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시리아 철군 관련 CBS방송 인터뷰 갈무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시리아 철군 관련 CBS방송 인터뷰 갈무리.
ⓒ CBS

관련사진보기

미국이 터키와 쿠르드족의 군사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북부에서 본격적인 철군에 돌입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각) CBS방송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시리아 북부의 미군 1천 명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와 쿠르드족의 대립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의 군인을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에 두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가 원래 계획한 것보다 더 남쪽이나 서쪽으로 쿠르드족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알게 됐으며,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터키에 반격하기 위해 시리아나 러시아와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는 "터키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족 침략을 결정했다"라고 비판하면서도 "우리는 쿠르드족을 대신해 오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인 터키와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터키 국경에서 벌어나고 있는 격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라며 "우리를 중동 전쟁으로 몰아 넣은 이들은 여전히 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한쪽 편, 또는 다른 편을 위해 싸우기를 바라지만 그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자"라며 미국이 적극적인 중개나 개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CBS는 "미군의 철수는 터키에 선물이지만, 수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물리치기 위해 미군과 함께 싸운 쿠르드족에게는 배신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쿠르드족, 터키 공격·IS 조직원 탈출 '이중고'

지난 9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경 지역의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안전지대를 구축해 터키에 있는 시리아 난민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독립국 건설을 요구하며 터키 국경의 시리아 북부 일대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미군이 주도하는 IS 격퇴 작전에서 큰 역할을 하며 사실상 미국의 동맹으로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터키에 군사공격의 길을 열어줬고, 쿠르드족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쿠르드족은 이날 자신들이 억류하고 있던 IS 조직원과 가족들 785명이 탈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한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S가 세력을 회복할 수 없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라며 "미국의 정책은 친구와 동맹을 배신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군사개입 대신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터키는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터키, #쿠르드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