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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2019.11.17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2019.11.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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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구)이 지난 2일 당의 대규모 당직개편에 대해 이 같은 표현을 썼다. 그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일괄적으로 (당직자) 모두가 사퇴하는 것 같으면 저도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뭐 세상 살면서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하는 거지만"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속았다고 한 당직 개편의 전후 사정은 다음과 같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이끌던 김 의원은 당시 박맹우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황교안 대표가 단식 종료 후 당무에 복귀하면서 '읍참마속'을 내세우며 당 쇄신을 다짐한 것에 대한 일환이었다. 그러나 황 대표는 당직자 총사퇴 4시간 만에 사무총장·전략기획 부총장·대표 비서실장·대변인·여의도연구원장(내정) 등을 자신의 측근인사로 새로 내정했다. 또 그 외의 당직자 상당수는 그대로 유임 조치했다.

결국, '친황(친황교안) 체제'를 구축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왔다. 심지어 "내정안 대로라면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다(홍준표 전 대표)"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기에 당사자인 김 의원조차 '속았다'라고 한탄한 셈이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 쇄신 예고편 기대했는데..."

당초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당 해체 등을 주장하면서도 총선 공천에 중립·객관성을 지키기 위해 여의도연구원장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그랬던 그가 갑자기 당직자 총사퇴 대열에 합류했던 것은 '당 쇄신의 마중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관련기사 : '불출마' 김세연 "한국당은 생명력 잃은 좀비... 해체하자"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제가 정치에 들어왔던 2008년 이후 당대표가 새로 선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불출마 선언하면서 제안했던 당의 근본적인 쇄신의 예고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저 혼자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은 오히려 쇄신을 가로막는 행위가 될 수 있어서 조건부 동의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앞서 지적한대로 당직자 총사퇴 직후 황 대표의 측근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주요 당직자 인선이 이뤄졌고, 상당수 당직자들은 그대로 유임되면서 쇄신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친황체제 구축'·'김세연 찍어내기' 등 안팎의 지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제가 물러나는 입장에서 후속인사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이었다.

"당 최고위가 원내대표 임기 결정? 사법부가 직접 입법 시도한 것"

다만, 그는 전날(3일) 당 최고위의 나경원 원내대표 불신임 결정을 두고는 "상당히 우려할만한 상황이 발생됐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황 대표를 당의 '원톱'으로 하기 위한 월권행위가 저질러졌다는 인식이었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당 최고위가 원내대표 임기 연장 해석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 지배구조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라며 "마치 삼권분립이 보장돼 있는 국가에서 사법부가 직접 입법을 시도하거나 직접 행정조치를 내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건 당이 정말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런 전례가 없었다.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서 어제 사실 좀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갖고 당내서 문제제기가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공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과연 그런 발언들이 나올지에 대해선 전망하기 쉽지 않다"면서 가능성을 낮게 봤다.

"황교안 대표의 1인 리더십 체제가 더 갈수록 강화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과거 제왕적 총재와 버금가는 현상으로 지금 회귀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인가"는 질문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고 그 다음 평가는 국민들께서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태그:#김세연, #나경원, #황교안, #자유한국당, #친황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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