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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은 10만인클럽(010-3270-3828)의 소중한 후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삽질>의 원작도서는 김병기 감독이 펴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 출간)입니다. 많은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이외수 소설가가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외수 소설가가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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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토마토 극장에서 영화 겨울왕국2를 감상했습니다. 내용은 놀랍게도 <미국판 4대강 살리기 반대> 영화였습니다. 보는 내내 저는 <삽질>이라는 한국영화를 떠올렸습니다. 겨울왕국 보신 분들은 반드시 <삽질>도 보셨으면 합니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정말 기가 막히는 우연의 일치였습니다."

위의 내용은 지난 11월 30일 이외수 작가가 올린 페이스북 글입니다. 이 작가는 영화 <삽질> 시사회 때에도 "이 영화는 온 국민이 보아야 할 영화다"라고 평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영화를 보고 <삽질> 홍보에 나선 겁니다. 지난 12년 동안 4대강사업을 취재하면서 신세를 진 분들이 많은데 영화 개봉 뒤에도 많은 분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저희보다 늦게 개봉한 <겨울왕국 2>의 관객 수는 1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본을 앞세운 스크린 독과점이 빚어낸 현상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흥행 성적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또 지난 12년 동안 제작한 <삽질>의 관객 수가 아직도 1만2000여 명에 불과한 것을 온전히 <겨울왕국 2>의 흥행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스크린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왕국2>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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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이 작가의 페이스북을 보면서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삽질> 버전을 떠올렸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미국 엘와댐 폭파 장면이었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4대강 보의 수문을 여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은 지난 30년간 1172개의 댐을 허물었습니다. 이런 미국의 추세가 영화에 그대로 녹아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12년 동안 4대강사업 취재를 위해 2번에 걸쳐 미국 운하와 댐을 탐사 보도했는데요, <겨울왕국 2>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08년 3월에는 '이론과 현장이 만나는 생태지평연구소'와 공동 취재를 했고, 2017년 4월에는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들과 함께 했습니다.

[미국 운하] 운하가 만병통치약? 100년 전 박물관에 처박혀
 
 미시시피강변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
 미시시피강변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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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국 취재 때는 이명박 정권 집권 초기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건설재벌 임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대운하 컨소시엄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던 시기입니다. 운하는 국운을 융성시킬 성장 동력이고, 관광과 레저 산업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으며 죽어가는 강도 살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하고 있을 때입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 전 대통령의 장밋빛 청사진을 앵무새처럼 받아 적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1년 전 독일과 네덜란드 운하를 함께 취재했던 당시 생태지평연구소 박진섭 부소장(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 오하이오-이리 운하는 100년 전에 박물관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도로와 철도, 비행기 운송 등이 활성화되면서 고철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 전 대통령이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으로 제시했던 세인트루이스 등 운하 내륙항에 가보니 과거 번성했던 흔적도 사라진 채 쇠락해가고 있었습니다. 텅 빈 유람선이 떠다니고 있었죠.
 
 유람선 선착장.
 유람선 선착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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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 현지에서 쏘아올린 아래 기사 링크의 제목만 보아도 MB 운하 만능론의 허구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살아선 애물단지, 죽어서야 관광명소
(http://bit.ly/iQKDy)
-"운하가 미국 경제 기여했다고요? 네버!"
(http://bit.ly/87hIu)
-"운하 복원비용은 100배... 한국 왜 거꾸로 가나"
(http://bit.ly/jT4j4)
-10년 만에 완공하자마자 복원 시작, 플로리다는 왜 운하를 포기했을까
(http://bit.ly/bMM6wf)
-주말에도 텅텅 빈 유람선 '톰소여 호', 쇠락해가는 미시시피엔 '관광'이 없다
(http://bit.ly/bnkb4d)
-컨테이너선 하나 없는 세인트루이스... 300명 정원에 15명 탄 유람선 한 척뿐
(http://bit.ly/coLRQY)
-뉴올리언스 다리가 '아치형'인 까닭, '이명박 운하' 찬성론자들은 모른다
(http://bit.ly/3DAdls)
"막대한 비용들인 MRGO 운하 '무용지물', 내년엔 완전폐쇄... 복구비용 누가 대나"
(http://bit.ly/TjwYw)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면서 '청강부대'라는 군대까지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취재한 미군 공병단의 주요 임무는 운하로 망가진 강을 살리려고 습지를 보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을 운하로 개발할 수 없도록 법적 규정을 마련했고, 흐르는 강으로 복원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 때문에 되레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녹색 르네상스'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던 한반도 대운하의 사기극은 아래 도표 하나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운하의 쇠퇴를 보여주는 표
 미국 운하의 쇠퇴를 보여주는 표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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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원래 흐르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겨울왕국 2>의 메시지는 이러한 미국적 분위기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거죠. 당시 오마이뉴스의 보도 때문인지, 그 뒤부터 이명박 정부는 운하로 물류혁명을 이루고, 관광 레저 효과를 거두겠다는 말을 제대로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한반도대운하를 4대강사업이라고 이름만 바꿔서 추진할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의 댐] 댐 폭파한 미국, 한국도 가능할까

2번째 미국 탐사보도는 2017년 4월이었습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였습니다. 오마이뉴스 김종술, 정수근, 이철재 시민기자로 구성된 '4대강 독립군'과 함께한 취재였습니다. 제가 미국 현지에서 쏘아올린 첫 기사는 당시 대선 후보들에게 띄운 편지글 형식의 댐 폭파한 미국, 4대강도 가능할까(http://omn.kr/n0ye)이었습니다.

