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의 예상대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강력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후보였다. 다저스는 정규 시즌 162경기 중 16경기나 남은 9월 11일(이하 한국 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승리하며 시즌 94승 52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가 뉴욕 메츠에 패하면서 두 팀의 승차는 18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다저스가 16경기, 디백스가 17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정규 시즌 남은 결과에 관계 없이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디비전 챔피언이 됐다.

내셔널리그 15팀 중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월드 시리즈 홈 어드밴티지 경쟁에서도 추격할 힘을 얻었다. 같은 날 뉴욕 양키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혈투 끝에 11-12로 패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7-21로 대패했다. 양키스와 애스트로스는 95승 51패 동률을 이뤘고, 다저스와의 승차가 1경기로 좁혀졌다.

남은 일정 대부분은 하위권 팀 상대, WS 홈 어드밴티지 경쟁은?

포스트 시즌 진출의 최소 요건 중의 하나인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다저스는 일단 12일 경기에서 다수의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시즌을 이끌어왔던 선발투수들이 지친 모습을 보여 일부 선발투수들은 이미 휴식을 취하고 있다. 류현진도 이번 3연전에서 선발 등판을 거르고 대신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13일까지 오리올스와의 원정 3연전을 마친 다저스는 뉴욕으로 이동하여 메츠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이후 다저스는 남은 11경기를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치르는데, 탬파베이 레이스와 2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3경기를 먼저 치르고 홈 경기를 마무리한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이 각각 남았다.

일정만 놓고 보면 다저스는 막판에 다소 여유가 있다. 레이스와 메츠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모두 포스트 시즌 가능성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레이스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레이스 선두(87승 59패)를 달리고 있고, 메츠는 와일드 카드 2위 시카고 컵스(77승 67패)와 3경기 차(74승 70패)로 아직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로키스와의 최근 대결에서 류현진이 불의의 일격을 당하기도 한 만큼 로키스의 타선은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자이언츠의 감독 브루스 보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에서 은퇴하는데, 공교롭게 마지막 3연전이 다저스와의 라이벌 매치로 선수들이 의기투합하여 다저스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양키스는 타이거즈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다저스와 마찬가지로 양키스 역시 남은 일정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에인절스, 레이스,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인데 레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하위권 팀이다. 양키스의 입장에서는 11일에 반드시 잡아야 했던 1경기를 뼈아프게 패한 것이다.

애스트로스는 애슬레틱스와의 4연전에서 일단 1승 1패를 서로 주고 받았다. 이후에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레인저스,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을 만나는 일정으로 에인절스와는 가장 많은 7경기가 남았다. 다저스와 양키스 그리고 애스트로스 모두 남은 일정은 주로 하위권 팀들과 만난다.

이들 세 팀이 마지막 날 모두 동률이 될 경우 다저스는 월드 시리즈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없게 된다. 리그 1위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 승리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는 어드밴티지가 있다. 이럴 경우 양키스와 애스트로스가 리그 1위를 결정짓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를 치러야 하고 이들과 다저스의 승차가 반 경기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다저스와 양키스 두 팀만 동률이 되더라도 홈 어드밴티지는 양키스에 돌아간다. 올해 인터리그 3경기에서 양키스가 2승 1패로 우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다저스로서는 162경기 안에서 이들보다 승률을 앞서는 수밖에 없다.

7년 연속 지구 우승, 베스트 10장면 중 2장면에 언급된 류현진

1994년부터 현재의 디비전 체계가 확립된 이래 가장 긴 연속 지구 우승 기록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14시즌이다. 브레이브스는 1991년부터 2005년 시즌까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1994년은 선수 노조 파업으로 시즌이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에 우승 타이틀로 인정되지 않아 14시즌이 되었으며, 브레이브스는 이 기간 1995년 한 차례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두 번째로 긴 지구 우승 기록은 양키스다. 양키스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시즌 연속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이 기간 양키스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월드 챔피언을 차지했던 황금 시대였다.

그리고 다저스가 7시즌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부문 역대 3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MLB.com에서는 다저스가 올 시즌 우승까지 오는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10장면을 선정헀는데, 그 중 2장면이 류현진과 관련된 장면이었다.

첫 번째 장면은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였다. 당시 경기에서 류현진은 8회 1사까지 노 히트 행진을 이어가다가 헤라르도 파라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노 히트가 깨졌다. 당시 흐름을 이어간 류현진은 완봉승 1회를 포함한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5월의 투수가 됐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 AP/연합뉴스

 
두 번째 장면은 올스타 게임이었다. 5월의 투수 선정을 포함하여 전반기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류현진은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다저스였기 때문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올스타 게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류현진의 활약과 더불어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등이 이끄는 다저스 선발진은 내셔널리그 최고의 위력을 자랑했다. 그들의 활약 덕분에 압도적인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8월과 9월에 접어들어 위기를 겪고 있지만 지구 우승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

원래 정상적인 로테이션이었다면 류현진은 이번 오리올스와의 3연전 중에 한 경기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투구 밸런스 교정을 위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있다. 다음 등판 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단 류현진은 다저스의 원정 일정에 동행하여 캠든 야즈 불펜에서 피칭 훈련을 실시했다. 몸 상태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밸런스 조정 중이라서 피칭을 하고 있다. 빠르면 14일부터 16일까지 메츠와의 원정 3연전 중 한 경기에 나설 수도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일단 14일 경기는 커쇼가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고, 15일에는 메츠에서 지난 해 사이 영 상 수상자인 제이콥 디그롬이 선발로 등판한다. 16일은 EPSN 전국 중계가 예정되어 있는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게임이다. 아예 더 넉넉하게 쉬고 레이스와의 2연전에 등판할 경우 최지만과의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다저스의 선발진이 최근 흔들렸지만 8~9월에 위기 요소를 발견했다는 점은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정규 시즌 내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가 포스트 시즌에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그 타격은 더 크기 때문이다. 커쇼의 경우도 2013년과 2014년 정규 시즌에는 사이 영 상을 수상할 정도로 위력적이었으나 포스트 시즌에 가서 처참하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일단 16경기나 남은 시점에서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다저스는 체력적으로 지쳤거나 미세 조정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충분히 시간을 줄 수 있다. 류현진의 사이 영 상 경쟁은 류현진 본인의 부진과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붙으면서 수상 가능성을 장담할 순 없게 됐다.

하지만 류현진 본인에게나 다저스 팀에나 당장의 상보다는 포스트 시즌과 미래가 더 중요하다. 특히 올 겨울이 되면 류현진은 퀄리파잉 오퍼 없는 FA가 된다. 개인의 진로도 달려있는 만큼 이번 포스트 시즌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잠시 교정 기간에 들어간 류현진과 다저스가 가을에 어떤 모습으로 그 결과물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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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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