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이슈가 되는 이야기는 장신 외국인 공격수가 대거 영입되었다는 것이다. 활약이 저조했던 기존 외국인 선수를 내보내고 큰 키의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여럿 나왔다.
 
시작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데이비드를 내보내고 뒤스부르크에서 활약하던 독일-러시아 이중국적의 스타니슬라프 일류첸코를 영입하며 공격수 자리를 채웠다. 일류첸코는 189cm의 큰 키를 가져 제공권에도 장점이 있지만 득점 감각이 매우 뛰어나 데뷔한 지 4경기 만에 3골을 뽑아내며 포항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승대까지 전북으로 떠난 상황에서 일류첸코의 활약이 더 중요해진 포항이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한 일류첸코 선수의 모습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한 일류첸코 선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 또한 강원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로스 제리치를 데려오며 공격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26골을 기록하며 경남이 리그 준우승을 하는 데 공을 세운 말컹이 중국 허베이로 떠난 후, 박기동-김승준-룩을 영입해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모두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다. 여기에 수비까지 흔들리며 경남은 현재 리그 11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미드필더 이영재와 현금을 제시해 제리치를 영입했고 제리치는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1분 만에 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24골을 넣으며 검증이 된 제리치는 195cm로 장신의 키를 가진 것에 비해 몸이 워낙 유연해 수비진 사이를 빠져나가는 침투 능력이나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위치 선정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경남은 제리치를 활용해 강등권을 탈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경남 FC로 이적한 제리치

경남 FC로 이적한 제리치 ⓒ 한국프로축구연맹

 
꼴찌를 기록 중인 인천도 나이지리아 국적의 195cm 키를 가진 케힌데를 영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기존 공격수 무고사와 함께 전방에서 파괴력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찌아구를 내보내고 194cm의 오사구오나를 영입하며 최근 활력을 찾은 공격진에 힘을 실어줬다. 엄청난 피지컬을 소유한 선수들이기에 상대 수비에게 위압감을 줄 것이라 생각이 되고 각각 인천과 제주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장신 외국인 공격수들이 많이 영입되면서, 그들을 보유한 팀들이 큰 키만을 노려 단순 크로스 공격이 반복되어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재미없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시선이 많다. 그러한 경우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들의 합류로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되고 ​단순히 머리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기점으로 하는 공격 방식으로 역습을 하거나, 빠르게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 공격을 할 수도 있다. 큰 키임에도 좋은 주력을 가졌고 공간을 찾는 위치 선정 능력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다채로운 공격이 펼쳐져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팀들이 전력 보강 카드로 장신 외국인 공격수를 택하며 K리그1 후반기는 더 알 수 없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활용해서 경기를 펼칠 팀과 이들을 막아내야 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팀간의 대결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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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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