이 기사에는 이외수 작가가 <겨울왕국 2>에서 보았을 것 같은 아래와 같은 엘와댐 폭파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엘와댐은 1914년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엘와강에 세운 33m 높이의 수력발전용 댐이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상류 15km 지점에 있었던 글라인스 캐니언댐(Glines Canyon Dam)은 1927년에 건설됐습니다. 높이 64m인 대형 댐이었습니다. 두 개의 댐이 지도상에서 사라진 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엘와댐은 2011년, 글라인스 캐니언댐은 2014년에 철거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해체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4대강 독립군에게 엘와강의 복원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한 로우 엘와 클람족 마이클 맥헨리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 강의 물을 2만여 명이 정수해 먹었습니다. 댐이 있을 때에는 퇴적물 때문에 수질이 오염돼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지금은 깨끗합니다."

미국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엘와강도 댐으로 가뒀더니, 썩었던 겁니다. 이명박 정권이 세운 16개의 대형 보는 도심과 농촌을 지나면서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각종 오·폐수가 모이는 곳입니다. 매년 '녹조라떼'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당시 '4대강 독립군 미국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쓴 기획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적폐청산 1호 '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http://omn.kr/1lt63)

4대강 독립군은 7박9일 동안 차를 타고 2253km를 달렸습니다. 댐을 해체한 뒤 강이 회복되는 3곳을 취재했습니다. 4대강과 같은 녹조와 물고기 떼죽음으로 4개 댐 철거를 결정한 곳도 갔습니다. 원주민과 댐 해체 기획 담당자를 만났고, 전력회사도 방문했습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이 댐을 허무는 이유는 '돈' 때문이었습니다.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댐은 수질을 악화시키는 등 환경도 죽였습니다. 미국은 이것도 돈으로 계산했습니다. 붕괴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했습니다. 경제 가치와 안전, 환경가치는 일치했습니다.

[발로 쓴 7박9일 취재 보고서①] 대선 D-30, 우리가 미국 대륙 2253km 달린 이유 http://omn.kr/n7qc
[발로 쓴 7박9일 취재 보고서②] MB의 4대강 파괴, 이제 죗값 치러야 http://omn.kr/n9pm

['겨울왕국 2'와 '삽질'] 마법과 현실의 차이... 책임을 물어야 강물이 열린다
 
 개봉 10일만에 독립영화 흥행 기준 1만 관객을 돌파한 <삽질>
 개봉 10일만에 독립영화 흥행 기준 1만 관객을 돌파한 <삽질>
ⓒ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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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4대강 삽질'을 밀어붙였던 자유한국당(당시에는 한나라당)의 황교안 대표 등은 4대강에 세운 16개 보의 수문만 열어도 큰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이들이 '혈맹'이라고 외치는 미국은 달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4대강 보의 해체에 대해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세금을 아끼려고 댐을 철거하고 있었습니다.

<겨울왕국 2>에 형상화된 댐 해체 장면은 이런 미국의 분위기로 볼 때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외수 작가가 <겨울왕국 2>를 보면서 4대강사업의 폐해를 12년 동안 기록한 추적 다큐멘터리 <삽질>을 떠올린 것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고인 물은 썩고, 강은 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작품이 추구하는 해법은 다릅니다. 마법과 현실의 차이입니다. <겨울왕국2>에서는 마법의 힘을 빌려 댐을 해체하지만 10여 년 전 4대강에 세운 16개 보, 국제 규격에 의하면 사실상 대형 댐으로 분류되는 이 구조물의 수문을 열고 해체하는 데에는 마법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수문이 저절로 열리거나 보가 허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 <삽질>을 만든 까닭은 4대강을 망친 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원래의 흐르는 강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아직도 보의 유지보수비 등으로 매년 5천억 원에서 1조 원의 세금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세금을 아끼려면 4대강 보를 그대로 둬야 한다고 지금도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대강에서는 '엘사의 마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4대강 삽질'을 멈출 힘은 관객에게 있습니다. 4대강을 망친 책임을 묻자는 여론이 형성되면 지금도 4대강 보의 수문조차 열지 못하게 막는 4대강 부역자들의 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정의이고, 그래야만 4대강에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칠 수 있습니다.

<겨울왕국 2>는 전국 2000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하는데, <삽질>을 볼 수 있는 영화관은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투자배급사인 '엣나인'으로 공동체 상영과 단체관람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전국을 다니며 4대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관객들과 기쁜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외수 작가의 말처럼 <겨울왕국 2>를 본 관객들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엘사가 되어주십시오. 죽음의 강인 4대강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을 구현해 주십시오. <겨울왕국 2>의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의 관객이 <삽질>을 보신다면 흐르는 강의 실체를 애니메이션이 아닌 현실로 볼 그 날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영화 <삽질> 극장 단체관람 혹은 대관을 원하실 경우 아래 내용을 참고하여 신청을 부탁드리며, 자세한 문의는 <삽질> 배급사인 엣나인필름(070-7017-3319, 평일 오전 10시~ 오후 7시)으로 연락하시면 됩니다(단체 관람 최소 30명, 대관 상영 최소 100명, 세부조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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