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33분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33분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지난 이적 시장에서 전력 보강이 없었던 것을 떠올리면, 토트넘 홋스퍼는 이번 시즌 꽤 선방하고 있었다. 팀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오른데다 시즌 막바지까지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경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면에선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체력저하로 인해 힘겨운 일정을 소화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4일 저녁(한국시각)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일정을 앞둔 토트넘의 상황은 역시 여의치 못했다. 4월 27일 치른 36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데 이어 아약스와의 UCL 4강 1차전 0-1 패배로 연패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주포 해리 케인의 부상에 이어 수비의 중심인 얀 베르통언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본머스전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던 건 그간 본머스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과 그런 본머스전에서 득점을 터뜨려줬던 손흥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토트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악재와 마주치며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본머스 골키퍼의 선방과 퇴장, 토트넘의 발목을 잡다

토트넘전에 나선 본머스의 골키퍼는 아일랜드 출신의 19살 신예 마크 트레버스. 2006년 10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만 19세 178일에 EPL 데뷔전을 치른 조 하트(당시 맨시티 소속)에 이어 13년 만에 10대 키퍼가 EPL 데뷔전을 치르는 기록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이날 트레버스는 본인의 EPL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전력상 토트넘보다 열세인 본머스로선 전반전에 실점을 내주지 않고 버틴 다음 후반전에 승부를 봐야하는 작전으로 가야했다. 때문에 수비가 얼마나 잘 버텨주는지가 관건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트레버스의 활약 속에 본머스가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전반전에 트레버스의 선방쇼가 상당히 빛났다. 트레버스는 전반 13분 델레 알리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볼 트래핑 이후 시도한 슈팅을 막어낸 것을 시작으로 전반 18분에는 루카스 모라의 오른발 슈팅도 펀칭으로 쳐내면서 토트넘의 득점을 저지했다. 이후 전반 32분에는 대니 로즈가 올린 크로스를 델레 알리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이것 역시 트레버스가 막아냈다.

가뜩이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슈팅들은 번번히 골대를 외면하면서 득점에 실패하던 토트넘은 예상치 못한 퇴장 변수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사실 토트넘은 전반 40분 에릭 다이어가 위험한 태클로 인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할 위기를 맞았지만, 주심이 경고를 꺼내지 않으면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불과 3분 만에 결국 사고가 터졌다.

전반 43분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득점 기회를 노리던 손흥민은 상대수비에 막히면서 득점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하게 되었고 파울을 범하며 공격권을 잃었다. 이 때 손흥민이 손으로 볼을 잡으려고 하자 상대 선수인 레르마가 달려들었고 흥분한 손흥민은 레르마를 밀쳤다. 이를 놓치지않은 주심은 손흥민에게 퇴장을 지시했고 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토트넘은 10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손흥민 퇴장으로 끝나지 않은, 토트넘의 불운

그러나 토트넘의 퇴장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토비 알더베이럴트와 에릭 다이어를 빼고 빅토르 완야마와 후안 포이스를 교체로 투입했는데, 포이스가 후반시작 2분 만에 퇴장을 당한 것이다.

포이스는 미드필드 부근에서 볼을 잡은 이후 드리블 돌파로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포이스는 드리블 과정에서 볼 트래핑이 다소 길어져 볼 소유권을 잃었고, 태클을 통해 볼을 탈취해내고자 했다. 그런데 태클의 시도하던 포이스의 발이 너무 높게 들리면서, 본머스의 수비수 잭 심슨의 정강이 부위를 가격하고 말었다. 상대에게 부상을 안겨줄 수 있는 거친태클이었기에 주심은 망설임 없이 포이스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순식간에 토트넘은 9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퇴장 2회는 토트넘에게 상당히 큰 타격을 줬다. 더구나 손흥민은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득점을 터뜨려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기 때문에 토트넘 입장에선 더욱 안타까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또 본머스전 퇴장은 이 경기뿐만 아니라 에버턴과의 최종라운드 전력에도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아직까지 다음시즌 UCL 진출권을 따내지 못한 토트넘 입장에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두고 두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 됐다.

포이스의 퇴장 역시 마찬가지다. 포체티노 감독이 알더베이럴트와 다이어를 뺀 것은 전반전에 경고를 받은 두 선수의 퇴장을 우려해서였다. 감독 입장에선 교체카드까지 써서 막으려고 했던 상황이 결국 벌어졌고, 그로인해 경기 플랜까지 꼬이고 말았다. 결국 포이스의 퇴장으로 인해 토트넘은 후반에도 변화의 길목을 찾지 못했고 비겨도 다행인 상황에서 마지막 5분여를 버티지 못하고 결승골을 헌납했다.

결국 본머스와의 경기는 토트넘에게 결과와 내용면 모두에서 상처만 남겼다. 게다가 토트넘은 최근 리그 2연패를 기록하며 UCL 진출권 확보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PL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본머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