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첫 골을 넣은 후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3일 오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첫 골을 넣은 후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올시즌 극심한 부진 끝에 리그 14위로 추락한 토트넘 홋스퍼. 그 결과, 5년간 지휘봉을 잡으며 토트넘을 성장시킨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뒤이어 지휘봉을 잡은 조제 모리뉴 감독은 흐트러져 있는 팀 분위기를 수습하기도 전에 곧바로 경기를 치렀다. 23일 밤(한국시각)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은 웨스트햄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토트넘의 3-2 승리였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달 5일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의 0-3 패배부터 이어진 리그 무승행진을 마감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토트넘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만에 EPL무대로 복귀한 모리뉴 감독은 감독 부임 불과 4일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팀에 자신의 축구색을 제대로 입히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는 데뷔전을 승리로 마무리하면서 토트넘 감독으로서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모리뉴 감독의 데뷔전의 주인공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자신을 영입해 팀의 핵심선수로 키워준 포체티노 감독이 떠나고 모리뉴 감독이 부임하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손흥민은 변함이 없었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윙 자리로 선발 출전하면서 모리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그리고 모리뉴의 신임에 대한 손흥민의 응답은 전반 36분 나왔다. 손흥민은 전반 36분 중원에서 델레 알리가 내준 볼을 받아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뒤 왼발슛을 시도했다. 손흥민이 시도한 슈팅은 그대로 반대편 골문을 갈랐다. 이 골로 토트넘은 1-0으로 앞서 나갔다. 

올시즌 9호골이자 리그 4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3분 뒤인 전반 39분 다소 우려가 되는 파울을 얻어내면서 웨스트햄 라이언 프레데릭스의 경고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4분뒤에는 또 한 번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서 아웃될 것 같았던 볼을 토트넘 델레 알리가 몸을 날려 살려냈고 이 볼을 손흥민에게 내줬다. 볼을 받은 손흥민은 돌파 후 왼발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루카스 모우라가 이 볼을 받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손흥민은 리그 5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기서 가장 돋보인 것은 손흥민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이었다. 델레 알리가 볼을 살려내는 과정에서 그 뒤에 위치하고 있던 손흥민은 상대 수비 사이의 빈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델레 알리의 패스를 유도해 볼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다음 상황에서 손흥민의 장기인 스플린트까지 발휘되면서 어시스트가 나온 것이었다.

후반 2분에는 아쉽게 손흥민의 공격포인트가 날아갔다. 역습 과정에서 공격을 진행하던 손흥민은 반대쪽으로 침투하던 루카스 모우라에게 볼을 내줬다. 하지만 이 볼을 받은 모우라는 왼쪽 골대를 한참 벗어나는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2분 뒤 해리 케인의 득점으로 3-0으로 앞서나간 토트넘은 후반 28분 웨스트햄 안토니오의 만회골과 종료직전 오그본나에게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1점을 지키며 3-2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 9월 28일 사우샘프턴전 2-1 승리 이후 2개월여 만에 리그에서 승리를 거뒀다.

모리뉴 데뷔전 승리 이끈 손흥민

토트넘이 승리하면서 손흥민의 1골 1어시스트 또한 빛을 발했다 스코어만 놓고봤을때 손흥민의 공격포인트가 없었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 

이날 손흥민은 1골 1어시스트 외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모우라의 골을 어시스트한 장면과 후반전 역습상황에서 특유의 스프린트까지 앞세워 공간을 침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이 과정에서 패스가 수비에게 걸려 손흥민에게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체력적인 부분에도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지난 A매치 기간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2경기(레바논-브라질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며 피로가 쌓였을 것으로 짐작됐지만, 손흥민은 웨스트햄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강인한 체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체력적으로 힘겨웠을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모습이 돋보였다. 90분이 지나고 추가시간 3분이 지났을 때 웨스트햄의 오른쪽 측면에서 볼경합이 있었다. 여기서 손흥민은 빠른 발을 앞세워 웨스트햄의 프레데릭스를 강하게 압박해 그의 볼 소유권을 빼앗았다. 아쉽게도 이 볼이 웨스트햄 선수에게 전달되면서 손흥민의 역습까지 이어지지 않었지만 모리뉴 감독이 강조하는 수비가담을 성실히 수행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손흥민의 활약 속에 영국 축구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 닷컴'은 손흥민에게 8.5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루카스 모우라(7.5점), 해리 케인(7.9점)을 제치고 이날 경기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전을 통해 모리뉴 감독이 추구하는 역습시 빠른 침투능력과 상대수비를 허무는 플레이, 빼어난 공간침투능력, 적극적인 수비가담 능력까지 선보이며 모리뉴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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