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비보이 경력을 과감히 접고 뮤지션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그의 이름은 규민.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첫 음원을 발표하고 3년 차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비보이 활동을 시작해 6년 동안 춤을 췄다. 춤을 놓고 싶지 않았지만 대학 진학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사촌형 배우 하정우를 찾아가 대화한 이후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하정우가 그에게 다른 길도 있음을 일깨워 줬다는 것. 결국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독학으로 익혔던 기타로 작곡을 하고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싱어송라이터 규민의 '봄소리' 앨범 재킷

싱어송라이터 규민의 '봄소리' 앨범 재킷 ⓒ 애프터눈레코드

 
규민은 4월 27일 '봄소리'란 곡을 발표했는데, 그의 음악에서는 왠지 모를 예스러움이 느껴진다.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일컫는 뉴트로(New-Tro)란 신조어에 포크(Folk) 음악을 접목한 '뉴트로 포크'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인터뷰 내 드러낸다.

어쨌든 2017년 네이버에서 주최하는 음악인 발굴 프로젝트, 2018년 초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에서 인정받을 만한 결과를 얻었기에 데뷔 3년차 뮤지션 규민의 앞으로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6월 중순 빈티지한 분위기를 가득 담은 새 앨범 발매를 위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규민과 지난 16일 오후 4시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처음 소속사 두고 발표한 음원, 새 출발의 의미도 있어

- 2달여 만에 새로운 곡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개인 신분으로 발매하다가 회사와 계약을 한 후 발표한 첫 노래다. 작업과정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던 일도 많았고 내겐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 이번 곡 작업과정은 어땠는지?
"재작년 4월초 집 근처를 산책하던 날, 화창한 봄의 느낌을 노래로 만들고 싶었다. 원래 공개할 생각은 없었는데 소속사 대표의 제안으로 발표하게 됐다. 이전의 내 곡들과 달리 편곡을 회사에서 전적으로 맡았는데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서 행복했다." 

- 발표된 지 3주 정도 되는데 반응은?
"2월에 발매한 '동화'란 곡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어서 다행이다.(웃음) 팬 한분이 이런 글을 주셨다. '당신의 노래에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이 만들어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도록 남습니다'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 한 구절인데 스마트폰에 간직해 볼 때마다 감동을 받고 있다."  

사촌 하정우 형의 조언, 진로 선택에 큰 도움 돼
  
 싱어송라이터 규민

싱어송라이터 규민 ⓒ 애프터눈레코드

 
- 원래 꿈은 가수가 아니라고 들었다
"중3 때부터 비보이 크루로 6년 정도 활동을 했다. 춤을 계속 추고 싶어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아버지의 권유로 사촌인 하정우 형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춤과 기타에 소질이 있던 나에게 형은 뮤지컬이나 연기를 해보는 것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해줬고, 22살이었던 2014년 뮤지컬과에 입학을 했다."  

-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나?
"한 학기를 마치고 군 입대를 했다. 대학로에서 아동극 위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2년 정도 뮤지컬분야에서 있었지만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않았다. 군에 있을때 제대 후 버스킹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음악을 전문적으로 해도 좋겠다는 주위의 의견에 힘입어 기타로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 가요계 데뷔음원은 언제 발매했나?
"2017년 10월 말에 '안개'란 자작곡으로 가요계 데뷔음원을 정식으로 냈다. 그해 상반기 신인음악인 발굴프로젝트인 <네이버 그라폴리오> 싱어송라이터 부문에 이 곡으로 참여를 했는데, 운도 따랐는지 좋은 성적을 거둬 이 곡을 발표할 수 있었다."
 
선배 뮤지션들이 남긴 명곡들, 나의 창작세계에 영향 줘   

- '뉴트로 포크 뮤지션'으로 소개되고 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뉴트로'란 말은 '복고(Retro-레트로)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의미한다. 내 음악에 옛날 감성이 짓게 담겨 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 선배 뮤지션들의 명곡들을 듣고 성장하며 직간접적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빈티지(Vintage)함과 모던(Modern)함이 조화로운 포크 사운드를 들려드리고 싶다."

- 그렇다면 어떤 음악인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포크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발표하신 송창식님, 김현식님의 노래들을 여전히 애청하고 있다. 그리고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는 김광석님의 음악은 어릴 때부터 자주 들을 수 있어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음악적 자아'를 만들게 해 준 분이다."

- 그런 계기로 2018년 초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에 참여했나?
"더 심도 있게 알고 공부하고 싶었다. 대학로에 있을 당시 학전극장에 올라갔던 뮤지컬 <빨래>를 접하게 되면서 이 극장이 김광석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도 알게 됐다. 노래 부르기 대회에 참가하기 전 미국여행을 잠깐 했는데 줄곧 그분의 음악을 들으며 많은 것을 깨닫고 얻는 시간을 가진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본선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 자신의 음악스타일로 재해석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김광석님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란 노래다. 정규 4집 <네 번째>에 수록된 곡으로 무척 흠모하고 좋아한다. 아는 팬들도 많겠지만 지금보다 더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내 솔직한 이야기, 음악으로 공감대 만들고 싶어
 
 싱어송라이터 규민

싱어송라이터 규민 ⓒ 애프터눈레코드

 
- 만 1년 6개월 넘게 음악활동을 했다
"행복한 기억들이 많다. 물론 완성된 음악이나 공연에서 아쉬움 후회로 남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나와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생기는 것은 정말 흐뭇하고 보람된 일이다. 때로는 가족과 친구, 지인에게 소홀했던 때도 있었는데 후회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웃음)"

-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내 솔직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악적으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 우선 포크 장르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

- 어떤 활동 계획이 있나?
"6월 11일 <나래울>이란 제목의 EP를 준비 중이다. '나래(날개: 방언)가 날아오른 꽃 울타리를 줄여 다듬음'이란 의미인데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5곡이 수록될 거고 현재 믹싱작업을 할 예정이다.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서 내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획가 생겼으면 좋겠다."  

-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유희열의 스케치북>같은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서고 싶고, 영화 OST 작업에도 참여할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궁극적으로는 라이브 스테이지를 총괄하는 무대 음악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인데, 언젠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거다. 끝으로 어느 누군가의 추억 속 한 장면에 '규민의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싱어송라이터 규민

싱어송라이터 규민 ⓒ 애프터눈레코드

규민 봄소리 뉴트로포크 김광석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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