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면 루브르 박물관이 유명하고 이집트에는 피라미드가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케이팝(K-POP)이 있다. 최근 케이팝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큰 인기를 얻자 공연을 직접 보러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30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상암 SBS에서는 가요프로그램 <더쇼> 생방송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는 펜타곤, 크나큰, CIX, 공원소녀, 네이처, 플래쉬, VAV, 노라조, DONGKIZ, 리미트리스, 제이닉, 소리, 1TEAM, 세러데이, 애런(ARRAN)의 무대가 공개됐다.
  
 SBS <더쇼> 촬영 현장

SBS <더쇼> 촬영 현장 ⓒ 정교진

  
 SBS <더쇼> 촬영 현장

SBS <더쇼> 촬영 현장 ⓒ 정교진

 
"We can't stand about taking photos, If you do, you should get out of here(여기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하실 경우, 나가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6시가 되기 5분 전, 한 스텝이 방청객 쪽을 향해 다가오더니 큰 목소리로 외쳤다. 방청 중에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가요프로그램의 생방송 방청은 더 이상 한국 청소년들만의 문화가 아니었다. 이날 현장에 모습을 보인 방청객들의 국적은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케이팝을 즐기기 위해서 이곳에 모였다. 케이팝이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된 듯 해외 관광지에서만 보던 진풍경이 SBS MTV <더쇼> 생방송 촬영 현장에서 펼쳐졌다. 심지어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띈다.
 
팬들을 위한 최고의 무대
  
케이팝을 보기 위해 늘어나는 관광객 만큼이나 가요프로그램 생방송 촬영 현장의 변화도 돋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6개의 사전 녹화 방송이 있었는데, 가수들은 실제 생방송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의 무대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사전녹화는 원활한 방송 시스템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은 무대를 보러온 팬들을 위한 보답이기도 하다.
 
SBS MTV <더쇼> 관계자는 "가수들이 특별한 조명이나 배경을 사용한 스페셜 무대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은 무대 준비 등의 이유로 사전녹화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전녹화임에도 가수들은 직접 무대에 오른다. 이처럼 실제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무대를 보여주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방송을 직접 보러온 팬들이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케이팝을 보러온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Uno(하나), Dos(둘), Tres(셋), Cuatro(넷)."
"내가 좀 예뻐! 아찔한 립스틱! 내가 좀 예뻐! 아찔한 립스틱! 살랑살랑."
"오늘 밤 다 미친 듯이 놀아봐, 오늘 밤만은 옆 사람 눈치 보지 마."

 
동서양이 모인 이곳에서는 다양한 언어가 응원구호도 흘러나왔다. 공연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거대한 함성이 동반한다. 최선을 다하는 가수들의 무대에 보답하듯 누구 하나 질서를 지키지 않고 일어나거나 무대에 방해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7월 마지막 주의 1위를 꼽는 '더쇼초이스 가수'는 CIX가 차지했다. 현장에서 이 소식을 직접 본 외국 팬들은 한글이 적힌 두건과 플랜카드를 흔드는가 하면 팔 또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기뻐했다. 마지막 앙코르 곡이 흘러나오다가 <더쇼> 생방송이 막을 내리자 CIX도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이들은 한동안 무대를 떠나지 못하고 팬들을 향해 말했다.
 
"팬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8월에 다시 만나요, 안녕."
 
"가수들 직접 보니 너무 행복" 한국 여행에 케이팝은 필수
  
 SBS <더쇼> 촬영 현장

SBS <더쇼> 촬영 현장 ⓒ 정교진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방청 등록을 했다는 김마리아씨. 그는 한국에서 가이드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10명의 카자흐스탄 관광객을 데리고 왔다. 그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케이팝의 인기가 날로 커져간다"면서 "이를 보기 직접 보러오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가 제일 인기가 많냐고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최고"라고 답했다.
 
2주 전에 한국에 온 폴란드 소녀 Katarzyna는 오늘 무대가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도 전부터 관광 웹사이트를 통해 케이팝 가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는 "가요 프로그램을 방청하는 방법들은 다양한데 채널마다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면서 "<더쇼>의 방청의 경우 그 절차가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녹화 때 올라온 가수들의 공연이 다소 짧았다는 점.
 
중국 국적의 Liping Xiao와 Wang peng은 한국을 여행하는 이유의 반은 케이팝, 나머지 반이 음식과 한국 관광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의 여행 관련 앱을 통해서 방청권을 예약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선 이런 생방송 현장은 놓칠 수 없는 관광거리다. 그는 "오늘 무대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면서 "다음에는 더 가까운 자리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SBS <더쇼> 촬영 현장

SBS <더쇼> 촬영 현장 ⓒ 정교진

 
네덜란드에서 온 Eva van Zanten과 그의 친구인 4명 소녀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따로 있진 않지만 케이팝이라는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더쇼> 방청을 통해 각각 CIX, 펜타곤, VAV의 팬이 되었다면서 이 계기로 가수들을 계속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Eva van Zanten는 "TV 속에서만 보던 케이팝 가수들을 직접 봐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곧 한국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쇼 SBS더쇼 한류 K-POP C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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