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 노무현>의 한 장면.

영화 <시민 노무현>의 포스터. ⓒ 엠앤씨에프


전 대통령 중 유일하게 귀향해 시민이 되고자 했던 사람. 오는 2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시민 노무현>은 제목처럼, 고인의 소탈했던 모습과 더불어 시민으로서 품었던 큰 꿈을 담았다. 

그간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여러 영화가 나왔다. 극영화로는 <변호인>에서부터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입니다> 등의 작품은 생전의 그가 공인으로서 품은 원대한 꿈과 도전에 집중했다.

10주기를 맞은 올해는 두 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났고,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개봉한 <노무현과 바보들>은 노무현을 사랑했던 지지자들의 모습을 그렸다. 그렇다면 <시민 노무현>은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고 있을까. 1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백재호 감독, 조은성 피디, 출연자인 천호성 노무현재단 이사가 참석했다.

촬영 시점은 2년 전이었다. 연출을 맡은 백재호 감독은 1년 반 정도를 봉하마을에 머물며 출연진을 설득했고, 촬영했다. 백재호 감독은 "극영화를 해왔는데 첫 다큐멘터리 제안이 노무현 대통령 영화가 되려 하니 부담이 커서 계속 거절했었다"며 "노무현 재단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서 듣고 있었는데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결국 하겠다고 말했다"고 촬영 계기를 전했다.

노무현의 마지막 꿈
 
 영화 <시민 노무현>의 한 장면.

영화 <시민 노무현>의 한 장면. ⓒ 엠앤씨에프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기획했던 조은성 피디는 "예전 다큐들이 그분 생애에 초점을 맞췄다면 10주기인 만큼 이젠 젊은 나이의 감독이 그분 모습을 담아내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며 "백재호 감독님을 딱 짚어서 제안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귀향 후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친환경 농사, 마을 생태 환경 복원, 그리고 새로운 민주주의 담론의 개발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제작진이 그리고자 한 노무현 정신에 대해 백재호 감독은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제가 눈여겨본 건 약자에 대한 배려였다"며 "내려와서 하신 일이 책을 쓰거나 예전 일에 대한 반성이었다. 또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셨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마지막까지 하려 했던 일이 무엇인가에 방점을 찍었다"고 답했다.

천호선 이사는 "관객분들이 보면서 느끼시면 될 것 같다"며 "고향으로 돌아간 건 시민으로 돌아간 의미도 있지만 마지막은 자연으로 돌아가려 하셨다"고 말을 이었다.

"노 대통령 귀향은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손녀들이 왔을 때 할아버지로서 시골길을 보이고 싶어 하셨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방정치의 균형 발전과 관련이 있었다. 지도자들 대부분은 퇴임 후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머무는데 그건 퇴임은 했지만 권력을 일정 부분 행사한다는 걸 뜻한다. 세 번째는 말 그대로 시민이 되고자 한다는 의미였다. 균형 발전 정책을 얘기하실 때 공무원들이 서울 책상에 앉아 정책을 짜면 의도하든 아니든 수도권 중심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지금 와서 지방 균형 발전 정책을 돌아볼 기회기도 하다.

벌써 10주기다. 당신은 원치 않으시겠지만 수시로 현실 정치에 호출되실 텐데 이젠 역사 속으로 들어가실 때가 됐다고 본다. 올해 행사를 하긴 하지만 내년부턴 줄이려 한다. 차분한 평가 속에서 (그분의 정신이) 보수와 진보를 넘어 공동의 자산이 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천호선 이사) 

 
 영화 <시민 노무현>의 한 장면.

영화 <시민 노무현>의 한 장면. ⓒ 엠앤씨에프

 
제목으로 잡은 '시민'이라는 단어에 백재호 감독은 "시민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기엔 너무 길어질 것 같고. 노무현 대통령 하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이 나오잖나"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특정인을 지지하는 걸로 보이지만 그분의 귀향 이후 개념이 조금 바뀔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평범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예를 들면 길을 청소하고 이웃에 웃어주는 그런 작은 변화에서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화 <시민 노무현>은 오는 23일 전국 개봉한다.
노무현 시민 노무현 백재호 천호선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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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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