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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거주중인 오피스텔에 가봤더니 주차장에 포르쉐가 2대 있었다"는 내용의 <매일경제> 기사가 삭제됐다. <매일경제> 측은 "제목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기사를 삭제했다"라고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갖가지 의혹 제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인권침해, 일단 지르고 보기 등의 행태가 늘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매일경제>는 지난 21일 오후 4시 44분에 기사 하나를 내보냈다. 제목은 <조국 딸 오피스텔... 거주자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 기사의 앞부분(리드)은 이랬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오피스텔 건물에는 2대 이상의 포르쉐 차주가 거주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국 딸은 포르쉐를 타고 다녔다'는 주장이 나왔고 조씨가 이를 전면부인한 가운데, 이 주장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위치한 양산신도시의 지역 분위기가 반영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삽시간에 '많이 본 기사' 등극, 이후 삭제... <매경> "오해의 소지 있어 삭제"
 
 '매일경제'가 지난 21일 '조국 딸 오피스텔...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 기사는 22일 자정께 삭제됐다. 왼쪽은 네이버 뉴스에서 확인한 '매일경제' 보도. 오른쪽은 삭제된 현재 상태.
 "매일경제"가 지난 21일 "조국 딸 오피스텔...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 기사는 21일 자정께 삭제됐다. 왼쪽은 네이버 뉴스에서 확인한 "매일경제" 보도. 오른쪽은 삭제된 현재 상태.
ⓒ 네이버 갈무리/조재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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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는 이 오피스텔의 거주자 전용 주차장에 갔는데 "총 12면의 공간에 10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이중 2대가 포르쉐 차량이었다"라며 "포르쉐 외에도 벤츠도 SUV와 승용차 2대가 보였다"라고 부연했다.

'조국 후보자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주장은 지난 11일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출연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방송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소셜미디어상에 퍼지다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인용하면서 언론 기사화되기도 했다(관련 기사 : 국회의원도 말한 "조국 딸 포르쉐"가 '벤츠'로 바뀐 이유, http://omn.kr/1kifb).

이런 '조국 후보자 딸 포르쉐 소문'을 <매일경제> 기자가 직접 확인하고자 취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총 94세대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의 거주자 주차장에서 12면의 주차공간을 확인한 결과 포르쉐 2대를 봤다고 기사를 썼다. 차주가 누구인지, 실제 거주자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월세도 다른 곳보다 10만원 높아" 등 오피스텔 인근 공인중개사의 말도 인용해놨다.

이 <매일경제> 기사는 단시간 내에 네이버 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권에 올랐다. 기사에는 1700개 이상의 반응(좋아요 등)과 8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 기사는 21일 자정께 삭제됐다. <매일경제> 인터넷판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 등 포털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 관계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사 제목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기사를 삭제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제목을 수정할 수 있고, 수정한 기사를 다시 포털에 보낼 수도 있다. 이번 사례처럼 기사 전체를 통으로 삭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국 후보자 의혹 제기, 이목 끄는 데만 치중"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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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 딸 오피스텔 가보니' 기사가 보도된 뒤 일각에서는 '과도한 취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주차장에 포르쉐가 주차돼 있는데 어쩌란 말인가"라면서 조국 후보자의 딸과 포르쉐 차량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남의 집 앞에는 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인권침해, 일단 지르고 보기 등의 행태가 있다는 지적은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있어왔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지난 20일 조국 후보자 동생의 위장이혼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보자 부친의 묘소 사진을 찍어 개인 페이스북에 올려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21일엔 조국 후보자 딸의 자기소개서가 온라인 보고서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왜 이럴까.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링팀장은 '과열 양상에 따른 관심 끌기'로 규정했다. 이 팀장은 "조국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언론사들끼리 혹은 기자들끼리 경쟁이 붙고 있다"라며 "별 내용이 없더라도 이목을 끄는 기사를 써보자는 경향이 심해졌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매일경제>가 후보자 딸 오피스텔을 찾아갔다는 기사를 삭제한 건 내부에서 문제를 인정해 삭제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문제 있는 보도"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언론의 '조국 후보자 검증' 기사 중에 정당한 의혹 제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내용을 담보하지 않은 채 이목 끄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 <매일경제> 기사 삭제 건은 이런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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