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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섬한강공원에 있는 '서울생각마루'의 외관.
 뚝섬한강공원에 있는 "서울생각마루"의 외관.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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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와 서울생각마루를 연결하는 통로
 서울지하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와 서울생각마루를 연결하는 통로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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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내려 가다보면 기이한 형상의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아직까지는 '자벌레'라는 애칭이 더 익숙한 서울생각마루(www.j-bug.co.kr)다.

2009년 처음 문을 연 이래 갤러리와 레스토랑, 카페, 전망대가 합쳐진 '전망문화콤플렉스'로 명명된 이곳은 5월 3일 리모델링한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1600여 권의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장서들을 갖췄고 여기저기서 편한 자세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도서관법에 규정된 도서관은 아니라고 한다. 도서관과 이곳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서 관리를 전문적으로 맡는 사서가 없다는 점이다.

뉴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책 읽는 사람의 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늘고 있다. 서울 도심의 가장 큰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400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독서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 2015년 10월 21일이고, 서울생각마루에서 지하철 네 정거장 거리에는 '중고서적 백화점' 서울책보고가 3월 27일 문을 열었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을 온라인으로 내려받아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읽는 시대가 열린 지도 10년이 넘었다.

서울생각마루는 한강변에 위치한 문화쉼터 또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강변에 책 읽기 좋은 공간을 마련했지만, 타인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소모임 등 여러 가지 활동을 권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삼삼오오 테이블에 모여 뜨개질을 하거나 창문에 내비치는 청담대교를 바라보며 아무 행동 없이 사색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약간 과장을 보태서 창가에 앉은 사람들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매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멍 때리기 대회'의 실내 버전 같은 광경이 연출된다.
 
 서울생각마루 1층에는 '천만시민의 책장' 코너가 있다.
 서울생각마루 1층에는 "천만시민의 책장" 코너가 있다.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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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책들이 구비된 1, 2층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곳곳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를 충전할 수 있는 전원 포트가 있고, 속도가 크게 느리지 않은 무료 인터넷도 쓸 수 있어서 책 없이도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굳이 구분하자면,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카페와 신발을 벗고 올라앉을 수 있는 층층마루가 들어선 1층보다는 2층이 조금 더 조용하다. 
 
 서울생각마루 1층 ‘천만 시민의 책장’에 비치된 책에는 시민들이 읽은 책을 추천하는 사유가 적혀있다.
 서울생각마루 1층 ‘천만 시민의 책장’에 비치된 책에는 시민들이 읽은 책을 추천하는 사유가 적혀있다.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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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시민 추천을 받은 책들로 꾸며진 '천만 시민의 책장'이 있다. 책날개마다 시민들이 해당 책의 추천 사유를 담은 글귀들을 정성스럽게 비닐코팅한 흔적이 인상적이다. 차분한 분위기의 2층에서는 다양한 판형으로 만들어진 '독립출판물'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머리 식히러 한강에 오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여행, 취미, 개인사 등을 담은 책들이 많다.

책 애호가 입장에서 탐낼 만한 베스트셀러 등도 꽤 있지만 아직까지 재고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매주 유실되는 책이 10권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생각마루에 비치된 책에 붙은 문구. 도난 방지를 감시하는 사람은 따로 없지만, 책 유실률이 특별히 높지는 않다고 한다.
 서울생각마루에 비치된 책에 붙은 문구. 도난 방지를 감시하는 사람은 따로 없지만, 책 유실률이 특별히 높지는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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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명 정도가 쓸 수 있는 3층의 상상마루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공유 오피스'의 느낌을 준다. 창작 활동을 하는 프리랜서나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창업자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서울생각마루 3층 상상마루에 마련된 1인실 '큐브'
 서울생각마루 3층 상상마루에 마련된 1인실 "큐브"
ⓒ 서울생각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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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대여료가 저렴한 편(2인실 10만원, 큐브 형태 1인실 5만원, 자유석 4만원)이어서 매달 1일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yeyak.seoul.go.kr)를 통해 자리를 맡으려고 하면 하루이틀 내에 바로 마감되곤 한다.

서울생각마루에는 평일 1200명, 주말에는 그 2배 가량의 사람들이 찾는다(출입구 개수기 기준).

10년 전부터 '자벌레'의 활용도를 고민해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서울생각마루가 서울과 한강을 대표하는 명소가 되길 기대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동안 기자는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곳은 나만 알아야 하는데... 이렇게 멋진 쉼터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게 나의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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