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로 키움과의 홈 2연전을 모두 따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6-5로 승리했다. 2경기 연속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안방에서의 2연전을 모두 따낸 두산은 하루의 휴식을 갖고 오는 25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으로 장소를 옮겨 원정 3연전 일정을 치를 예정이다. 

두산은 1번 박건우가 9회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고 9회 추격의 적시타를 터트린 김재호도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영하가 5.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5명의 불펜 투수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확률은 무려 88.9%에 달한다.

초반 기선 제압한 키움, 이영하 힘 빠진 틈 타 3점 추가 

두산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물론 두 경기 사이에는 3주라는 시간 차가 있었지만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를 통해 두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반면에 1차전에서 마무리 오주원이 무너진 키움은 2차전마저 놓치면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서 홈 3연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키움은 2차전 승리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두산은 2차전에서 정규리그 17승으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던 이영하를 내세웠다. 두산 선발진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두 투수를 내세워 확실히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뜻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좌완을 상대로 좌타자 6명을 배치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3년 차 좌완 이승호를 선발로 내세운 키움은 제리 샌즈(2번)와 김하성(5번)의 타순을 바꾸고 1차전 동점 적시타의 주인공 송성문이 6번 3루수, 이지영이 7번 포수에 배치됐다.  

키움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키움은 1회 서건창과 샌즈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키움은 2회공격에서도 송성문의 3루타와 이지영의 볼넷,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 차로 도망갔다. 키움은 17승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착실하게 점수를 뽑아내며 경험이 많지 않은 이승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까지 이승호에게 1안타 1볼넷으로 묶여 있던 두산은 4회말 공격에서 드디어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의 주역은 1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오재일이었다. 두산은 4회말 2사 후 김재환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에서 오재일이 이승호의 5구째를 잡아당겨 우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오재일의 역대 한국시리즈 3번째 홈런이자 가을야구 통산 8호 홈런이었다.

두산의 선발 이영하는 1, 2회 실점 이후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안정을 찾았지만 5회 이후 한 차례 숨을 고른 키움의 타선을 넘지 못했다. 키움은 6회초 공격에서 샌즈의 내야 안타와 박병호의 2루타, 김하성의 볼넷, 송성문, 이지영의 연속 적시타로 대거 3점을 추가하면서 5-2의 리드를 잡았다. 두산 선발 이영하의 체력이 떨어지는 틈을 놓치지 않은 키움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인 이닝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안타를 때려낸 두산의 간판타자

두산은 6회말 1사 후 정수빈과 호세 페르난데스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장정석 감독은 올해 가을야구 6경기에서 7.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조상우를 투입했다. 그리고 조상우는 정규리그에서 193타점을 합작한 두산이 자랑하는 중심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단숨에 위기를 벗어났다. 

두산은 8회말 공격에서도 박건우의 안타와 정수빈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 2루 기회에서 페르난데스의 타석 때 김혜성이 실책을 저지르면서 한 점을 추격했다. 키움은 이어진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에서 좌완 이영준이 김재환과 오재일을 또 한 번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키움 역시 9회초 공격에서 얻은 1사 1, 3루 기회에서 샌즈가 병살로 물러나며 쐐기점을 얻지 못했고 이는 곧 키움의 끔찍한 '악몽'으로 이어졌다.

두산은 9회말 공격에서 허경민의 안타와 오재원의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며 키움의 마무리 오주원을 두 타자 만에 강판시켰다. 키움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잠수함 한현희를 투입했지만 두산은 김재호의 적시타와 대타 김인태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두산의 1번타자 박건우가 한현희의 5구째를 중견수 앞 끝내기 안타로 연결시키며 길었던 승부를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박건우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두산의 간판 타자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외야수다.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일정이 끝난 후에도 프리미어12 참가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하지만 박건우에겐 한 가지 감추고 싶은 기록이 있다. 바로 통산 .179에 불과한 한국시리즈 성적이다. 특히 작년 시즌에는 6경기에서 24타수 1안타(타율 .042)로 부진해 팬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박건우는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실책으로 출루해 결승 득점을 기록했지만 5타수 무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두산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타격감을 회복해야 하는 박건우는 2차전에서 9회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수빈이 2차전까지 5번의 출루를 기록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박건우까지 살아난다면 두산의 테이블세터는 몰라보게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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