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인의 초연작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 극단 가인의 기생문화를 통해 새롭게 조명해 보는 예술가들의 삶,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 작품 중에서.

▲ 극단 가인의 초연작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 극단 가인의 기생문화를 통해 새롭게 조명해 보는 예술가들의 삶,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 작품 중에서. ⓒ 김용한

 
현재를 살아가는 가난한 작곡가 김은 친구와 만취하여 2차로 진골목에 당도한다. 소변을 해결하려 골목을 뒤지다 어느 폐가에 들어서게 되고 거기서 깜빡 잠이 든다. 그런데 눈을 뜨자 1932년, 근대 대구 진골목의 기방인 청수관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기방운영자인 예기 무란의 배려로 청수관에 기거하며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 신문물 등 격변하는 시대를 온몸을 맞아내는 기생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연극 줄거리

"청수관을 지켜온 여러분, 어딜 가든 여러분이 있는 곳이 바로 예술의 터전이고 삶의 터전입니다. 그것이 끊이지 않도록 예술가들을 양성하고 그들이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자리로 이어져 가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 무란의 대사 중
 
최근 대구 연극계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민족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고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연극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앞서 극단 함세상의 '할매의 방'을 비롯해 '내 이름은 조센삐'라는 연극 무대가 소개된 바 있다. 지난 15일 계명대 대명동 근처 작은무대에서는 오는 17일에 관객들과 만날 극단 가인의 초연작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역시 '일제강점기'가 배경이며 대구 근대골목 역사의 한 축을 이뤘던 기생문화를 엿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양반사회 향락문화 속 기생을 조명하기보단,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절개를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였던 기생의 삶을 통해 예술을 지켜가는 것이 얼마니 힘겹고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준다. 
  
연극 작품 연습 중인 배우들의 모습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 그려보고, 기생문화에 대한 면모를 살펴보게 된다.

▲ 연극 작품 연습 중인 배우들의 모습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 그려보고, 기생문화에 대한 면모를 살펴보게 된다. ⓒ 김용한

 
이번 작품에 연출을 맡은 장종호 작은무대 극장장은 "대구에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볼까하다가 이 소재(기생)를 다루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장 연출가는 "일제강점기에 기생조합을 권번으로 통제하면서 관리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 예술가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 역시도 기생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그 속에서는 예술가들의 힘든 삶과 번민, 예술을 지켜내고자 하는 고뇌들을 다룬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라는 타이틀처럼, 당시 독립군을 도왔던 기생들의 모습을 연극 속에 투영해 냄으로써 그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또한 이 연극에서는 가야금 연주와 예재창 기타 연주자의 콘트라베이스 컬래버레이션 연주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배우와 전문 연주자들이 국악, 탱고 댄스, 기타 등 현장에서 연주해 듣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연습 장면에 한 장면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란 긴 주제의 제목으로 공연 연습 중인 배우들의 모습이다.

▲ 연습 장면에 한 장면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란 긴 주제의 제목으로 공연 연습 중인 배우들의 모습이다. ⓒ 김용한

 
이번 공연에 공동연출자이자 극단 가인에 김성희 대표는 "이번 연극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일 때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기생문화를 통해 고민해 보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배우로 출연까지 하는 김 대표는 "우리 대사 중 '문화를 잊은 역사와 민족은 오래갈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도 함께 연대책임을 진다는 의식이 우리 작품을 본 뒤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17일 시작해서 19일까지 작은무대에 오른다.
덧붙이는 글 제목: 진골목의 노래하는 기생은 격변하는 문화에도 옷고름을 풀지 않는다
일시: 2019년 5월 17일~19일 (금 오후 7:30 / 토,일 오후 5:30)
장소: 작은무대 (대구광역시 남구 계명중앙1길 1, 지하1층)
작: 대본빼닫이(김성희,장종호)
연출: 장종호
출연: 박지현, 김상훈, 문경빈, 정선현, 백양임, 박경용, 정지영, 김진현, 김성희, 장종호, 예재창, 이호근, 석은희, 김태숙, 윤랑경
기생 진골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