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이정민

 
'리틀 도치광(한석규)'.

올해로 10년차 배우가 된 박주희에게 최근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박주희는 지난달 25일 장르물 마니아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시청률 6.6%로 막을 내린 OCN 토일드라마 < WATCHER >(아래 <왓쳐>)에서 조수연 역을 맡아 시청자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무너진 세 남녀가 경찰 내부 비리조사팀이 되어 권력 실체를 파헤치는 심리스릴러 <왓쳐>에서 그가 맡은 과학수사팀 출신 감찰반 경찰 조수연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연을 가진 도치광(한석규), 김영군(서강준), 한태주(김현주)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인물이다. 더불어 그들의 감시하는 '감시자' 역할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주희는 자신이 '리틀 도치광(한석규)'으로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해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처음 한석규 선배 흉내를 냈을 때 선배가 잠깐 와보라고 하셨다. 혼내시려나 싶었는데 대뜸 '니 아이디어니?' 하시더니 '그래!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거야. 잘했어'라고 하시더라. 애드리브를 하고 싶을 땐 눈치 보지 않고 뭐든 시도해볼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촬영 현장이 언제나 재미있었다. (한석규 선배가)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언제든지 시도해보라고 하셨다."

박주희가 그린 조수연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이정민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이정민

 
'한석규 흉내를 내보는 것은 어떨까?'란 아이디어는 자신의 캐릭터인 조수연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나온 결과물이다. 박주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조수연이란 캐릭터가 "배우로서의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수연 역을) 잘 못 해냈으면 그만뒀을 것 같다"라며 "조수연 역은 나와 너무나도 잘 맞는 캐릭터인데 잘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배우로의 재능이 부족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09년 <영화, 한국을 만나다>로 데뷔한 박주희는 영화 <상류사회> <인랑> <오목소녀>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이수아 역 그리고 <오늘의 탐정>의 백다혜 역으로 얼굴을 알려왔다.

그런 그가 오디션을 통해 따낸 <왓쳐> 속 배역에 큰 애착을 갖게 되 계기는 극중 비리수사팀 팀원으로 성장하는 조수연의 모습이 마치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끼면서부터다. 이런 애착은 캐릭터, 그리고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드라마 초반부에 조수연 캐릭터 중 밝고 어두운 부분 둘 다 살리고 싶었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나온 것 같아서 아쉬웠다. 처음에는 조수연을 진지한 캐릭터로 해석했다.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는, 왠지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한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에 매진했다. 그러다가 사실은 그것보다 밝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표현하는데 조금 헤매기도 했다."

그는 방법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조수연 역할을 더 조수연스럽게 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자유롭게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조수연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했고 <왓쳐> 감독,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그가 현장에서 낸 아이디어 중 실제 방송된 것들도 적지 않다.

"처음 애드리브를 시작했던 장면은 광수대가 김영군과 몸싸움을 하는 장면에서부터였다. '영군이를 도와주는 수연'이라고 대본에 적혀있는 것을 봤다. 몸집이 작은 내가 이 장면을 살리기 위해선 좀 더 큰 액션을 취해야 했고 머리채를 휘어잡으면서 영군을 돕는 애드리브를 했는데 이게 화면에 나왔다.

이후 도치광이 껌을 씹을 때 하는 행동이나 취조하는 모습을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수연이) 재식(정도원)에게 취조하듯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여기에 도치광 성대모사를 적용할 수 있겠다 싶어서 시도했는데 화면에 잘 나온 것 같다. 이외에도 도치광의 버릇들이 있는데 알게 모르게 흉내 낸 장면들이 많이 있다."


"김현주 선배, 진지할 거라 생각했는데..."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이정민


그는 이번 작품에 러브라인이 없어 아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캐릭터에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 러브라인까지 더해졌다면 부담이 배가 되었을 것이라고. 박주희는 "(러브라인 없이) 애매하게 표현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각 배역끼리의 케미가 더 좋아보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주희는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이번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현주라고 답했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큐 사인이 들어가기 전 김현주가 자주 하는 시그니처 포즈를 흉내내며 "선배님과 같은 길을 갈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주 선배는 정말 모범적인 배우의 길을 가고 계신 것 같다. 이보다 더 모범적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우 경력 20년이 넘었음에도 한태주 변호사 역할에 도전하고 이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처음에는 배우 경력 내공으로 쉽게 연기하시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선 수많은 고민 끝에 캐릭터를 만들어 가더라. 이 과정을 지켜본 나는 백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사실 김현주 선배는 진지할 거라 생각했는데, 재미있으시다. 표현도 독특하고 호기심도 많아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자신의 배역인 조수연에게 흠뻑 빠져 몰입한 탓일까. 그는 최근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왓쳐>는 여운이 남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왓쳐>를 처음부터 몰아서 보려고 했다. (작품을 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헛헛하고 공허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일상에서 <왓쳐>가 사라진 허전함을 곱씹던 박주희에게 차기작에 대한 바람을 물었다. 다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돌아온 그는 "지금처럼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디어 마이 프렌즈>나 <연애시대> 같은 드라마를 좋아해서, 그런 느낌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면서 "더 늦기 전에 내 나이에 맞는 현실적인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왓쳐>로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고, 무한한 에너지를 습득한 배우 박주희가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을까.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배우 박주희 OCN 토일 오리지널 < WATCHER(왓쳐) >의 배우 박주희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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