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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이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51)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34)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쏘카와 VCNC 회사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29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이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51)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34)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쏘카와 VCNC 회사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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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논쟁이 혼탁해지고 있다. 타다를 옹호하는 이들의 논리 때문이다. 마부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영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막은 '붉은 깃발법'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코리아스타트업 포럼에서는 타다를 양자컴퓨터 개발에 비유하기도 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타다는 말을 자동차로 바꾼 게 아니라 조랑말을 큰 말로 바꿨을 뿐이다. 심지어 조랑말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편법을 써서 깨버렸다. 그러곤 일반인에게 마부 역할을 부여한 다음, 어플로 소비자가 호출하면 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다가 스티브 잡스보다 먼저 스마트폰 개발을 했으면 모를까, 타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양자 컴퓨터 개발을 막는다고 비유하는 건 선동일 뿐이다. 이런 소모적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우리가 타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서비스 혁신이다. 불친절하던 마부가 갑자기 친절해진 것이다. 타다 서비스 호평의 대부분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좁은 골목길에 들어가도 불평하지 않고, 난폭운전도 안 한다. 손님에게 소음 같은 정치 이야기를 하는 대신 클래식을 틀고 방향제를 뿌린다'는 등의 내용이다. 부르면 오는 거야 콜택시나 카카오택시도 똑같으니, 결국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타다의 혁신은 기술개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불친절하던 마부가 갑자기 친절해졌다

어플을 깔거나 카니발을 운전한다고 사람이 갑자기 친절해질 리 없다. 여기에 노동과 노동법의 비밀이 있다. 타다는 시간당 1만 원의 고정급을 준다. 택시처럼 사납급의 압박도 없고, 돈 되는 손님만 빠르게 태워서 수익을 올려야 할 필요도 없다. 많은 사람의 착각과는 달리 성과급이 아니라 고정급이 노동자가 안정적이고 친절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인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타다의 불법이 있다. 시급제는 보통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임금체계다. 근로자라면 시급 1만 원에 더해서 주휴수당, 연장, 야간, 휴일수당 및 4대 보험과 연차, 퇴직금 등을 모두 보장해야 한다. 타다는 이 모든 비용을 시간당 1만 원으로 퉁쳐 버린다. 타다 기사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근로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데 시급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다. 타다의 기사들은 출퇴근이 정해져 있고, 근태를 카톡으로 일일이 보고한다. 게다가 타다 소비자들이 말을 걸지 않는 기사들을 공통적으로 만난다는 것은, 타다가 프리랜서 기사들에게 타다의 업무방식을 교육하고 지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플랫폼노동의 딜레마다. 어플에 접속한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의 일반인이 자유롭게 일하고 퇴근한다는 달콤한 이상은 소비자의 편익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타다 서비스를 제공 하려면 인력은 늘 대기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만족한 같은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품질의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휘감독과 교육이 따른다. 따라서 계약할 땐 프리랜서이지만 일을 시킬 땐 근로자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타다는 근로자를 고용했을 때 얻는 이익은 취하면서도 그로인해 발생하는 책임과 의무는 하나도 지지 않는 불법과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 예상대로 타다는 이것을 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낡은 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법은 사람을 함부로 쓰고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발전과 혁신의 궁극적인 목적인 '인간존중'을 위해 만들어졌다.

인신매매라는 구태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게 노동법
  
 타다 가입 화면 "기사 알선 포함 승합자동차 대여 서비스 이용 약관"라고 적혀 있다
 타다 가입 화면 "기사 알선 포함 승합자동차 대여 서비스 이용 약관"라고 적혀 있다
ⓒ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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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에 대한 검찰공소장 덕분에 우리는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이라는 다소 어려운 말을 배웠다. 파견은 간단히 말하면 사람장사다. 일할 사람을 모집해서 필요한 기업에 보내고 수수료를 챙긴다. 사람 모집해서 일자리를 알선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일 수 있다. 문제는 파견업체를 이용해서 사람을 쓰는 기업은 타다처럼 개별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견을 근로기준법 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법으로 막아놓고, 파견업 허용을 얻은 업체만 파견사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이건 좌파적 주장이 아니라,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규칙이다. A 사장은 근로자 사용하면서 근로기준법 다 지키는데, B 사장은 파견업체 통해서 사람 쓴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다면? A 사장은 억울할 것이다.

