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단장의 부임 이후 트레이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LG 트윈스가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7월 28일 밤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투수 송은범을 데려오면서 그 대가로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을 한화로 보냈다.

일단 두 팀의 입장에서는 서로가 나름 만족스러운 트레이드가 됐다. 신정락은 천안 북일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로 한화의 연고지인 충청남도 지역 출신이면서 한화가 원하던 구원투수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송은범은 SK 와이번스 출신으로 선발과 구원 모두 경험했고, 포스트 시즌까지 경험했던 베테랑이다. LG가 송은범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바로 큰 경기에 필요한 베테랑의 관록이었다. 투수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역할이든 맡을 수 있는 송은범이 맞는 역할을 찾을 예정이다.
 
 LG 트윈스로 이적한 우완 불펜 송은범

LG 트윈스로 이적한 우완 불펜 송은범 ⓒ 연합뉴스

 
사이드암 신정락, 중요한 역할 바라는 한화

1987년 5월 13일 출생으로 충청남도 천안 출신의 신정락은 사실 북일고등학교 시절까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이후 신정락은 고려대학교에 진학하여 3학년 시절이던 2008년 대학야구 리그에서 30.1이닝 연속 무실점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9년 4학년 시절까지 신정락은 대학리그 정규 경기에서 피홈런을 허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였다. 다만 2009년 고연전에서 나성용(나성범의 형, 경찰청 코치)에게 한 차례 홈런을 허용한 적은 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신정락은 2010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에 지명됐다. 당시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지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투수가 희귀했고, 사이드암으로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지던 신정락은 큰 관심을 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LG에 입단한 이후 부진과 부상이 반복되며 한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3년 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활약했지만 2014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에 뛰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복귀, 당시 최하위에서 시즌 마지막 날 극적으로 4위가 된 LG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신정락은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하여 수훈 선수가 되기도 했다.

2015년과 2016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신정락은 2017년 LG의 팀 상황으로 인해 구원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구위는 괜찮은 편이었으나 한 경기에서 3번의 폭투를 기록할 정도로 기복이 심하여 이후 확실한 역할을 정하지 못했다.

2019년에도 어느 정도 등판을 했지만 신정락은 추격조에서도 그다지 믿음을 주지 못했다. 투수코치 시절 신정락을 선발로 전환시켜 나름 좋은 효과를 봤던 차명석 단장은 정우영이 어깨 염증으로 이탈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메울 구원투수를 필요로 했고, 신정락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게 됐다.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 송은범, LG에 합류

1984년 3월 17일 출생으로 인천 출신의 송은범은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3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지명 시점부터 빠른 공의 구속이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투수였으며 SK의 지명을 받게 된 것이다.

송은범은 당시 계약금 4억원에 연봉 2천만 원으로 SK 당시 최고액의 계약금을 받았다. 이후 기록을 경신한 선수가 2007 드래프트의 김광현으로, 김광현은 5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을 정도로 송은범은 큰 기대를 받았다.

이후 2007년 김성근 전 감독의 부임 이후 송은범은 당시 코치였던 최일언으로부터 커브를 전수받았다. 이후 궤도에 오른 송은범은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 SK가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2009년은 우승은 실패했지만 송은범의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즌이었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고, 포스트 시즌에서는 한국 시리즈 6차전 선발로 등판하여 5이닝 무실점으로 공헌하며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가는 역할을 해냈다. 시즌 막판 김광현이 손목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송은범이 없었다면 SK의 한국 시리즈는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었다.

2010년 송은범은 선발로 부진했으나 불펜 전환 이후 32이닝 2승 4홀드 8세이브 평균 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한국 시리즈에서도 4경기 모두 등판하여 4.1이닝 1실점으로 2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2011년에는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하기도 했다. 다만 후반기에 다시 불펜으로 전환했다가 포스트 시즌에서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한국 시리즈 3차전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것을 포함하여 포스트 시즌 3경기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1.06으로 활약했지만 SK는 준우승에 그쳤다.

2013년 5월 송은범은 신승현과 함께 SK를 떠나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상대는 외야수 김상현(전 저니맨 외인구단 선수 겸 감독)과 왼손 구원투수 진해수였다. 이후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 송은범은 한화로 이적, 김성근 전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그러나 그 동안의 혹사 후유증으로 송은범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평균 자책점이 6점을 넘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특히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3년은 평균 자책점이 7점이 넘었을 정도였다.

2018년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한 송은범은 68경기에 등판, 79.1이닝 7승 4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2.50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2017년 부상으로 긴 시간 1군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에 FA 재자격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고, 그 동안의 부진으로 인해 2019년 연봉 삭감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7월 28일 대구에서 원정 경기를 마친 송은범은 수원으로 이동하는 한화 동료들과 작별한 뒤 대전으로 가 짐을 챙긴 뒤 서울로 향했다. 송은범은 30일에 바로 LG 1군에 합류할 예정이며 LG의 필승조로 활약할 예정이다. 송은범에게 커브를 전수해줬던 최일언 코치가 현재 LG의 투수코치로 있기 때문에 송은범은 옛 스승과 재회하게 됐다.

베테랑 투수 모인 LG, 포스트 시즌 승부수 던지나

이번 해가 LG에서의 첫 시즌인 차명석 단장은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해설을 하던 도중 단장 임명 소식을 들었다. LG의 단장으로 부임한 뒤 스토브리그부터 심수창, 장원삼 등의 베테랑 투수들을 모으더니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는 송은범까지 영입했다.

보통 리빌딩을 한다면 베테랑 선수들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다시 꾸리는 편이다. 그러나 LG는 전체적으로 젊은 투수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의 구심점을 잡아줄 베테랑 투수가 부족했다.

2018년 시즌까지 LG의 투수들 중 가장 큰 형은 봉중근(1980년생)이었다. 그러나 봉중근은 2017년 어깨 수술을 받는 바람에 FA 계약 2년 동안 1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2018년에 은퇴했다. 2018년까지 봉중근 다음으로 큰 형이었던 류제국(1983년생)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는 바람에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2019년에야 복귀했다.

이에 차 단장은 심수창(1981년생)과 장원삼(1983년생) 등을 영입하며 젊은 투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베테랑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심수창의 역할은 전천후를 오가며 젊은 투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상황(4경기 1승 5.59)이고 장원삼이 선발로서 가치를 잃어버린 시점(8경기 2패 7.98)이다.

두 선수 모두 1군에 있었던 날짜보다 말소된 날짜가 더 많다(심수창 28일 등록, 장원삼 45일 등록). 심수창이나 장원삼보다 아직은 팀에 기여도가 많은 편인 송은범으로서는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베테랑들로부터 그 짐을 나눠들어야 하는 중책이 맡겨진 셈이다.
 
 LG 트윈스로 이적한 송은범

LG 트윈스로 이적한 송은범 ⓒ 연합뉴스

 
송은범은 이번 시즌 한화에서 37경기 3패 4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5.14를 기록했다. 젊은 투수 정우영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입장에서 LG는 최일언 코치의 지도로 송은범이 투심 패스트볼의 각도를 조절하여 작년에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지만 심수창과 장원삼은 베테랑들의 관록이 중요한 포스트 시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류제국도 기나긴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왔지만 7월들어 다시 이탈한 상황이다. 필승조에 합류한 송은범까지 LG의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4명의 베테랑 투수들이 올해 후반기 어떠한 활약을 보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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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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