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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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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일부러 그런다고 보인다. 뭔가 이유가 없다면 대통령께서 직접 폭탄발언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정치적 의도가 담긴 폭탄발언'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추념사에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다"라며 약산 김원봉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 중 하나라고 긍정적으로 표현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즉, 애국·보훈지사를 기리는 현충일을 맞아 진영논리를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야당들의 해석은 달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일(6일) 논평을 통해 6.25 전사자들을 기리고 추념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인 약산 김원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북한의 6.25 영웅,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을 추켜세웠다"는 나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도 그 연장선상이었다.

"겉으론 통합 말하지만 보수우파 수용 못할 발언으로 정치갈등 극대화"

나 원내대표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먼저, 그는 "(현충일 추념사의 문제점에 대해선) 일일이 지적하지 않겠다. 지난 4일 있었던 일로 모든 게 설명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청와대 초청 오찬 행사 때 배포한 자료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손을 맞잡은 사진이 수록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북한 연평도 포격 때 목숨 걸고 싸운 장병의 모친과 아내 등에게 김정은과 손을 맞잡은 사진이 담긴 자료를 배포했다고 한다"며 "인간의 도리마저 저버린 것이다. 저라도 그 분들께 대신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등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신년사부터 현충일 추념사까지 매우 자극적이고 위험한 발언을 이어왔다"며 "3.1절 경축사에선 빨갱이란 단어까지 쓰면서 매우 적대적인 역사인식을 표출하더니 5.18 기념사 땐 '독재자의 후예'란 표현을 썼다. 어제는 급기야 김원봉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겉으론 통합을 말하지만 균열을 원하고 대화를 말하지만 갈등을 부추긴다. 도저히 보수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한다고 본다"면서 "정치 갈등을 극대화 시켜 혼란을 가중시키고 그 논란 뒤에 숨어서 각종 좌파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문 대통령의 추념사는) 약산 김원봉을 서훈하기 위해 통합을 강조했다고 알고 있고, 느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문 대통령의 통합 강조 추념사는) 시기와 장소가 잘못됐다. 통합을 말하려고 했으면 5.18 기념사에서 했어야 했다"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5.18 기념식)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도 한국당에 대해 '독재자의 후예'라고 편 가름에 앞장섰던 대통령이다"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은 "(문 대통령이) 국가통수권자를 떠나 인간으로서 조금이라도 6.25 전사자와 유족들을 생각했다면 과연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지금이라도 호국영령과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김원봉 서훈 추진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인천 미추홀구을)은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애국을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대통령의 추념사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는 "대통령이 애국과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주시는 방법은 황교안 대표와 조건 없이 만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와 야당 대표가 만나는 것이야말로 애국과 통합의 첫 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손학규 "사회 통합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 갈등 부추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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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도 한국당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손학규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사회통합을 말하려다 오히려 이념갈등을 부추긴 게 됐다"면서 "3.1절 기념사에서의 빨갱이 발언, 5.18 기념사에서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 등은 본래 발언 취지와는 달리 사회통합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다"면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날, 한국전쟁 당시 북한 고위직을 역임하고 북한의 훈장을 받은 분을 언급한 것은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태그:#나경원, #문재인 대통령, #김원봉, #자유한국당, #현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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