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특별한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평균 연기 경력 70년에 달하는 세기의 여배우들을 조명하는 이 영화에는 영국 왕실이 수여한 여기사(Dame) 즉 데임 작위(DBE)에 빛나는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에일린 앗킨스, 조안 플로라이트 네 사람이 출연한다. 

유쾌하면서도 울림 있는 '대화'의 향연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영화 제목 그대로 이들은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영화는, 러닝 타임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이들의 대화로만 채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지만, 이들의 70년 연기 인생이 녹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재치 있으면서도 울림이 있어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다.

영국 영화-연극계의 전성기를 함께 이끈 동료이자, 삶의 우여곡절을 같이 지난 두터운 우정을 공유하는 그녀들. 서로 허물없이, 가식이나 위선 없이 잊지 못할 과거사부터 지금의 고민에 이르기까지 이야기한다. 이들의 재기발랄한 폭로전은 유쾌함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도 인생에 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자극해준다.

"나는 이 세계적인 배우들과 함께 대화하고, 험담하고, 회상하고, 추억하고, 저주하고, 사랑하고, 칭찬하고, 웃는 작업을 할 수 있기를 항상 바라왔다. <여배우들의 티타임>은 네 명의 배우들을 앉혀두고 리허설도 없이 그들의 대화를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촬영됐다. 영화를 위해 따로 무대를 만든다거나 여러 번 다시 찍는 행위는 없었다." (로저 미첼 감독)    

감독의 말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설정 없이 날 것의 대화로 진행된 만큼 현장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실제로 카페 옆 테이블에 앉은 모르는 이들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 들었다. 이들의 인연은 특별하고 오래되었다. 주디 덴치와 동갑내기 매기 스미스는 무려 60년 된 절친이다. 

네 배우에게 주어진 '결정적 질문'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이들이 배우의 길로 들어선 일화도 흥미로웠다. 에일린 앗킨스의 경우 유명한 댄서가 될 운명이라는 집시의 예언을 듣고 3살 때부터 댄스 교습소에서 수련을 시작했지만 연기에 더욱 흥미를 느껴 이 길을 택했다. 그후 데뷔하자마자 토니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이었다. 네 배우에게 '젊은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는 질문. 이 물음에 돌아온 네 개의 각기 다른 답변들. 개인적으로 그 답들이 무척이나 인상 깊어서 영화관의 어둠 속인데도 불구하고 메모를 해놓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아래에 의미 있는 그 대답들을 남겨본다.    

"요가와 명상을 더 일찍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내가 나중에서야 관심 갖게 된 것들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거야." (조안 플로라이트)

"난 성질 좀 죽이라고 충고할 거야. 타인과 대립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 (에일리 앗킨스)

"아마 충고 따윈 안 들을 테지만 그래도 굳이 찾자면 의심을 거두라고 말해주고 싶네." (매기 스미스)

"사랑에 쉽게 빠지지 말라고 말해줄 거야. 너무 한심하잖아." (주디 덴치)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여배우들의 티타임 영화 <여배우들의 티타임>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한 줄 평: 지금까지 이런 캐스팅은 없었다!
별점: ★★★(3/5)

 
<여배우들의 티타임> 관련 정보

제목: 여배우들의 티타임
원제: Tea with the Dames(Nothing Like a Dame)
감독: 로저 미첼
출연: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에일린 앗킨스, 조안 플로라이트
장르: 다큐멘터리
수입: ㈜제이브로
배급: ㈜영화사 오원
러닝타임: 84분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개봉: 2019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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