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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회담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2019.9.4
▲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북한 리용호 외무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회담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20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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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면담은 정말 없었을까.

"왕의(왕이) 동지는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시진핑)동지가 보내는 따뜻한 인사와 훌륭한 축원을 전하여드릴 것을 리수용 동지에게 부탁하였다."

북한 관영매체 <로동신문>은 5일 왕이 국무위원과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만난 사실을 짤막하게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에게 인사를 전해달라는 말을 부탁했다는 말도 나왔다. 일각에서 김 위원장이 왕이 국무위원을 만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다.

중국의 반응도 비슷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중국 외교부 모두 왕 부장의 김정은 위원장 면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앞서 중국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4일 '김정은-왕이 만남'과 관련한 질문에 "소식이 있으면 제때 발표하겠다"라고 했지만, 5일에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북·중, 김정은-왕이 만남 공개 불편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 시진핑 주석 맞이하는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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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 위원장과 왕이 국무위원이 만났을 가능성이 상당하고, 만났더라도 이를 언론에 공개하기 꺼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놨다. 북·중의 이해관계에 따라 만남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개인적으로 김정은과 왕이가 만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라며 "왕이가 김 위원장을 만났어도 북·중 모두 이를 공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입장에서 이번 만남을 드러내는 게 북미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 실장은 "북·미 협상을 앞두고 북한은 여러 경우의 수를 활용해야 한다. 중국은 북·미 협상을 촉진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만 북한은 중국에 기댈 생각이 없다"라며 "북한이 중국에 큰 역할을 주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야 북한을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싶겠지만, 비핵화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순순히 중국의 협상 카드가 될 이유도 여유도 없다는 뜻이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역시 "(김정은-왕이가 만났다고 해도) 중국은 이를 밝히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의 입장에서도 북·중의 두드러진 밀착 행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양 연구위원은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는 시기다. 대북 제재가 강력하게 발휘되고 있는 와중에 갈수록 북·중 관계가 밀착된다는 걸 대내외적으로 공표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북한을 향한 추가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월 30일(현지 시각) 북한과의 불법 환적에 연루된 개인 2명과 해운사 3곳을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결국 김정은-왕이의 면담 여부를 공개할 이유가 북·중 모두에게 없는 셈이다.

한편, 김정은-왕이의 면담 여부와는 별개로 10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동욱 동아대 교수(국제학부)는 "중국은 창건 70돌을 맞이하는 10월 1일 국경절(건국기념일)에 김정은이 방중하기를 바라겠지만, 김정은으로서는 1일 방중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하는데, 중국에 기울어지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김정은 방중은 10월 6일 북·중수교 70돌을 앞두고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김정은, #왕이, #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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