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라딘> 포스터

영화 <알라딘>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를 곯지 않기 위해 거리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던 좀도둑 알라딘(메나 마수드). 그는 아그라바 왕궁을 몰래 빠져나와 거리를 배회하다 곤경에 처하게 된 자스민(나오미 스콧) 공주를 도운 뒤 함께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신출귀몰한 그의 능력 덕분에 위험으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오게 된다.

자스민 공주를 시녀로 착각하고 있던 알라딘은 그녀를 내심 마음에 두고 있던 터였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느 날 알라딘은 몰래 아그라바 왕궁으로 숨어든 뒤 자스민 공주와 재회하기에 이른다.

좀도둑에 불과한 알라딘의 왕궁 출입을 눈치 챈 권력 서열 2위 자파(마르완 켄자리)는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모종의 계략을 짜낸다. 알라딘에게 '신비한 동굴'에서 마법의 램프를 가져올 것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이를 거부할 수 없었던 알라딘은 램프를 찾기 위해 아부와 함께 장도에 오른다.

영화 <알라딘>은 거리의 좀도둑에 불과했던 알라딘이 우연한 기회에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램프를 얻게 되면서 환상적인 모험을 떠나게 된다는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작품이다.
 
 영화 <알라딘> 스틸 컷

영화 <알라딘>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영화

알라딘이 마법의 램프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신비한 동굴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사방에는 진귀한 보석류로 가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이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자파의 협박에 못 이긴 알라딘은 오로지 램프 찾기에만 몰두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법의 램프가 알라딘의 손에 들어오게 되고, 마침내 단잠을 자던 거인 지니(윌 스미스)도 램프 밖으로 소환된다. 드디어 알라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지니, 마법의 양탄자가 날아다니는 등 그야말로 요란법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그의 활약상이 점쳐질 만큼 극적이면서도 화려한 소환이다.

실사이면서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화려한 비주얼은 눈을 즐겁게 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낯익으면서도 경쾌한 음악은 청각세포를 끊임없이 자극해 온다. 끼와 흥이 넘치는 캐릭터들, 그리고 빈틈없는 이야기 구조까지, 영화는 모든 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각각의 캐릭터들이 갖는 뚜렷한 특징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알라딘은 가벼운 몸동작 덕분에 지형지물을 감쪽같이 넘나드는 놀라운 순발력을 지닌 캐릭터로 설정돼 있다. 지니는 관객들까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넘쳐나는 흥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캐릭터로 그려져 있다. 자파는 잔혹한 속성이 잘 드러나 있는 전형적인 악당 캐릭터이며, 마지막으로 자스민 캐릭터는 기존의 여성 캐릭터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영화 <알라딘> 스틸 컷

영화 <알라딘>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작품은 여성 캐릭터의 쓰임새에 조금 더 신경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의존적이며 예쁘고 조신했던 기존 공주 캐릭터는 온데간데없고, 영화 <알라딘>에서는 훨씬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자아로 똘똘 뭉친 새로운 공주 캐릭터 자스민이 등장한다.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아버지에게 과감히 맞서고, 2인자 자파와의 강제 결혼에 반대하며 발코니 위에서 몸을 내던지면서 "태풍이 날 쓰러뜨리려 해도 일어나. 난 절대 침묵하지 않아"라고 처절히 노래 부르던 자스민으로부터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관객들 역시 이를 통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다.

재미, 작품성, 흥행 요소 두루 갖춰

권선징악의 이야기 구조는 아이들에게 교훈으로 다가올 법한 내용이며, 돈과 권력은 가질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속성 탓에 이에 대한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지니의 일성은 현대인들이 곱씹어볼 만한 지점이다. 결과적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로써 손색이 없다.

영화 <알라딘>은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이래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화제작 <기생충>이 개봉되자 조금 주춤거리는 듯싶었으나 얼마 뒤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역주행을 시작,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한 채 그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들이 <알라딘>의 기세에 눌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형국이다.
 
 영화 <알라딘> 스틸 컷

영화 <알라딘> 스틸 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의 배경으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오감을 만족시키는 볼거리, 들을거리, 이야기 구조뿐 아니라 균형을 갖춘 캐릭터들의 설정 등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덕분이 아닐까 싶다. 묵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다. 흥행이면 흥행, 재미면 재미, 작품성이면 작품성 등 모든 요소들을 균형 감각 있게 두루 갖춘, 근래 보기 드문 영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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