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이하 한국 시각)을 기점으로 2019년 메이저리그는 정규 시즌 전반기 일정을 모두 끝냈다. 9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선 홈런 더비 이벤트가 열렸고, 10일에는 올스타 게임이 펼쳐졌다. 이로써 중간 이벤트도 모두 마무리됐다.

이틀 동안의 올스타 브레이크를 거친 뒤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정규 시즌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다. 단,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만 12일에 하루 먼저 일찍 후반기를 시작한다.

올해도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5명 모두 한 차례 이상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일부 선수들은 향후 진로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우려되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빛나는 별 류현진, NL 올스타 게임 선발 등판
 
 5일(한국시각)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5일(한국시각)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 AFP/연합뉴스


퀄리파잉 오퍼 수용으로 올 시즌을 안정적으로 준비했던 류현진은 다저스의 간판 왼손 투수였던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으로 개막 로스터에서 이탈하며 개막전 선발 등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전부터 승리를 챙긴 류현진은 시즌 3번째 등판에서 사타구니 통증으로 조기 강판되며 잠시 로테이션을 거르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이후 류현진은 거의 매 경기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등극했다. 특히 5월에는 완봉승을 포함해 6경기 5승 무패에 평균 자책점 0.59를 기록, 1997년 7월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2번째로 이달의 투수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류현진의 전반기 성적은 17경기 109이닝 10승 2패 평균 자책점 1.73이었다. 탈삼진 99개를 잡는 동안 볼넷 10개에 몸맞는 공 1개로 탈삼진/볼넷 비율에서 9.90이라는 효율적인 비율을 보였다. 전반기에 10승에 성공하며 올 시즌 목표로 내걸었던 20승 가능성도 밝다.

다만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지난해 시즌 중반 상당한 시간 자리를 비웠던 원인, 사타구니 내전근이 시즌 초반 잠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이 점은 전담 트레이너인 김용일 코치와 함께 꾸준한 근육 단련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류현진은 6월 29일 쿠어스 필드 원정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는데(3피홈런), 류현진은 전반기에 이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2자책 이하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 그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전반기 피홈런이 10개가 된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듯 전반기에 놀라운 활약을 펼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올스타 게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 팀인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올스타 리그 감독으로서 선수 기용 권한을 갖고 있었다. 로버츠는 류현진을 선발로 기용함과 더불어 커쇼와 워커 뷸러도 모두 기용했다.

류현진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왜 올스타 게임 선발투수가 되었는지 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다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커쇼가 패전투수가 되는 바람에(올스타 게임 통산 2패) 내셔널리그는 승리를 가져가진 못했다. 역시 중간에 등판한 뷸러도 1실점했다.

최지만과 추신수, 살짝 아쉬운 전반기 마무리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도합 메이저리그 61경기에 출전했던 최지만은 올 시즌 전반기에만 70경기를 출전하며 시즌 최다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레이스의 1루수 자원들이 일부 정리되면서 최지만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레이스는 2가지 이상의 수비를 맡을 수 있는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는 중이며, 이로 인해 최지만은 주로 오른손 투수를 상대하는 날 1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날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얀디 디아스나 2루수 브랜든 로우가 1루수로 출전하고 최지만은 대타로 출전한다.

최지만이 아직 플래툰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트리플A에 내야 유망주 네이트 라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입지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최지만은 7월 초 왼쪽 발목 부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Injury List)에 오르며 전반기를 다소 아쉽게 마감했다. 전반기 70경기에서 최지만은 241타수 64안타 9홈런 30볼넷으로 33타점 28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66에 OPS 0.774를 기록했다.
 
'시즌 1호 홈런' 터뜨린 텍사스 추신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오른쪽)가 2019년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3회에 솔로 홈런을 뽑아낸 뒤 3루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추신수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올 시즌 14경기 만에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 '시즌 1호 홈런' 터뜨린 텍사스 추신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오른쪽)가 2019년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3회에 솔로 홈런을 뽑아낸 뒤 3루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추신수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올 시즌 14경기 만에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 AP/연합뉴스


한편 추신수는 개막전부터 플래툰(platoon system) 적용으로 인해 헌터 펜스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통산 1500안타를 넘기고 통산 200홈런까지 돌파했다. 브론슨 아로요를 상대로 4홈런을 쳤으며,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에게도 홈런을 3개나 날린 추신수였다.

추신수는 전반기 84경기에서 319타수 92안타 13홈런 40볼넷으로 36타점 56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0.288에 OPS 0.879였는데, 그 중 출루율이 0.384였다. 전반기 마지막 출전이었던 8일 경기에서도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펼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강정호와 오승환, 향후 입지는?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음주운전 누적으로 인하여 취업 비자 재발급을 거부 받은 적이 있었고, 이 때문에 파이어리츠와의 4년 계약 중 2년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파이어리츠는 기본 계약에 붙어있던 옵션 금액 대신 보장 금액을 줄여 인센티브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어쨌든 강정호는 다시 기회를 얻었으나, 4월까지 타율 0.160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5월에는 아예 안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옆구리 부상으로 IL에 오르며 타율은 0.133까지 떨어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강정호는 크게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 요소가 있다면, 7월에 출전한 7경기 타율이 0.267로 아직까지는 부상 이전보다는 조금 낫다는 사실이다.

전반기에 52경기 153타석에 나선 강정호는 141타수 24안타에 8홈런 10볼넷 20타점 13득점으로 타율 0.170 OPS 0.626에 그쳤다. 시즌 200타석을 채우면 62만 달러의 옵션이 지급되는데, 후반기에 반등하지 못할 경우 200타석을 채울지 장담할 수 없다.

오승환은 올 시즌 4월 14일 경기에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부진 소식을 알렸다. 4월 29일에도 0.2이닝 3실점(1피홈런)으로 패전을 당했고, 5월 13일에도 0.2이닝 4실점(1피홈런)하면서 해외 진출 이래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승환은 5월까지 21경기에 구원 등판해서 3승 1패 3홀드 평균 자책점 9.33을 기록했는데, 6월 이후에는 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IL에 올라 소식이 없다. 현재 재활이 진행 중이지만 언제 복귀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강정호와 오승환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시장에 나와야 한다. 다만 현재의 성적으로는 시장에서의 가치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KBO리그로 복귀하더라도 원 소속 팀(각각 키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에서의 입지도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오승환은 아직 이행하지 않은 징계로 인해 KBO리그 전반기 72경기를 뛸 수 없다.

파란만장한 전반기를 보내며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2년 연속 올스타를 배출했다. 박찬호(2001), 김병현(2002), 추신수(2018) 등은 모두 교체 출전이었지만, 류현진(2019)은 한국인 최초 올스타 게임 선발 출전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내년까지 계약이 보장되어 있는 추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올 시즌 결과에 대한 평가를 시장에서 받아야 한다. 전반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한 한국인 선수들이 후반기에는 또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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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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