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년을 맞은 '오아시스 해체' 이후 오랜 기간 방황했던 리암 갤러거는 결국 음악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처음엔 썩 내키지 않아 했던 첫 솔로 앨범 <애즈 유 워(As You Were)>는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며 플래티넘을 기록했고 긍정적인 평가가 더해졌다. 꽤 낯설었을 실패, 불안과 좌절, 솔로 뮤지션으로의 성공까지 모두 경험한 리암은 지난 6월 공개된 다큐멘터리 '애즈 잇 워즈'에서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솔로 앨범 '와이 미? 와이 낫'

뮤지션으로서의 장점과 한계를 잘 알고 있는 리암은 다시 한 번 유능한 작곡가들과 협력해 곡을 만들었다. 첫 앨범에도 참여한 그렉 커스틴(Greg Kurstin), 앤드류 와이엇(Andrew Wyatt)을 중심으로 데이먼 맥마혼(Damon McMahon), 사이먼 알드레드(Simon Aldred)도 몇 곡에 이름을 올렸다.
 
 리암 갤러거 < Why Me? Why Not > 앨범 커버

리암 갤러거 < Why Me? Why Not > 앨범 커버 ⓒ 워너뮤직코리아

 
단조로운 패턴이지만, 확신에 찬 보컬이 돋보이는 첫 싱글 'Shockwave'는 그리 새롭지 않았다. 도전과 거리가 먼 과거지향적 사운드에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리암은 과거의 방식을 2019년에 적용하면 안 될 이유가 없다며 당당하게 로큰롤을 외쳤다.

두 번째 선 공개 싱글 'The River'는 더 거칠다. 롤링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Street Fighting Man' 같은 맹렬함으로 많은 사람을 기만하고 실망하게 한 정치인과 유명인들을 비판한다. 한결 명쾌해진 노랫말에서 리암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존 레논(John Lennon)의 'Jealous Guy'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Once'는 절제된 발라드로 변화된 삶을 반영한다. 리암은 "내가 작업한 최고의 곡 중 하나"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미국 소울 그룹 스위트 인스피레이션스(The Sweet Inspirations)에게서 영감을 얻은 'One Of Us'는 개인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가스펠풍의 코러스와 스트링이 가미된 멋진 곡이다. 리암은 가장 좋아하는 오아시스 노래 'Live Forever'를 언급하며 노엘 갤러거를 향한 그리움도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스물한 살이 된 딸 몰리를 2018년에 처음 만난 뒤 만든 'Now That I've Found You'는 앨범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쾌활한 팝 트랙이다. 오아시스 시절에 만든 'Songbird'처럼 아름답기도 하다. 

익숙한 재료를 활용하는 기법은 한층 진일보했다. 비디 아이(Beady Eye) 시절의 로큰롤 'Bring the Light'가 떠오르는 'Halo'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며 몽환적인 'Meadow'에서는 못 말리는 비틀스 사랑을 재차 드러낸다. 쉽게 기억되는 멜로디를 갖춘 'Why Me? Why Not.', 기타 리프와 화려한 전개가 돋보이는 'Gone'도 매력적이다.

리암은 실제 자신의 모습과 더 가까워진 앨범을 완성했다. 노랫말은 깊고 자전적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보컬 스타일엔 큰 변화가 없지만, 힘이 더 실렸다. 여전히 그는 밴드 활동을 그리워하지만, 솔로 활동에 확신을 둬도 좋다고 판단된다.

이따금 거침없는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고 많은 사람을 실망하게 한 건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지금도 묵묵히 그를 지켜보는 팬이라면 과거처럼 으스대지 않고 과오를 인정하는 모습에서 조금씩 현명해지는 리암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오십 대에 가까워진 리암이 가십보다 음악으로 더 주목받길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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