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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리운전 노동자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
 부산 대리운전 노동자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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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출근을 하면 '출근비'를 내는 노동자들이 있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이다.

소비자들이 대리운전을 이용하면 마일리지가 쌓이고 그 횟수에 따라 한 번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 무료 이용에 대한 비용을 대는 것도 대리운전 노동자들이다.

부산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11월 25일부터 3일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결의대회 오는 길에 머리를 삭발하고 왔다고도 했다. 간간히 비까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시청 광장에서 그간의 울분을 함성과 구호, 박수로 쏟아 냈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기준 강화와 경기 악화 등 대리운전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적어지고 있지만 대리운전 노동자의 숫자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평균 수입은 급감하고 있다.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대리운전 노동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법조차 없는 상태에서 대리운전 업체들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며 높은 중계 수수료와 '숙제'라 불리는 의무 콜 수 강요, 콜 취소 벌금, 일방적 배차, 보험가입 강요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표준요금제 정착, ▲보험단일화, ▲합류차(대리운전 노동자 이동차량) 통합 및 운영내역 공개, ▲기타 불공정 행위(숙제, 취소과금, 일방적 해고 등) 폐지 등을 주요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 25일 오후 7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대회 후 송상현 광장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요구사항을 알렸다. 

결의대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노기섭 시의원과 도용회 시의원이 함께 했다. 두 시의원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언제나 곁에서 함께 하겠다"라고 발언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첫 발언을 한 신동석 총파업 추진위원장은 "우리를 특별대우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해달라는 것이다"라며 "각자의 요구는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한 마음으로 외치는 구호는 '대리운전 노동자도 사람이다'라는 것"이라면서 "이 총파업을 통해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지는 못하더라고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권리과 자주권을 되찾은 초석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가 일하러 가면서 출근비를 내야 하는 곳은 없다. 게다가 20%가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은 정말 불공정한 일"이라며 "밤이슬 맞으며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 대리운전 노동자들에 대해 정부는 법적 보호는 고사하고 업계 자율에 맡긴다는 정책을 냈다"라면서 "업체의 갑질 횡포로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라고 말했다.

지지발언을 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인류의 DNA는 오랜 기간 동안 밤에 잠을 자도록 길들여져 왔다. 그래서 야간노동은 참으로 고되고 비인간적인 노동"이라면서 "그런 노동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어떤 업종보다 우대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할 망정 출근비를 받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며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살 수는 없기에 노조를 만들고 총파업에 나선 여러분들이 정말 소중하다"라고 격려했다.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비조합원들과도 함께 총파업에 나서기 위해 노조를 앞세우지 않고 '총파업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노동자들의 파업을 독려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초합원 천여 명과 비조합원 천여 명, 총 이천 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박재순 대리운전노동조합 부산지부장은 "대리운전 시장은 카카오와 로지 소프트사 간의 시장쟁탈전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생존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특고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는 쉬운 착취와 책임지지 않는 고용관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현재 부산지역의 주요 대리운전 업체는 '로지 소프트'라는 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로지연합(친구넷, 손오공, 시민연합), '콜마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콜마너연합(오천콜, 드림콜, 부경연합), 트리콜 등 세 업체가 있다. 대리운전 노동자는 전국 약 20만, 부산 약 7천 명이 있다. 
신동석 총파업 추진위원장,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이경옥 서비스연맹 특고위원장, 최승환 부산노동자민중당 위원장
 신동석 총파업 추진위원장,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이경옥 서비스연맹 특고위원장, 최승환 부산노동자민중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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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 몸짓패의 몸짓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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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예술지원센터 흥의 노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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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끝낸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송상현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부산시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끝낸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송상현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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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리운전, #총파업,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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