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도 안 돌아가시고 살아계셨다면 되게 재밌으셨을 텐데요. 제가 최근 <대화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을 했는데 그런 프로그램에도 나오면 좋은 이야길 하셨을 것 같고. 오래오래 살면서 사람들과 지적 교류를 했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머뭇거리며) 제가 잠깐 맘이 그러네요."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없는 '10년'을 회고하며 씁쓸함을 숨기지 않았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노 전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싶냐"는 질문엔 "나쁘다. 다음 기자간담회 땐 그런 질문을 하지 마라"며 쓰게 웃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혼자서 찾아 뵌 게 10년 전 4월 19일이다. 세 시간 정도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라면서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가기 싫지만. 또 그렇게 할 것 같다. 몇 시간이라도 다 잊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 평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유 이사장은 '여기서 말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앞서 추모 기획 취지를 설명하며 꺼낸 참여정부 국정방침이자 '70년 시대 과제'로 꼽은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모두가 더불어잘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세 가지를 연결해 답변을 내놨다.
유 이사장은 "민주주의 위기는 상당 부분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서민 경제 위기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 70년간 문제 돼 온 것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더불어 잘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선 "아직 (불안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1년 반 동안 미사일, 핵실험이 없었다는 점에서 2년 전보단 안정됐다"라면서 "구조적으로 해결됐다기 보단 아직 고비가 많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 구조적 전환에 섰다고 본다. 해결되리란 확신을 가진 단계로 진입하느냐 아니냐의 그 고비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10주기 '토크콘서트'에 김부겸 출연시키는 이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홍카콜라>와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 공동제작 기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노무현재단 측에서 제안한 이 기획은 홍 전 대표 측에서도 긍정적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대화의 힘을 믿는다. 현실 문제와 미래 문제에 대해 평소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홍 전 대표가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해준 건 굉장히 좋은 판단이다. 바람직한 효과를 낳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이번 10주기 추모 행사 주제를 '새로운 노무현'으로 삼고 시민문화제 등 각기 프로그램을 통해 애도를 넘어선 '시대 과제 발견'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달 23일 추도식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 추도사를 낭독하고, 가수 정태춘, 박은옥씨가 추모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대전, 서울, 광주, 부산 등 4개 권역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한다. 김 의원은 노무현재단과 김대중도서관이 주최하는 공동학술회의 토론 패널로도 참여한다.
유 이사장은 여권의 대권주자인 김 의원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 분은 넓은 활동 무대가 필요하지 않을까해서, (제가) 어디 한군데는 김 의원이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라면서 "특별히 무슨 의미를 두고 섭외한 건 아니고 개인적 취향이 반영됐다고 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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