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동안의 휴식이 끝났다. 7월 26일부터 KBO리그는 2019년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각 팀별로 적게는 46경기, 많게는 50경기 정도가 남았으며 기상 악화로 인한 잔여 경기 일정과 포스트 시즌 일정은 8월 이후에 편성된다.

이번 후반기에 주목할 요소들 중에서 아무래도 가장 크게 볼 요소는 순위권이다. 1위부터 4위까지의 상위권은 최종 순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자리잡고 있는 4팀이 순위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는 아직 알 수 없으며, 하위권 4팀의 최종 순위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의 모습이다. 올 겨울에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제 2회 프리미어12가 열린다. 3조 12개국이 참가하며 그 중 C조 경기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두 굳혀가는 SK, 2~4위도 안정권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드림팀 로맥이 타격하고 있다. 2019.7.21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드림팀 로맥이 타격하고 있다. 2019.7.21 ⓒ 연합뉴스

 
2018년에 정규 시즌을 2위로 마무리한 뒤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는 올해는 2010년 이후 9년 만에 통합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SK가 우승했던 4번의 시즌(2007, 2008, 2010, 2018) 중 이전의 3번은 모두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성적이었다.

일단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다. 전반기까지 10팀 중에서 유일하게 SK가 60승을 넘겼으며, 96경기 64승 1무 31패로 승률에서도 0.674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가 6경기 반인데, SK가 후반기에 큰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상 선두를 지키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승차가 벌어져있긴 하지만 2위 키움과 3위 두산 베어스는 아직 추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5년 우승(정규 시즌 3위) 이후 2016년 1위, 2017년 2위, 2018년 1위의 정규 시즌 승률을 기록했던 두산은 올해도 여전히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전반기 막판 연패로 인해 3위로 내려갔지만, 97경기 57승 40패(0.588)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는 문제는 없어 보인다. 두산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 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한 적도 있는 팀인 만큼 계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키움 역시 올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상승세로 두산을 밀어내고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59승 39패 0.602).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도 올해는 작년과 다른 모양새다. LG는 전반기 95경기를 52승 1무 42패(0.553)로 마무리했고,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4경기 반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은 이르지만 페이스 유지만 성공한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은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위까지 내려온 NC, kt는 급격한 상승세

2018년 처음으로 최하위로 내려앉았던 NC는 FA 시장에서 모창민과의 재계약(3년 20억원)을 마친 뒤 FA 최대어였던 양의지(4년 125억 원)를 영입했다. 홈 경기장도 창원 NC 파크의 완공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팀을 새롭게 정비했다.

5월까지 3위에 올랐던 NC는 그러나 6월에 8승 16패(0.333)로 급격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때 5할 승률까지 무너지며 중상위권 자리를 사수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7월 중순까지 일단 8승 1무 5패로 분전하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47승 1무 46패).

NC는 7월에 들어와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투수 에디 버틀러와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둘 다 웨이버 공시하면서 올 시즌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한 번에 소진했다. 새로운 투수로는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좌)을, 새로운 타자로는 제이크 스몰린스키(외야수)를 영입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1~5위권과 6~10위권의 승차가 뚜렷하게 벌어져서 순위 경쟁은 싱겁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탈꼴지에 성공했던 kt 위즈가 5월과 6월 급격하게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 처음으로 2달 연속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kt는 6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9연승을 달렸고 전반기 마지막을 5연승으로 마무리했다. 주력 선수인 강백호가 수비 도중 오른손바닥 근육 파열로 최소 2개월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됐고, 황재균도 손가락 부상으로 6주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되는 상황에서 이뤄낸 상승세다.

놀라운 점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kt가 이 성적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반기 47승 1무 49패(0.490)를 기록, 팀 창단 최초로 5할 시즌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5위 NC와 6위 kt가 자리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kt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10구단 체제 이래 처음으로 수도권 5팀이 모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추격 한계 보이는 하위권

삼성은 전반기를 39승 1무 49패(0.443)로 마무리했다. 10팀 중에서 7위지만, 6위 kt와의 승차만 해도 6경기 반이나 벌어진 상태라서 추격은 하고 있지만 kt를 따라잡긴 힘들어보인다.

삼성의 김한수 감독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로 재계약을 위해서는 최소 포스트 시즌 진출의 성과를 내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6월에 박한이가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은퇴를 선언했고,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는 부진 끝에 웨이버 공시됐다.

삼성은 헤일리 대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 것이 아니라 외야수 맥 윌리엄슨을 영입했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관련 규정에 의하면 팀당 3명을 영입하되, 투수 3명 또는 타자 3명만 불가능하고 그 이외의 구성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구자욱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타자 2명 운영을 결정한 것이다.

다만 한 경기에 2명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맥 맥과이어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에는 외국인 타자 2명 중 1명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 이럴 경우는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출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보유가 3명으로 늘어난 뒤 한 팀에서 타자를 2명으로 운영한 경우로는 kt가 4명을 보유할 수 있었던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적이 있었다.

KIA 타이거즈는 5월 중에 김기태 전 감독이 사퇴하고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100경기를 치르고 있다. 김 전 감독이 사퇴하던 시점에 최하위였던 KIA는 박 대행의 체제에서 일단 최하위를 탈출했다. 7월 13일에는 이범호가 은퇴전을 치르면서 베테랑 1명이 엔트리에서 빠졌다.

KIA의 전반기 성적은 39승 1무 55패(0.415)로 7위 삼성과 반 경기 차이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순위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보이겠지만,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6위 kt와의 승차가 7경기나 벌어졌다. 이들의 순위권을 따라가는 데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서 포스트 시즌 가능성은 높지 않다.

KIA는 팀의 전력을 다시 짜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남은 시간은 포스트 시즌을 위해 무리하는 것보다는 다음 시즌을 위한 선수 운영 등을 구상할 시간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성적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다시 순위가 하락했다. 전반기 35승 59패(0.372)를 기록한 한화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54승 90패 페이스인데, 현 시점에서 큰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모습이다.
 
 롯데 선수들이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두산에게 패하고 나서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7.14

롯데 선수들이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두산에게 패하고 나서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7.14 ⓒ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는 전반기를 34승 2무 58패(0.370)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마쳤다. 전반기 일정이 끝나자마자 양상문 전 감독과 이윤원 전 단장이 동반 사퇴하면서 후반기 남은 50경기는 공필성 대행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일단 코치진 개편과 함께 후반기를 시작하는 만큼 일단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0팀의 현 순위와는 별개로 각 팀 주축 선수들의 개인 성적 관리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이범호가 은퇴하면서 현역 홈런 1위가 된 "홈런공장장" 최정(SK 와이번스)은 1개의 홈런만 더 추가하면 이범호의 기록과 동률이 된다.

또한 각 팀의 주축 선수들 중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어떤 선수들이 선발될지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과 직결되는 만큼 우승했던 지난 첫 대회보다도 그 중요성이 커진 대회다.

다만 2013년과 2017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겪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은 했지만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던 만큼 쉽게 우승을 장담할 순 없다. 남은 정규 시즌 경기와 포스트 시즌 그리고 프리미어12까지 이어질 올해 후반기 야구가 어떤 판도로 흐르게 될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전반기결산 후반기시작 순위권분석 순위판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