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MBC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 MBC 기자회가 성명을 내고 규탄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로,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위안부 성노예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이다"는 주장을 해왔다. 또, 최근 발간한 책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일 정서를 폄하한 바 있다.
 
MBC <스트레이트> 팀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반일 감정이 고조된 국민 정서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영훈 교수의 견해를 듣기 위해 전화, 문자 등을 통해 취재를 요청했으나 어떠한 답도 들을 수 없었고, 지난 4일 이 교수의 자택 앞에서 그를 만났다.
 
취재진과 만난 이 교수는 질문하는 기자에게 고함을 지르며 녹음 장비를 내리쳤고, 취재기자의 얼굴을 손으로 내려쳤다. MBC는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을 7일 자사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개했다.
 
MBC에 따르면 이 교수가 운영하는 '이승만 학당' 등 보수 단체는 이 취재가 강압 취재였다며 MBC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이 교수는 5일 자신을 인터뷰한 장면을 방송하지 말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기자의 기습적인 인터뷰 시도가 자신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또, 4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몇 차례 거절하고 경고했음에도 계속 따라붙으며 인터뷰를 강요한 것도 폭력이고 인격권 침해 아닌가. 내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기자회는 7일 "이영훈 교수의 취재진 폭행과 언론 자유를 방해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MBC 기자회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만나러 간 기자를 폭행하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언론사 앞에서 위세를 과시하는 일련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언론 자유에 대한 폭력 행사"라고 규정하며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영훈 교수가 취재진 폭행을 '정당방위'라고 주장한 <월간조선> 인터뷰에 대해서는 "한 발자국 떨어져 마이크만 들고 질문을 던지는 취재기자에게 도대체 어떠한 신체적 위협을 느껴 '정당방위'로 사람을 때렸다는 것인가.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MBC 기자회는 "우리는 이번 사태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끝까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실을 추구하는 정당한 취재 활동을 결코 폭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방송기자연합회도 8일 성명을 내고 "이영훈 명예교수의 폭언과 폭행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면서 "전국 59개 방송사 2700명 기자들의 단체인 방송기자연합회는 이씨의 폭행과 친일행각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또, 수사기관에는 "이영훈씨의 폭행 혐의를 엄정히 수사할 것"을, 서울대학교에는 "매국적 연구와 폭력을 일삼는 이영훈씨의 명예교수직을 당장 해촉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