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관찰 예능은 이른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탐구를 통해 요즘 사람들의 여가 및 문화 즐기기를 앞다퉈 살펴보고 있다. 취미 배우기에 큰 비중을 뒀던 화요일 오후 예능 <취존생활>에 이어 지난 3일부터 신설된 <혼족어플>에선 1인 가구가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영상에 담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이미 수년째 다루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후발 주자 프로그램의 숙명인 '카피캣' 혹은 '따라하기'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자연스레 등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혼족어플>의 MC는 불과 몇 달전까지 <나 혼자 산다>의 주축 멤버였던 전현무가 담당하고 있다.

각종 생활 정보 제공에 큰 비중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 JTBC

 
<혼족어플>의 1-2회에선 나 혼자 캠핑을 떠난 민경훈, 제주도 한달 살기에 도전한 가수 제아(브라운아이드걸스), 공포 체험에 나선 배우 강한나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 조절을 잘못해서 전투식량 제조에 실패하고 서울과는 전혀 다른 교통 여건에 버스 타기도 쉽지 않은 등 <혼족어플> 속 MC 전현무는 각 연예인들의 여가 생활을 찍은 영상을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의견을 말하는 것 외에 미리 준비한 각종 정보를 초스피드로 읽는 나레이터 역할을 겸한다. '소셜 네트워크 관찰 차트쇼'라고 프로그램 속 설명을 붙인 것처럼 <혼족어플>에선 정보 제공의 비중이 제법 큰 편이다.  

프로그램의 앞부분부터 장시간에 걸쳐 전현무는 초스피드로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어 다양한 생활 속 정보를 소개한다. 셀프 세차의 종류 및 요령부터 생필품 구매 요령, 사상의학 뿐만 아니라 SNS 상 각종 화제거리를 수시로 소개하는 등 기존 관찰 예능과의 차별성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연예인들의 관찰 영상에서도 자막 등을 통해 여러가지 생활 속 요령을 알려주는 식으로 실리 위주 젊은 1인 가구의 성격을 프로그램에도 담아내고 있다. 

프로그램의 독자성은 여전히 미흡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 JTBC

 
나름 관찰 예능, 특히 <나 혼자 산다>와는 다른 점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혼족어플>은 여전히 기존 예능의 향기를 강하게 내뿜는다. '속사포식 멘트'로 원고를 읽는 전현무는 그가 출연 중인 XtvN <프리한 19> 속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잡다한 상식부터 다양한 화제거리를 순위 형식으로 소개하던 이 프로그램에서의 역할과 제법 닮은 꼴이다.  

도로 위 혹은 세차장에서 각종 멘트를 날리는 전현무의 비중이 연예인들의 관찰 영상보다 크다는 점 외엔 여전히 <나 혼자 산다>의 그림자를 지우기 어렵다는 점도 <혼족어플>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캠핑부터 제주도 속 각종 즐길거리 체험 등 이미 익숙한 형식의 내용들이 나열되다 보니 마치 방송사만 다른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같은 기운을 내뿜는다. 

신작 예능의 안착... 시청자 공감 이끌기가 최우선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JTBC < 혼족어플 >의 한 장면 ⓒ JTBC

 
단조로운 형식을 탈피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마스코트 역할을 담당할 반려견을 함께 출연시키고 원고를 읽는 도중 실수를 하면 전현무에게 물총을 쏘는 벌칙 등을 가미하면서 살짝 변주를 도모한다. <혼족어플> 첫회에선 전현무를 태운 차량을 한나절 동안 상암 일대를 쳇바퀴 돌듯 이끌고 방송을 진행하는 특이한 방식도 등장했지만 이런 장치들로만 큰 재미 유발를 채우기엔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높기만하다. 

<혼족어플>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토요일 저녁 인기 예능으로 안착을 하기 위해선, 당연한 소리지만 시청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앞서 <취존생활>이 취미 도전을 예능으로 채택하는 시도 자체는 신선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조용히 종영한 것도 이런 부분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다소 작위적인 구성이 강조되면 보는 이들에게 채널 고정의 당위성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시청자 입장에서 "나도 해보고 싶다"가 아닌, "굳이 왜?"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면 이 프로그램의 앞길은 제법 험난할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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