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LG 트윈스 팬들에게는 보고만 있어 흐뭇해지는 투수가 있다. 고졸 신인 셋업맨 정우영이 그 주인공이다.

야구 명문 서울고 출신인 정우영은 지난 해 실시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에 해당되는 2라운드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전체 15순위의 지명을 받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의 활약은 1차지명자나 그에 앞서 지명된 신인들보다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LG 정우영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LG 정우영 ⓒ LG 트윈스

 
193cm로 훤칠한 기럭지와 망설임이 없는 시원시원한 투구로 보는 이의 가슴이 뻥뚫리게 하는 이른바 '사이다'같은 투구를 하고 있다. 패기의 신인답게 배짱이 두둑하다. 38이닝동안 고의4구를 제외한 볼넷이 8개밖에 없을 정도로 타자를 피해가지 않는 투구를 하고 있다.

그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구속 140km/h 중후반대의 투심과 폭포수같이 떨어지는 싱커의 완성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을 정도다. 슈퍼루키 정우영의 호투 비결은 뛰어난 구위와 자신감이 합쳐진 결과다.

신인왕 경쟁에서도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삼성 원태인과 롯데 서준원, KIA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은 이창진, 필승조 하준영 등이 뒤를 쫓고 있지만 현재 정우영의 페이스가 지속될 경우 신인왕은 정우영의 몫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정우영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 보일수록 아이러나히게도 LG 벤치는 고민거리를 추가적으로 안게 된다. 바로 정우영의 소화 이닝과 등판 경기수 문제다.

※ 2019시즌 LG 투수 이닝 순위(6/8일 기준)
 
 19시즌 LG투수 이닝 순위(6/8일 기준)(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19시즌 LG투수 이닝 순위(6/8일 기준)(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우영은 현재 38이닝을 소화하며 LG 팀 내에서 5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정우영보다 윗 순위에 있는 투수들은 모두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정우영의 등판한 30경기는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즉, 정우영은 구원 등판만으로 LG 팀 내에서 5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물론 시즌 내내 기복없이 잘해주고 있는 정우영이기에 1군에서 꾸준한 출장이 이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LG는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4-5위와는 치열한 순위다툼이 이어지고 있고 선두 SK와는 6경기, 2위 두산과는 4경기차의 간격이다. LG가 꾸준히 승수를 쌓아 나간다면 올시즌 3위 이상의 기록도 기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팀 상황이 이렇기에 현재 마무리 고우석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셋업맨 정우영의 등판이 잦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LG는 다득점을 기대하기 힘든 타선을 가지고 있다. 최근 조셉과 김현수가 살아나며 공격력이 원활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하위권 수준의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LG가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선발과 불펜할 것없이 실점을 최소화해 승리를 쌓아가는 '짠물야구'가 필수적이다.

우려되는 점은 고졸 신인인 정우영이 아직 만 19세 9개월의 어린 투수라는 점이다. 선발과 불펜 구분할 것 없이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투수가 경력 초반에 많은 투구를 하면 탈이 난다는 것은 이제 거의 정설로 굳어진 상황이다. 국내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린 투수들에게는 한계 이닝을 적용하며 점차적으로 이닝을 늘려가야한다는 것이 대세가 되는 추세다.
 
 만 19세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정우영

만 19세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정우영 ⓒ LG 트윈스

 
99년생인 정우영은 올시즌 현재 30경기 38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닝 당 투구수(14.4개)가 안정적이라 멀티이닝 경기도 자주 펼친 결과다. 만약 정우영이 지금같은 추세로 등판한다면 올시즌 69경기에 출장해 87이닝을 소화하게 된다. 실제로 저 정도의 이닝을 소화하게 된다면 내년 이후에도 정우영이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정우영은 분명히 관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LG 벤치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6월 4~5일 경기에서 kt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확정한 LG는 6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1.2이닝 투구수 30개를 기록한 정우영에게 하루 휴식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5일 1이닝 이상을 소화한 정우영이었지만 그 전 3일간 등판이 없었다. 6일 경기가 치열한 소모전 양상이 전개되었기에 LG는 정우영 카드를 쓸 수 있었지만 끝내 정우영을 기용하지 않았다. 이미 많이 던진 정우영에 대한 관리가 적절히 이뤄진 긍정적인 대목이었다.

올시즌 LG는 정우영과 고우석이 두각을 드러내며 향후 10년간 활약할 강력한 구위의 필승조를 구축했다. 리그 최상급의 싱커를 구사하는 스무살 사이드암 정우영과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21살 마무리 고우석의 영건 필승조 조합은 이미 다른 팀이 부러워하는 LG의 강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38이닝, 투구수 548개)을 던진 정우영이 벤치의 세심한 관리 속에 리그 정상급 구위를 유지하며 신인왕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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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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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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