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벤치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 26일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당시 유벤투스 호날두의 모습 ⓒ 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논란과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비행기 티켓 값 발언등으로 지난 7월 한국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이후 1달의 시간이 흘러 2019~2020 이탈리아 세리에 A가 개막했지만 유벤투스와 관련된 잡음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리그 개막 전까지는 한국에서 보여줬던 태도로 인한 팀 외부적인 잡음이었다면, 최근 유벤투스에서는 팀 내부적인 잡음이 커져가는 모습이다. 얼마 전 '애연가'로 유명한 사리 감독이 폐렴으로 인해 파르마와의 개막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리 감독은 오는 나폴리와의 2라운드에서도 벤치에 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벤투스 주전 수비수이자 베테랑인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부상 소식까지 더해졌다.

사리 감독 공백, 키엘리니 부상... 쌓여만 가는 유벤투스의 숙제

국내외 언론매체와 유벤투스 공식 홈페이지에선 31일(이하 한국시간) 키엘리니가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진 정확한 공백기간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을 경우 수술과 재활을 치르고 복귀하기까지 7~9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점을 봤을 때 키엘리니의 복귀는 빠르면 내년 3월 정도에나 가능할 듯하고, 최악의 경우엔 시즌아웃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주 파르마와의 세리에A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1-0 승리를 안겼던 키엘리니는 올시즌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함께 유벤투스의 수비진을 이끌 핵심자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키엘리니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시즌 개막 2경기 만에 수비진에 공백이 생겨버린 것이다. 물론 대체자로는 이번 시즌 새로 영입된 마티아스 데 리흐트를 비롯해 메리흐 데미랄, 다니엘레 루가니가 보누치와 함께 수비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럼에도 뛰어난 수비수 키엘리니의 공백은 한동안 유벤투스에서 고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초반부터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다. 수장인 사리 감독이 폐렴으로 벤치에 앉을 수 없는 가운데 수비진을 이끄는 키엘리니가 장기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면서 시즌 시작부터 전력손실을 안은 채 대회에 임하게 됐다. 

현재까지 유벤투스의 경기력이 만족스러운 것은 결코 아니었다. 파르마와의 개막전에서 유벤투스는 키엘리니의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데다 더글라스 코스타의 활용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며 사리 감독의 전술이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 주포인 호날두가 7개의 슈팅가운데 유효슈팅이 2개에 그치는 등 팀 내 두 번째로 낮은 평점(6.5점, 후스코어드닷컴 기준)을 기록해 사리 감독의 전술에서 호날두의 장점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내느냐가 숙제로 떠올랐다.

이런 고민 속에 경쟁팀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벤투스가 9시즌 연속 우승을 하는 동안 3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은 2위와의 승점 차가 9점 차이가 날 정도로 유벤투스의 독보적인 행보였다. 그런 가운데 유벤투스의 뒤를 이은 팀이 나폴리였다. 그동안은 나폴리만이 유벤투스의 경쟁상대였다면 올시즌은 인테르 밀란도 유벤투스, 나폴리와 함께 선두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카르디 논란으로 시끌시끌한 인테르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하면서 로멜루 루카쿠, 알렉시스 산체스, 디에고 고딘을 비롯해 발렌티노 라자로, 크리스티아노 비라기를 영입해 좌우 윙백을 보강한 데다 중원에는 스테파노 센시, 니콜로 바렐라를 영입하는 등 전 포지션에 전력 보강을 하면서 전력을 한 층 강화시켰다.
 
곤란한 표정의 사리 감독 2019년 7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호날두가 경기에 투입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답하고 있다.

유벤투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 연합뉴스

 
인테르의 전력 보강은 레체와의 개막전 4-0 대승으로 이어졌다. 승격팀이란 점, 올시즌 첫 경기였다는 점은 감안할 수 있지만 콘테 감독의 3백 포메이션이 월활하게 돌아갔다는 점, 색채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나폴리 역시 피오렌티나와의 개막전에서 4-3의 승리를 거뒀다. 3골을 실점한 수비가 아쉬웠지만 인시녜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의 날카로움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더구나 유벤투스는 키엘리니의 부상으로 수비진의 공백이 생긴 상황이기에 주말 열리는 나폴리와의 경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까지 8시즌 연속 세리에A 우승을 이룩한 유벤투스에 리그 우승 실패는 말 그대로 실패한 시즌에 해당하는 결과다. 그런데 현재까지 올 시즌 초반 상황을 봤을 때 유벤투스의 9시즌 연속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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