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무승행진이 어느덧 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얇은 스쿼드로 인해 경기력이 점점 떨어지던 서울은 9월부터 지금까지 단 2승에 그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3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이는 시즌 초반 쌓아놓은 승점 덕분이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순위에 앞서 있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의 승점차는 점차 벌어지고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 등으로부터는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주세종과 이명주의 효과를 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들의 복귀 후 치른 8경기 중 승리는 단 2경기에 그쳤다(주세종, 이명주의 득점으로 2승을 거뒀다). 이는 두 선수의 복귀만으로 서울의 떨어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어려웠다는 방증이다.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 포항전... 여전히 무기력한 서울
 
 2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37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모습.

2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37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 가운데 FC서울이 2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1리그 37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올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터라 최용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다독였지만, 아쉽게도 선수들은 90분 내내 무기력한 경기력만 보여줬다. 

공격 기회에서 포항에게 위협이 될 만한 장면을 찾기 어려웠다. 90분 내내 포항에게 위협이 될 만한 장면은 전반 이명주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 외에는 전무했다. 투톱으로 출전한 박주영과 페시치는 득점기회를 잡아내지 못한 데다 절호의 득점기회에선 힘 없는 슛으로 팬들의 맥을 풀리게 만들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나 세트피스 역시 상대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수비진 역시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전반 40분 서울의 오스마르가 완델손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이후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고, 포항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포항이 앞서나갔다.

후반 15분 포항의 역습 상황에서 완델손-송민규-팔로세비치로 이어진 패스플레이 속에 팔로세비치가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포항은 2-0으로 달아났다. 3분 뒤 시작된 역습 상황에선 포항 완델손이 송민규에게 공을 내줬고 송민규는 측면돌파 후 다시 완델손에게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 볼을 침투하던 완델손이 마무리지으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전 허용한 2골 모두 볼에만 시선이 쏠린 나머지 침투하던 포항 선수들을 서울의 수비진이 다 놓치면서 내준 것이었다. 순식간에 점수가 0-3로 벌어지자 서울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했다. 서울은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해 볼이 뒤로 돌거나 측면으로 빠지는 무의미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여기에 서울 박동진은 후반 38분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경고를 받는 등 서울에겐 그야말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던 경기였다.

물론 서울 역시 억울할 만한 장면은 있었다. 0-1로 뒤진 후반 초반 포항 수비진의 두  차례 핸드볼성 플레이가 나왔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하지만 그 장면을 억울해 하기엔 서울의 플레이가 너무 무기력했다. 

서울에게 필요한 1승... 지난 시즌의 실수 되풀이 할까?

1년 전 FC서울은 시즌말미 극심한 부진에 휘청거렸다. 8월 15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끝으로 3개월가량 승리를 맛보지 못한 서울은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 1승에 그치는 등 12경기 무승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시즌 마지막 2경기에서 1승만 하면 자력으로 잔류할 수 있었던 서울은 그 두 경기(인천 유나이티드-상주 상무)를 모두 패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11위를 기록,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치욕을 맛봤었다.

서울은 올시즌에도 지난시즌처럼 1승이 모자라 갈림길에 놓일 처지다. 물론 차이는 있다. 지난시즌에는 잔류냐 강등이냐의 절박한 상황이었다면 올시즌엔 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내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사실 서울에겐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두 차례 있었다. 강원과의 경기가 그랬고 전북과의 경기도 그랬었다. 하지만 서울은 그 두 경기에서 경기막판 5분을 버티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해 1무 1패에 그치면서 일이 꼬이고 말었다.

울산전에선 근래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역시나 종료 10분을 남기고 울산 김보경의 한 방에 무너지며 패했다. 이후 서울은 포항전 패배까지 파이널 라운드에서만 무려 3패를 기록하는 등 1무 3패의 부진 속에 마지막 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마지막 라운드의 상대는 대구FC다. 서울은 올시즌 대구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최근 경기 내용이나 성적 등을 봤을 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3전 전승이라고 해도 내용적인 면에선 대구를 압도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오는 12월 1일 치러지는 대구전은 서울이 ACL 티켓 확보를 위해 필요한 1승을 따낼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대구전에서도 그 기회를 놓친다면 서울은 또다시 지난시즌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말게 될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 1 FC서울 포항스틸러스 대구F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