이 반칙을 산업으로 만든 게 바로 새로운 형태라고 불리는 플랫폼산업이다. 여기에 단서를 붙여야겠다. '헬조선식 플랫폼산업'이라는 전제다. 다른 나라에서는 플랫폼사와 개별기사가 직접 관계를 맺는데 한국에서는 인력장사를 하는 중개업체가 사이에 끼어든다. 타다는 파견업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로부터 기사를 공급받거나 인력관리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기사를 모집한다.

그런데 택시와 같은 여객운송사업에서 파견은 불법이다. 택시업체가 파견업체에서 기사 공급받고, 그 택시 기사는 우리 회사 직원 아니라고 우긴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여기서 '기적의 논리'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데, 타다는 여객운송사업자가 아니라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 택시 아니고, IT기업이야'. 재밌는 건 우버도 똑같이 자신들을 택시가 아니라고 우긴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현행법의 논리가 더 있다. 불법파견 논란이 일자 타다의 자회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현행법상 차량대여사업자는 운전기사를 직접 고용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이 이야기는 타다의 불법을 자백하는 발언이다. 소비자는 타다를 콜택시라 생각하겠지만 법적으로는 차량대여사업, 즉 카니발을 렌트해주는 사업으로 허가를 받았다. '우린 택시 아니고 카니발 렌트해주는 업체인데, 대신 기사까지 끼워서 빌려줍니다'라는 논리다.

정부도, 타다도 이 꼼수가 발생시키는 노동법상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 정부가 넘쳐나는 택시에 대한 혁신방안은 손놓고, 불법과 탈법까지 동원해 플랫폼기업의 시장진출을 보장해주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스러운 지점이다.

상식 없는 스타트업, 양심 버린 학자, 개념 없는 정부
 
질문에 답하는 이재웅 대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택시업계와 협업해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4월부터 시작한다고 2019년 2월 21일 밝혔다. 타다 플랫폼 이용고객들이 참여한 법인·개인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날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질문에 답하는 이재웅 대표 2019년 2월 21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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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에 스타트업 CEO들이 반발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노동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공개적이고 당당히 이야기해도 여론의 지탄을 받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노동권이 약한 나라라는 걸 반증한다.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은 주 52시간의 일률적 적용이 혁신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는데, 고용노동부는 12주 동안의 업무 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이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고용노동부 뇌심혈관계질병 인정 기준). 우리나라에도 상식과 교양을 갖춘 CEO를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일부 교수들의 인식은 절망스럽다. 최근 요기요가 배달라이더와 프리랜서 계약을 해놓고 식사시간, 출퇴근, 업무지시, 다른 지역으로의 파견 등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것이 드러나 라이더들이 근로자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순 교수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 근로와 같은 혁신적 고용 형태를 과거 20세기 모델에 끼워 맞추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20세기 내내 있어 왔던 구태의연하고 낡은 불법을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서, 참 우려스럽다.

'혁신'이라는 외피를 쓰고 노동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들을 단속해야 할 정부관료들은 오히려 타다를 옹호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경제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다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공정한 거래를 감시해야 할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타다 옹호발언은 더욱 뼈아프다. 관료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서비스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에게 안정적인 임금체계를 제공하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지금이야말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 약속을 되새겨야 할 때다.

국민을 보호하는 노동법을 다들 '규제'라고 한다. 1800년대 영국에서 아동노동금지를 논의할 때, 사람들이 아동의 일할 권리를 빼앗지 말라고 했던 역사가 떠오른다. 이 야만스러운 주장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도 유럽의 1800년대 같은 시절이 있었다. 60~70년대 군부독재시절 우리 국민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밤낮없이 일했다. 그러다 1970년 11월 13일, 우리의 삶을 바꾸는 변화가 일어났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전태일 열사의 이 외침이야말로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들 대부분의 삶을 바꾼 혁신의 순간이었다. 2019년 11월, 대한민국이 과거로 퇴보할 게 아니라 미래로 전진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다가 아니라 전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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