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1위를 4개월 동안 독식하던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자력으로 직행하는 '경우의 수' 또한 사라졌다. 

29일 현재 SK는 두산과 87승 1무 55패 승률 0.613으로 공동 1위다. 하지만 양 팀 간의 상대 전적은 SK가 두산에 7승 9패로 밀린다.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SK가 승리한다 해도 10일 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두산이 승리할 경우 정규 시즌 1위는 두산이 차지한다. SK는 2위로 밀려나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반기 종료 시점만 해도 SK는 압도적 1위였다. 2위 키움 히어로즈와 6.5경기차, 3위 두산과는 8경기차로 넉넉했다. '어차피 우승은 SK'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서서히 내리막에 접어든 SK는 19일 문학 구장에서 펼쳐진 더블헤더에서 두산에 4-6, 3-7로 연패하면서 2위 두산 및 3위 키움에 2.5경기차로 좁혀져 비상등이 켜졌다. 

SK의 9월 성적은 17경기에서 7승 10패 승률 0.412로 9위다. 해당 기간 타율은 0.234로 9위, OPS(출루율 + 장타율) 0.682로 5위다. 홈런은 20개로 공동 2위이지만 일발장타에만 의존하는 SK 타선에서 정교함이나 짜임새는 찾아볼 수 없다. 경기 당 평균 득점은 3.47점으로 8위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심각하다. 9월 한 달 간 타율이 최정이 0.222, 고종욱이 0.250, 한동민이 0.161로 침묵에 빠져 있다. 
   
마운드 사정도 좋지 않다. 9월 팀 평균자책점은 4.07로 9위, 피OPS(출루율 + 장타율)는 0.700으로 7위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52로 8위, 피OPS 0.715로 6위로 붕괴 상태다.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인 박종훈은 9월 3경기 등판에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75의 난조를 노출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SK의 부진에 대해 '정규 시즌 1위를 경험해본 선수들의 부족'을 원인으로 진단한 바 있다. 김강민, 최정, 이재원, 김광현 등을 제외하면 10여 년 전 'SK 왕조' 시절과는 선수들 상당수의 면면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SK는 '도전자'인 정규 시즌 2위로서 부담이 덜했지만 올해는 정규 시즌 1위를 수성해야 하는 상황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팀 운영 및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선발 라인업 구성, 투수 교체, 작전 지시 등에서 조급함이 묻어나온다는 비판이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 시즌 1위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물려받았으니 당연히 1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만일 SK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경우 어떻게 '허탈감'을 극복할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무조건 승리한 뒤 10월 1일 두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SK가 극적인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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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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