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진범>의 포스터

영화 <진범>의 포스터 ⓒ 곰픽쳐스

 
아내가 사망했다. 유력한 용의자는 둘도 없는 자신의 친구. 친구의 아내는 그에게 절대 자신의 남편은 범인이 아니라며 유죄를 받지 않게 도와달라고 한다. 영화 <진범>은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의 심리를 통해 한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진범>은 단편 <독개구리>로 미쟝센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고정욱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배우 송새벽은 아내 잃은 남편 영훈 역을, 유선은 남편의 무죄를 주장하며 애원하는 다연 역을 맡았다.

첫 장면부터 강하다. 범인으로 지목된 자신의 친구 준성(오민석)이 그럴리 없다고 생각한 영훈은 허망하게 끝난 수사를 불신하며 직접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자신의 집을 탐색하던 낯선 남자(장혁진)를 잡아 감금한 채 닦달하는 영훈은 점점 광기가 서려간다. 영화는 일종의 사적 복수 코드에 치정극을 입힌 모양새로 각 캐릭터들이 서로를 믿다가도 불신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리려 했다.
 
 영화 <진범>의 한 장면.

영화 <진범>의 한 장면. ⓒ 곰픽쳐스

 영화 <진범>의 한 장면.

영화 <진범>의 한 장면. ⓒ 곰픽쳐스


영화는 시종일관 감정적 증폭을 제시한다. 치정 사건인 만큼 아무래도 인물들의 몰입도가 강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분노하거나 혹은 진이 빠져버린 캐릭터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다소 피로감을 느끼게 할 여지가 있다. 분명 긴장감은 있다. 시간을 순서대로 배열하지 않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 편집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구성이면서 각 배우들 역시 최대한 감정 폭을 올린 채로 끌고 가기 때문. 

제목대로 영화는 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는 쪽으로 흘러가는데 정작 소재와 이야기 자체가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는 미지수다. 불륜을 저지르는 배우자에 대한 분노, 이성을 잃고 사건을 파헤치다 복수인지 혹은 또 다른 사건의 시작인지 그 경계에서 이야기가 헤매는 모양새다. 

배우들은 주어진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감정적 선이 단순하기에 관객에 따라 감정 과잉과 소진 상태가 어색하게 느낄 수 있다. 참신한 한국형 스릴러를 기대하는 건 다소 무리일까. 내용 구성을 제외하고 아쉽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한 줄 평: 감정 과잉의 지속은 곧 피로감을 낳는다
평점: ★★☆(2.5/5)  

 
영화 <진범> 관련 정보

연출: 고정욱
출연: 송새벽, 유선, 장혁진, 오민석
제공 및 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곰픽쳐스
공동제작: 트러스트스튜디오
러닝타임: 101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9년 7월 10일
 
진범 송새벽 유선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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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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