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와 NPB 그리고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파이널 보스 오승환이 거취를 확정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6일 오승환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아직 FA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년 계약은 불가하며, 일단 2019년 잔여 시즌은 계약금 없이 연봉 6억 원에 계약하기로 했다. 삼성 측은 오승환이 후반기 잔여 시즌 계약을 맺었으며 오승환의 팔꿈치 수술 및 재활을 돕겠음을 발표했다.

다만 연봉 6억 원은 모두 지급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선수가 경기 출전을 위해 훈련하다가 부상을 입으면 관련된 치료는 구단에서 책임지며 연봉을 모두 지급한다. 그러나 오승환은 징계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봉 6억 원을 모두 받지는 못한다.

커리어 도합 399세이브, 한국인 역대 세이브 1위

1982년 7월 15일 생의 오승환은 전라북도 정읍 출신이나 어려서 서울로 이사했고,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마쳤다. 단국대 시절 2005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1라운드(전체 5순위) 픽으로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전천후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를 기록했다.

2005년 신인상을 차지한 오승환은 2006년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출전하여 일본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세계 무대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삼성에서는 풀 타임 마무리로 활동한 첫 시즌에 47세이브를 올리며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수립했다.

2007년에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오승환은 2008년에도 39세이브를 기록했지만 그동안 무리한 탓에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단국대 시절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하 토미 존 서저리)을 한 차례 받았던 오승환은 2009년엔 어깨 인대 파열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오승환은 2010년에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차례 받았다. 이후 건강을 되찾은 그는 2011년 자신의 타이 기록인 47세이브를 기록함과 동시에 0점 대 평균 자책점(0.63)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오승환의 부활과 함께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277세이브 기록을 달성한 오승환은 이 부문에서 2019년 8월 6일까지 역대 1위를 지키고 있다(2위 손승락 267세이브, 3위 임창용 258세이브).

2013년 류현진(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오승환의 해외 진출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오승환도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 2014년에 외국인 투수 첫 시즌 최다 세이브(39세이브)에 1.76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미일 세이브 모두 기록, 역대 최초

2015년, 오승환은 다소 아쉽게 시즌을 끝냈다. 센트럴리그 2년 연속 구원왕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금 일찍 끝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임창용, 안지만(이상 은퇴), 윤성환 등과 함께 원정 도박 혐의를 받으며 한신과의 관계도 좋지 않게 마무리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오승환은 계약 첫 해에 기존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부상 여파로 부진한 틈을 타 주전 마무리투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오승환은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 자책점 1.92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파이널 보스라는 별명이 크게 조명 받았다.

이후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기복을 보였다. 2017년 부진하며 마무리투수 역할을 다시 내준 오승환은 이후 메이저리그 FA 자격을 획득했다. 다소 계약이 늦어지긴 했으나 201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년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8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한 오승환은 블루제이스와 로키스 두 팀에서 도합 6승 3패 21홀드 3세이브 평균 자책점 2.63으로 활약했다. 오승환의 활약으로 로키스는 2018년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1위(타이브레이커 리그 1위 결정전에서 다저스에게 패배) 자격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블루제이스와 로키스 두 팀에서 70경기 출전에 성공하면서 오승환은 2019년 베스팅 옵션이 실행됐다. 그러나 시즌 개막부터 오승환은 급격히 부진했고, 결국 21경기 3승 1패 3홀드 평균 자책점 9.33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5월 이후 등판이 없었던 오승환은 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그에 대한 소식은 어느 사이에 잠잠해졌고, 7월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음이 알려졌다. 토미 존 서저리처럼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올 시즌은 뛸 수 없게 됐다.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던 탓에 오승환은 7월 말 로키스에서 양도 지명(Designed for Assignment) 선수로 공시됐다. 다른 29팀에서 클레임을 걸지 않아 오승환은 방출되어 메이저리그 FA 신분이 되었고, 삼성과 입단 협상을 추진했다.

이와세의 405세이브 기록 도전, 올해는 불가능

아시아 선수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은 이와세 히토키의 405세이브다.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하다 은퇴한 이와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에게 결승 홈런을 헌납했던 투수로 잘 알려져 있다.

오승환은 삼성에 복귀하여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면서 여러 가지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커리어 통합 400세이브가 단 1개 남아있다. 이와세의 405세이브도 몇 경기 안에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해 이 기록들을 달성할 수 없다. 팔꿈치 부상 소식이 알려진 지 꽤 되었지만, 오승환은 아직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단국대 시절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고, 2010년에도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차례 받은 적이 있어서 이번이 팔꿈치와 관련한 3번째 수술이다.

아직 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며 재활 기간만 산정해도 올해 안 복귀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뼛조각 제거 수술은 토미 존 서저리에 비하면 간단하지만 이미 30대 후반인 그가 두 달 안에 재활을 마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8월 4일 경기까지 리그 7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단 이 때를 기준으로 5위 kt 위즈, 6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5경기가 벌어져 있다.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상태이며, 이로 인해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 김한수 감독의 거취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이제 시작된 72경기 징계, 충실한 이행 자세 보여야

무엇보다 오승환은 2015년 원정 도박에 연루되어 임창용과 함께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삼성 소속이었던 임창용은 이후 고향 팀 KIA 타이거즈가 영입했으며, 2016년에 징계를 이행한 뒤 2018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윤성환은 당시 관련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여 사법처리 보류 판정을 받은 상태다. 안지만은 이후 다른 혐의가 겹치며 유기실격 징계를 받았으며, 이 징계는 해제되었으나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하여 현재 인터넷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단 8월 6일에 오승환이 삼성과 계약했음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오승환에 대한 징계는 계약 시점부터 발효된다. 2019년 시즌 삼성이 8월 6일부터 42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오승환은 2019년 42경기와 2020년 30경기를 뛸 수 없다. 징계 카운트와 별개로 포스트 시즌 출전 역시 금지되며 2020년 시범경기 역시 출전할 수 없다.

오승환은 8월 10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가 열리는 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방문하여 팬들에게 복귀 인사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오승환은 징계를 받고 있는 선수다. 징계를 이행하는 기간 도중에 경기장을 방문한 사례부터가 이례적이며, 반 년 이상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서 팬들에게 복귀 인사만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다.

구단은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다시 입게 돼 기쁘고 반갑게 맞아준 구단에 감사하며, 재활에 집중해 내년 좋은 활약을 보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오승환의 복귀 인사 속에는 징계와 관련된 사과의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

임창용은 징계를 이행하는 동안 봉사활동 등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하는 자세를 충분히 보였다. 물론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로 인한 재활이 필요하겠으나 재활을 하는 동안 봉사활동 등 나름의 방법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승환이 보다 성숙한 자세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삼성라이온즈 오승환삼성복귀 오승환징계이행 오승환팔꿈치수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