보군 4개 정해져
 
 목원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
 목원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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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다른 경로로 확인한 실기 주제 최종 확정일은 문제의 A 학원 자체 시험일(15일)보다 이틀 후인 17일이었다. 하지만 대학의 시험 주제 후보 4개가 정해진 날은 학원의 자체 시험일 당일이었다.

목원대는 실기 고사가 치러지기 전 2명의 관련 전공 교수에게 논란이 된 기초디자인 문제 출제를 의뢰했다. 각각 2문항씩 모두 4문항을 출제해 보내도록 요청했다. 문제 출제 교수들은 자신이 낸 문제(주제)를 봉인 상태로 학과 조교를 통해 대학본부 입학과로 넘겼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때가 실기 고사가 치러지기 나흘 전인 10월 15일이었다. 출제 가능성이 있는 4문항이 결정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A 학원에서 논란이 된 코카콜라 병과 오렌지, 빨대를 주제로 자체 시험을 본 날이다.

대학 측은 실기시험 이틀 전인 같은 달 17일, 총장이 4문항 중 한 문항(주제)을 실시 고사 출제 주제로 확정하고 다음 날 이를 해당 미술 디자인 대학으로 내려보냈다. 이 대학의 입학과 관계자는 "실기 고사장이 많아 사전 준비를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 전에 출제 문항을 내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 사전 유출 사실관계와 별개로 대학의 이런 실기 문제 출제 방식과 절차의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다른 대학의 경우 문제 유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실기 고사 당일 문제를 확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전 후보군도 단지 4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보통 더 많은 출제위원에게 여러 문항을 의뢰한다. 미리 여러 문제를 모두 준비해 놓았다가 시험 당일 선택한 문제만을 출제하는 방식이다.

목원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다른 대학의 사례를 참고해 실기 고사 출제방식을 대폭 개선하겠다"며 "오는 정시 때부터 바뀐 출제 방식과 관리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미술디자인대학 정시모집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다.

대학 측은 이번 문제 유출 논란에 대해 자체 조사위를 구성해 진위를 밝히는 방법과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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