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이 양 팀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강호' 토트넘을 홈으로 불러들인 레스터가 치고받는 난타전 끝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1일 2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19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토트넘 핫스퍼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VAR 득점 취소를 겪는 혼란 끝에 레스터가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을 리그 9위로 마무리한 레스터 시티는 여름 이적시장을 바쁘게 보냈다. 빅클럽의 주목을 받던 해리 맥과이어가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났으며, 이 수입으로 AS 모나코로부터 유리 틸레만스를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로 영입했다. 거기에 뉴캐슬로부터 아요세 페레스, 삼프도리아로부터 데니스 프라에 등을 영입하며 팀 보강에 나섰다.
 
레스터는 5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2승 2무 1패(승점 8점)으로 리그 6위에 올라있다. '베테랑' 제이미 바디가 5경기 3골을 터뜨리며 팀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으며 맥과이어의 빈자리는 쇠윈지가 어느 정도 커버해주고 있다. '신입생' 틸레만스 역시 2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선 맨유에 1:0 패배를 당했지만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슬럼프 극복 나서는 토트넘

지난 목요일 UCL에서 올림피아코스를 만나 2-2 무승부를 거두며 분위기가 마냥 좋지 않은 토트넘이다. 레스터와 마찬가지로 2승 2무 1패 중이지만 골 득실(11득점, 6실점)에서 앞서며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이 중 2무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의 강팀이라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는 토트넘에겐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해리 케인(리그 5경기 3골 1어시스트)과 지난 라운드 멀티골의 주인공 손흥민이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졌다. 특히 손흥민은 레스터를 상대로 3경기 연속 득점을 노린다. 여기에 라멜라와 은돔벨레 또한 리그에서 2골씩 넣고 있어 '득점 루트'가 많은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레스터전 승리를 통해 순위 반등과 슬럼프 극복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레스터는 제이미 바디를 최전방에 배치한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으며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을 최전방에 세우며 라멜라가 이를 뒤받치는 4-3-1-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은 매우 빠른 템포로 경기를 전개했다. 토트넘은 먼저 케인-손흥민의 연이은 슈팅이 나오며 레스터를 압박했다. 하지만 레스터는 슈마이켈의 안정적인 선방 아래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득점에 성공치 못한 토트넘은 되려 홈 팀 레스터에게 분위기를 내줬다. 최전방의 바디와 2선의 메디슨의 공격이 빛났다. 전반 14분,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보유한 메디슨이 상대 박스 안에서 2명을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가사니가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레스터는 골망을 흔들기까지에 성공하지만 VAR에게 발목을 잡혔다. 메디슨의 날카롭게 이어진 크로스가 상대 수비의 헤더에 저지됐다. 이후 틸레만스가 박스 안에서 슈팅을 연결했고, 가사니가가 잡지 못한 볼을 은디디가 욱여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VAR 판정 끝에 틸레만스의 슈팅 과정에서 레스터의 오프사이드를 선언, 골을 취소했다. 레스터로선 매우 아쉬운 상황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전반전에서 선제 득점은 원정팀 토트넘이 가져갔다. 전반 32분, 센터 서클 부근에서 볼을 잡은 라멜라가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속도를 살려 질주한 손흥민은 감각적인 백힐로 뒤따라오던 케인에게 볼을 건넸다. 이후 케인은 중심을 잃었으나 넘어지는 과정에서 끝까지 슈팅을 연결하여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 득점에서 시즌 1호 도움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두 팀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공격을 주고 받았지만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레스터는 슈팅(9 대 4), 유효슈팅(4 대 3)에서 토트넘을 오히려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을 늦추지 않았지만 번번히 토트넘의 튼튼한 수비에 가로막혔다. 토트넘은 라멜라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가 빛을 발하며 케인의 발끝에서 값진 선제골을 얻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전반전에 오히려 상대보다 많은 슈팅을 기록한 레스터가 후반전에도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나갔다. 후반 11분,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침투한 바디가 바 포스트를 노린 낮고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바디의 슈팅을 가사니가가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저지했다.
 
손흥민 역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후반 12분, 상대 공격을 헤더로 저지한 뒤 라멜라에게 연결한 손흥민이 빠르게 질주항 다시 볼을 건네받았다. 이후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대 우측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한편 이번엔 토트넘이 VAR로 골을 놓치게 됐다. 후반 19분, 박스 안으로 돌파한 손흥민이 수비에 가로막힌 뒤 이어받은 케인이 반대 방향의 오리에에게 패스를 건넸다. 오리에는 주저 없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슈팅은 상대 수비를 살짝 맞고 굴절되어 레스터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득점 이전 손흥민의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득점을 취소했다. 토트넘으로선 차이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레스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체된 토트넘에게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25분, 상대 박스 좌측에서 볼을 받은 제이미 바디가 넘어지면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후 수비진을 지나쳐간 볼은 페레이라의 발끝에 맞았고, 페레이아의 슈팅은 그대로 골 망을 흔들며 동점에 성공했다. 경기 내내 공격을 늦추지 않으며 상대를 괴롭힌 레스터가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후 토트넘은 에릭센을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완전히 분위기를 잡아낸 레스터는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40분, 교체 투입된 차우더리가 중앙의 메디슨에게 연결했다. 메디슨은 자신감 있게 구석을 노린 강력한 슈팅을 연결했고, 가시니가는 팔을 뻗어봤지만 슈팅을 막지 못했다. 계속해서 두드린 레스터가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토트넘은 모우라를 투입했지만 결실은 없었다. 치열했던 경기는 2-1 레스터의 승리로 끝이 났다. 레스터는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홈에서 승점 3점을 확보했다. 반면 토트넘은 올림피아코스 무승부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 역전패까지 당하며 더욱 슬럼프에 빠졌다.

한편, 이날 풀타임 출전한 손흥민은 리그 1호 도움을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전방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려 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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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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