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2군에서 머물고 있는 KIA 해즐베이커

KIA 해즐베이커 ⓒ KIA 타이거즈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일이지만, 결국 KIA 타이거즈가 드디어 칼을 뽑았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교체를 시작한 것이다. KBO리그 각 팀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으며(투수 3명 또는 야수 3명은 금지), 시즌 중 7월까지 2번의 교체를 할 수 있다.

KIA는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기대를 안고 영입했지만 시범경기부터 불안한 모습이었고, 정규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11경기 타율 0.146에 그친 해즐베이커는 4월 5일부터 라인업에서 사라지고 2군으로 내려갔다.

전력 도움 안 되던 해즐베이커, 결국 웨이버 공시

함평에 있는 챌린저스 필드로 간 이후에도 해즐베이커는 반등 요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퓨처스리그 18경기 42타수 10안타(0.238)에 2홈런 6타점에 그쳤다. 그나마 18경기도 출전은 했는데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풀 타임을 뛰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기대했던 기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선수가 부상까지 발생하면 팀의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는 없다. 더군다나 보유 인원수 제한까지 걸려있는 외국인 선수면 더더욱 기다릴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KIA의 스카우트 팀은 4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다. 다만 이 출국이 당장 선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KBO의 팀들은 수시로 관심을 두고 있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고 목록을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새로 영입이 필요할 경우 그 목록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 협상하여 영입을 결정한다.

해즐베이커가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부상까지 드러나면서 KIA는 목록에 있던 선수들 중에서 영입할 선수를 고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승률 최하위까지 찍고 간신히 올라온 상황에서 KIA는 지난 9일 경기까지 기준으로 팀 홈런 21개로 10팀 중 최하위, 장타율은 0.367로 9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로저 버나디나와 올 시즌에 영입했던 해즐베이커는 빠른 발을 겸비한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였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도 현재 이창진, 박찬호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성장하면서 굳이 해즐베이커가 필요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역할도 겹치는데 부상까지 있으니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KIA는 드디어 칼을 빼어 들었다. 10일 낮에 KBO리그 위원회에 외야수 해즐베이커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한 것이다. 이리하여 해즐베이커는 정규 시즌 2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땅을 떠나게 됐다.

새로운 용병 터커, 거포 성향의 타자

KIA가 새로 선택한 외국인 타자는 프레스턴 터커였다. KIA 구단은 10일 해즐베이커의 웨이버 공시 신청과 함께 새로운 용병 터커에 대한 영입 상황을 공식 발표했다. 터커는 13일에 입국하여 메디컬 체크를 거친 뒤 그 결과에 따라 최종 계약을 확정할 예정이다.

1990년 7월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 출신의 터커는 2012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된 외야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243경기 600타수 133안타(23홈런) 68타점 65득점으로 타율 0.222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577경기 2237타수 629안타(101홈런) 415타점 369득점 타율 0.281이었다.

2012년 싱글A, 2013년 더블A를 거쳐 2014년 트리플A에 승격되었고, 2015년 애스트로스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5년 애스트로스에서 98경기에 출전하면서 기회를 얻었으나 2016년 48경기로 그 기회가 줄어들었다.

애스트로스가 월드 챔피언에 올랐던 2017년에는 아예 승격 기회도 받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트리플A에서 128경기 24홈런 96타점의 활약을 펼쳤지만 타율 0.250에 OPS 0.798의 성적으로는 당시 우승에 도전하던 애스트로스에서 기회를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터커는 2018년 다시 승격되어 80경기를 소화한 뒤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레즈에서는 2018년 잔여 시즌 메이저리그 17경기에 출전했지만 37타수 7안타(0.189)에 그쳤다.

터커에 대한 활용 방안은? 세대 교체 필요한 거포 타선

KIA 김기태 감독은 해즐베이커의 웨이버 공시에 대하여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 KBO리그 10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퇴출된 선수이며, 4월이 시작되자마자 1군에서 말소되고 그대로 떠나게 된 것이 아쉽다고 표현했다.

또한 김 감독은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빠른 대처를 보여준 것에 감사를 표현했다. 터커가 한국 야구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일단 기량을 점검해보고 활용 방안을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9일 경기까지 KIA는 팀 홈런 꼴찌에 장타율 9위다. 이범호가 아직 부상 후유증으로 풀 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김주찬은 9일 경기에서 1회에 강습 타구에 손을 맞고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베테랑 주포들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주포로 활약했던 KIA의 베테랑 선수들이 점차 나이가 많아지는 것도 우려 요소였다. 김주찬은 2018년부터 2+1년 계약이 발효되고 있는데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계약 실행 여부가 결정된다. 만 38세(1981년 3월 25일 생)인 나이를 감안하면 그의 역할을 넘겨 받을 선수 자원이 필요하다.

이범호 역시 만 37세이고 3+1년의 FA 계약이 만료되는 올 겨울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 만 35세의 최형우도 KIA와의 계약은 2020년까지인데 그 때면 만 37세가 된다.

터커에게 필요한 역할은 김주찬과 이범호, 최형우 등에게 집중되어 있었던 한 방 능력을 분담하는 것이다. 일단 이범호가 올해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김주찬도 내년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역할을 터커가 나눠 맡아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의 힘으로 2017년 우승을 이뤄냈던 KIA는 그들의 노쇠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토종 자원들의 세대 교체를 원활하게 하는 데 있어 타선에 힘을 보태줄 터커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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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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