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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8.1
▲ 각자의 자리로 향하는 한일 외교장관 (방콕=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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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2일 각의(국무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전망이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이날 각의를 열고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27개국의 백색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이 이날 오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재를 시도할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는 미국의 중재에 응하지 않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각의 결정을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미국의 우려와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법령 개정안의 각의 결정을 강행할 경우 한국 정부 역시 맞대응이 불가피해 한일 관계는 최악의 파국으로 치달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한일 간 경제와 통상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 등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동북아 안보 지형이 크게 흔들리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이날 각의 일정 자체가 미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날 각의가 오전 9시께 열려 오전 10시를 전후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마감된 의견 공모에는 4만건 이상이 접수됐으며 대부분 찬성 의견으로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통상적으로 일본 정부의 의견공모에 응하는 건수가 극히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것으로, 일본 우익 등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공모 참여 움직임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백색국가 제외 방침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지난 1일 일본 정부에 보냈고, 한국의 5개 경제단체는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경제산업성에 제출했으며 주일한국기업연합회도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미국이 한일 양국에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미일 언론의 보도도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도 강 장관의 규제 철회 요구에 대해 고노 외상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안보를 목적으로 한 정당한 조치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해 평행선을 그렸다.

특히 강 장관은 고노 외상과 회담한 후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이날 각의를 통과하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서한 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공포하는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시행 시점은 이달 하순으로 전망된다.

한국,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앞서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한국에 대한 잇따른 규제강화 조치로 글로벌 산업 사슬에 타격을 입히고 결국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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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화이트리스트, #무역보복, #백색국가, #아베 신조, #수출무역관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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