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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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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방러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방러한 최 부상은 23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밝힌 최 부상의 방러 이유는 '제1차 북·러 전략대화' 때문이다. 이는 지난 4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일각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측 실세인 최 부상이 방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관 지어 봐야 한다는 것.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밀착하는 모습을 통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 대신 러시아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최 부상의 방러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예고한 '북러의 전략적 소통 확대'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5월 9일에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5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한 상태라 정상회담, 북·러 경제협력 등 비핵화 외에 북러가 논의할 이슈가 상당하다는 말도 나왔다.

[최선희, 사흘간 무슨 이야기 나눴나] "북·러 협력방안 모색"
 
질문에 답하는 최선희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결과에 대해 연합뉴스 등에 설명하고 있다. 2019.11.21
▲ 질문에 답하는 최선희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결과에 대해 연합뉴스 등에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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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표단장으로 방러를 이끈 최선희 부상은 사흘간 러시아의 외무부 핵심 인사들을 만나는 일정에 집중했다. 최 부상의 방러는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보다 돈독해진 '북·러 관계'를 보여준다고 풀이할 수 있다.

당시 북·러 정상은 2011년 이후 8년 만에,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한 뒤 7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이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적극적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때 북·러 정상은 양국의 전략적 소통 확대를 위한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는데, 최 부상이 방러를 통해 이를 이행한 셈이다.

최 부상은 방러 기간 중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북러 전략대화를 개최(11월 20일)했다.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등이 참석했다. 최 부상은 전략대화 이후에도 자리를 옮겨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후속 회담을 했다.

21일과 22일에는 알렉산드로 포민 국방차관(대장), 외무부의 아태 지역 담당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과 각각 면담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러시아의 언론사는 "북·러가 협력 발전 현황과 전망을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비롯해 국제 현안의 이야기도 주제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국영통신인 <리아노보스티>는 최 부상의 방러를 설명하며, '중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리아노보스티>는 모르굴로프 차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버전의 계획을 준비했다"라고 했다.

중·러가 한반도 정세의 해결을 위해 경제·정치·군사·인도주의적 성격의 조치를 구상했다는 것. 중·러가 교착국면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러는 2017년에 한반도 비핵화의 입장을 밝히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왔다. 최선희에게 중·러가 만들어온 (비핵화) 로드맵을 보다 구체화한 이른바 '액션플랜'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비핵화 둘러싼 중·러 협력] 중·러 공조, 본격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대변인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 방중한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6월 방중한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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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는 2017년부터 한반도 비핵화에 관련한 입장을 공유해온 관계다. 북한이 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을 한 직후였다. 당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관련해 (중·러가) 밀접한 소통과 협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은 "(중·러가) 북한이 재차 핵실험을 진행한 새로운 정세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라고 전한 바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한 이후 중·러의 공조도 더욱 돈독해졌다. 지난 4월 25일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첫 정상회담을 한 후 중·러의 정상이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두 정상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2019년 6월 5일) 언론 성명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의) 안전보장과 발전이 중요하다"라며 "모든 당사국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균형 있는 접근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러는 북한의 비핵화 추진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까지 북한이 비핵화하기 위해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중·러 역시 정상회담 후 이를 언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북한의 체제유지·안전보장을 위해서는 최소한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확충되어야 한다. 최근 북·중이 군사적 교류와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러시아가 동조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중·러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공동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새로운 길 찾아 방러?] "전략적 협력의 연장선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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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인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비핵화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와의 공조를 다지는 행보라는 것.

김흥규 소장은 "김정은은 새로운 길, 즉 '제3의 길'에 대한 결심 서 있는 거 같다. 여기에는 중·러에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며 "중러가 공식, 비공식적인 측면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거다. 최선희의 방러는 북한이 러시아라는 보증수표를 확인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최선희 부상의 방러를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과 연결 짓는 건 '섣부르다'라는 주장도 있다. 북러 간 '밀착 관계의 연장 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대북제재 상황에서도 북한의 생존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를 공해상이나 제3국을 통해 공여하는 등 '경제협력'을 이어갔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직접 러시아를 간 것도 아니고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북러의 외교 행보라고 보면 된다"라며 "최선희가 비핵화 협상을 결렬을 고려하거나 새로운 길을 생각하고 방러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미국이 북한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지지한 발언이었다. 북러의 관계는 갈수록 돈독해지고 있다"라면서 "최선희의 방러는 북한이 주장해온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러시아와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해석했다.

사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아니더라도 북러 사이에 협의해야 할 사안은 적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중순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5주년 기념행사'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는 나치 독일에 맞섰던 제2차 세계대전에서 1945년 5월 연합군이 승리한 것을 기념해 매년 전승 기념행사를 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 행사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초청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에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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