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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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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 편향이죠. 언론에서 논설위원 이런 분들이 '이거 진영 대결이다' 그리고 최근에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하세요' '가짜뉴스 아웃' 등 이런 검색어 전쟁이 벌어지는 걸 보면서 진영논리라고 막 타박하는데 진짜 진영논리는 자기들이 가진 거예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거침이 없었다.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대전'과 관련해 유시민 이사장이 쏟아낸 말과 해석들은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라는 등 거침없었던 유 이사장의 견해 중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논란이었다. 유 이사장은 조 후보자의 가족을 향한 보수 야당과 언론의 쏟아지는 의혹 제기와 관련 보도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보수 야당과 언론) 그쪽의 팩트가 부족해요. 처음에 (조 후보자의 동생이) 전 제수와 위장 이혼을 했다, 이런 것부터 딸 문제와 같이 시작됐잖아요. 되게 웃기는 거예요. 경위를 제가 정확히 몰라서 말하기는 어려운데 무덤에 이혼한 아들이나 딸의 배우자 이름이 있는 묘비 되게 많거든요. 손주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보면서 '미쳤구나 거의'라고 생각했어요."

"스릴러에서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 할 때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거예요. '조국 네가 죄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 그러나 지금 여론이 이렇잖아? 그러니까 이쯤에서 네가 안 물러나면 가족이 다쳐' 이 사인을 준 거라고 저는 봐요. 저질 스릴러로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같은 날 입 연 문용준씨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당과 청와대를 흔들고 있다. 가족을 포함해 수십 명의 증인을 요구한 한국당은 청문회 일정에 대한 여야 협의 이후에도 개별 의원들의 입을 통해 "조 후보자의 딸과 모친은 뺄 수 있다"거나 "부인, 동생, (동생의) 전처는 꼭 출석해야 한다"며 '청문회 연기'를 볼모 삼아 '조국 정국'을 즐기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는 29일 오후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을 향해 메시지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을 향해 메시지를 남겼다.
ⓒ 문준용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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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이 글을 본다면, 기자들이 달려드는데 혹시 한마디라도 실수할까 봐 숨죽이며 숨어 다니고 있다면 저는 그랬는데요.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됩니다. 이건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어요. 이건 부당한 게 맞습니다."

여기서 당사자는 조국 후보자의 딸이고 '저'는 문준용씨다. 문씨는 "후보자의 자식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식의 실력과 노력이 폄훼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이이라고 말했다.

"분명히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을 텐데.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이루며 살아왔음에도 사람들은 그의 노력을 말하지 않고 그의 부모만 말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마 그를 조국 딸로 기억할 것이다. 사람들 머릿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는 지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누명도 쓰는데 그중 몇 가지는 인터넷에 영원히 남아 그의 이름으로 검색될 것이다. 그걸 믿는 사람의 수가 아주 많을 것이다. 앞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은, 한참을 달려야 자랑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아직 졸업도 못 한 젊은이에게는 오랫동안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다."


지난 13일, 문씨는 자신의 사업과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글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제 사업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로 SNS 계정 몇 개를 고소할 예정입니다. 원래 비정치인, SNS 등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경험해보니 허위사실이 퍼져나가는 것을 걷잡을 수 없어 너무 심한 건 앞으로 대응할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주자로 떠오른 순간부터 고용정보원 채용 논란을 비롯해 각종 의혹과 논란의 취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 바 없는) 문용준씨의 맷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래서였을까. 문씨는 조 후보자의 딸에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어요"라며 당사자로서의 경험을 강조하고 세상에 당부를 건넸다.

"그래도 경험자로서 주장하자면 최소한 실명은 까지 맙시다. 아직 대부분의 정보가 '조국 딸'로만 검색되는 지금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조ㅇㅇ으로 검색되게 만들지는 맙시다."

정유라 vs. 조 후보자 딸? 가족 인질극만은 멈추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17년 5월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박근헤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받는 최순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17년 5월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박근헤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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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정유라)은 메달이라도 따려고 천신만고 고생을 했는데 조국 딸은 거저먹으려고 한 것 아니냐."

29일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최근 접견에서 최씨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말이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로부터 뇌물죄 및 직권남용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확정 받은 최씨는 의견서와 이 변호사의 입을 통해 조 후보자와 딸을 자신과 딸 정유라와 비교하며 비난했다. 최씨의 웅변은 보수 야당을 비롯해 일각에서 조씨 관련 의혹과 정유라의 부정 입학을 비교하는 시각에 힘입은 것처럼 보인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23일과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믿고 나대던 최순실이나 문재인 믿고 나대는 조국이나 무엇이 다르냐", "정유라는 그렇게 모질게 산산조각 내더니 조유라는 보호하자는 것이 니들만의 윤리이고 도덕이냐"고 적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로 촛불혁명을 불러온 최순실씨와 박근혜 정권 비호 아래 자신만의 입시를 치른 정유라를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 가족의 의혹과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재학시절 영어 교사이자 현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학생이다. 이렇게 매도당하는 것에 답답하다"며 그간 제기된 한영외고, 고려대 입학과 관련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목할 만한 뉴스다.

청문회 정국을 거치면서 대권 주자로 급부상해 버린 조 후보자와 그의 가족을 향한 비난에 동참하느냐 마느냐는 개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최소한 팩트에 기반해 따져볼 일이다. 또 청문회와 검찰 조사만큼은 온전히 지켜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기록적인 보도량을 자랑하는 언론의 "확증 편향"을 지적한 유시민 이사장과 "자기 목소리를 내라"던 문용준씨의 최소한의 바람도 그와 같을 것이다. 무엇보다 광풍과도 같은 이 '가족 인질극'은 중단되어야 한다.  

태그:#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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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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