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탈꼴지에 성공했던 kt 위즈는 올 시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규 시즌 절반이 넘어간 상황에서 kt는 치명적인 암초를 만났다. kt의 젊은 거포 강백호가 수비 도중 손을 다치게 되면서 최소 2개월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25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강백호가 다치기 전에도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7회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가 좌중간 펜스에 부딪혔는데 이때 잠겨있어야 할 불펜 문이 열리는 바람에 넘어질 뻔한 것이다. 앞서 2015년 6월 23일에도 심창민(삼성 라이온즈)이 불펜 문을 열고 나오다가 날카로운 모서리에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SK와이번스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 관중석이 많이 비어있다. 2019.5.5

부산 사직야구장의 모습. ⓒ 연합뉴스

 
담장 기둥에 그물을 고정하려고 설치했던 철제 볼트는 보호 장치 하나 없이 튀어나와있었고 이로 인해 강백호는 부상을 입고 즉시 교체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경기장, 수술까지 받은 강백호

강백호는 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이후 자세한 상태를 확인한 결과, 손바닥 피부 조직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손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수술대에 오른 강백호는 전신 마취까지 필요한 근육 조직 봉합 수술을 받았다.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기 전까지 강백호는 78경기 타율 0.339를 기록하고 있었다. 타율 리그 4위에 103안타(2위) 8홈런 38타점 54득점(공동 3위) 9도루 등 여러 가지 지표에서 고른 기록을 내면서 그는 팀 타선의 중심이나 다름 없었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은 상황이 되어서야 사직 야구장 측에서는 뒤늦게 보수 작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사직 야구장은 2014년 1월에 현재 위치에 불펜을 만들었는데, 그물망을 고정하는 와이어 클립 마감 작업을 하면서 이 문제의 볼트가 생겼다. 문제는 이 볼트가 6년째 노출된 상태로 있었다는 점이다.

강백호가 다치기 전에도 7회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가 좌중간 펜스에 부딪혔는데 이때 잠겨있어야 할 불펜 문이 열리는 바람에 넘어질 뻔한 위기상황도 있었다. 2015년 6월 23일에도 심창민(삼성 라이온즈)은 불펜 문을 열고 나오다가 날카로운 모서리에 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롯데 구단 측에서는 kt 측에 사과하고 뒤늦게 보수 작업을 시행했다. 일단 1루와 3루 측 문제의 그 부위에 보온재와 인조잔디로 안전패드를 설치했다. KBO리그에서는 모든 경기장의 시설물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

최소 2개월 이탈, 중위권 도전하던 kt에 큰 암초

문제는 강백호가 자리를 비우는 2개월이다. 강백호 없이 2개월을 버텨야 하는데, 중위권 진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kt가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kt 위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1사 1루 kt 강백호가 안타를 쳐낸 뒤 베이스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19.4.30

강백호가 안타를 쳐낸 뒤 베이스를 향해 달리는 모습. ⓒ 연합뉴스

 
kt는 26일 기준으로 5위 NC 다이노스와 4경기 반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5위와 6위의 승차가 크게 벌어져 5강 5약으로 순위가 굳어지는 듯했으나, NC가 최근 10경기 1승 9패로 급격히 내려오고 있어서 아직 모든 팀들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다.

회복 기간을 고려하면, 강백호는 시즌 막판인 9월에 접어 들어야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순위 흐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경쟁권을 사수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중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은 5위 NC를 포함하여 6위 삼성 라이온즈(NC와 3경기 차), 7위 KIA 타이거즈(4경기 차), 8위 kt 그리고 9위 한화 이글스(5경기 차) 등이다. 최하위 롯데도 NC와의 승차가 7경기 차이기 때문에 아직 포기는 이르다.

6팀이 5위 진입을 노리고 있는 만큼 후반기에는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타선의 한 축인 강백호의 이탈은 kt의 전력에 있어 결정적인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발표부터 했다가 수정된 소식, 보다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 필요성 제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강백호는 부상 직후 병원으로 후송되어 바로 다음 날 수술을 받았다. 서울에 있는 중앙대학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3~4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kt 프런트가 강백호와 관련된 상황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 당초 구단은 강백호의 수술 시각 등도 정확하게 체크하지 못했으며 진단 결과로 인한 공백 기간을 잘못 산정해 언론에 '4주'라고 전하면서 혼란을 키웠다. 하지만 강백호는 부상 회복에만 4주가 걸리는 것이고, 상처를 회복한 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재활훈련을 거쳐야 함을 감안하면 8주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 길 바쁜 kt에게 중심 타선을 맡았던 강백호의 공백은 최대 위기다. 이번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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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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