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 국제배구연맹

 
배구 대표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코칭 스태프'가 한국행을 앞두고 있다. 그 시기가 빨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인 라바리니 감독(40세)이 '브라질 리그 왕좌'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발 앞서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출신인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브라질 여자배구 리그 미나스(Minas) 팀을 맡고 있다.

미나스는 21일 열린 2018-2019시즌 브라질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라이벌 덴틸 프라이아를 세트 스코어 3-2(28-26, 25-22, 17-25, 17-25, 15-6)로 꺾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있는 미네이리노 체육관에서 8450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양 팀이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미나스와 덴틸 프라이아 두 팀에는 한국 배구팬들에게 친숙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또한 주전 멤버들이 브라질과 미국 대표팀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다. 특히 덴틸은 지난 시즌 브라질 리그의 통합우승 팀이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미나스가 먼저 웃었다. 미나스가 2차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무려 17년 만에 브라질 리그 왕좌에 등극한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1차전은 21일 오후 11시(아래 한국시간)에 열렸다. 2차전은 27일 오전 9시 30분에 덴틸 홈구장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 미나스가 패할 경우 마지막 3차전은 5월 4일 오전 9시 30분 다시 미네이리노 체육관에서 열린다.

한국 배구팬 친숙한 선수들 '대거 출전'

미나스는 1차전에서 기존 주전 멤버를 그대로 선발 투입했다. 레프트에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멤버인 나탈리아(30세·186cm)와 가비(25세·180cm), 라이트는 브루나(30세·182cm)가 나섰다. 센터 카롤 가타스(38세·192cm), 마라(28세·190cm), 세터 마크리스(30세·178cm), 리베로 레이아(34세·160cm)도 변함없이 출전했다.

덴틸도 마찬가지였다. 레프트는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멤버인 가라이(33세·179cm)와 브라질 대표팀 출신인 미셸리(33세·178cm)가 선발 출전했다. 라이트는 한국 V리그에서 활약했던 니콜 포셋(33세·193cm)이 나서 공격을 주도했다.

센터는 브라질 대표팀 출신인 파비아나(34세·193cm)와 2018 세계선수권에서 브라질 대표팀 주전 센터로 활약했던 카롤리나(28세·183cm), 세터는 미국 대표팀 주전 세터인 칼리 로이드(30세·180cm), 리베로는 브라질 대표팀 주전 리베로 수엘렌(32세·166cm)이 출격했다.

니콜은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년 연속 한국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다. 2014-2015시즌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현재도 국내 배구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파비아나, 가라이, 나탈리아는 모두 김연경의 절친이다.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에서 팀 동료로 뛴 적이 있다. 나탈리아와 가비는 벌써부터 터키 리그 최강 팀들이 영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니콜 30득점 대활약, 가라이 부상... 미나스, '스피드 배구' 위력
 
 2018-2019 브라질리그 챔피언결정전 미나스-덴틸 프라이아 경기 모습 (2019.4.21)

2018-2019 브라질리그 챔피언결정전 미나스-덴틸 프라이아 경기 모습 (2019.4.21) ⓒ 브라질 배구협회

 
이날 경기는 브라질 리그 최강자들답게 1세트부터 팽팽한 접전이었다. 그러나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덴틸이 24-23으로 앞선 상황에서 가라이가 블로킹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상대 팀 마라의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었다. 이후 접전 끝에 미나스가 28-26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덴틸은 가라이 자리에 세계선수권에서 브라질 대표팀으로 활약한 호사마리아(25세·185cm)를 투입했다. 그러나 미나스의 스피드 배구가 빛을 발하면서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에서 덴틸은 니콜-호사마리아-엘렌 삼각편대로 대반격에 나섰다. 초반부터 미셸리 대신 엘렌(28세·178cm)을 교체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미나스는 평소 잘 나오지 않던 범실이 속출하며 크게 흔들렸다. 결국 덴틸이 3~4세트를 연거푸 따내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5세트는 3~4세트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덴틸에서 범실성 플레이가 속출했고 리시브마저 흔들렸다. 공격은 미나스의 블로킹 벽에 계속 막혔다. 반면 미나스는 다시 스피드 배구 체제가 정상 가동되면서 일방적으로 앞서갔다. 결국 5세트를 따내고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니콜은 비록 패했지만 30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이어 센터 카롤리나가 13득점, 2세트부터 할약한 호사라미아가 10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미나스는 가비 22득점, 나탈리아 16득점, 브루나 16득점, 카롤 가타스 10득점 등 주전 멤버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스피드 배구의 위력을 선보였다.

2차전 승리시, 미나스 팀 역사상 '대기록'

미나스가 2차전마저 승리할 경우, 팀 역사상 가장 빛나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우선 17년 만에 브라질 리그 왕좌에 등극한다. 미나스는 2001-2002시즌 브라질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이후, 16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또한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통합 우승까지 달성하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올 시즌 치러진 4개 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다. 미나스는 이미 정규리그와 병행해서 치러진 각종 대회에서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2018 미네이루 선수권 대회, 2019 브라질 컵 대회, 2019 남미 클럽 선수권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2018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이 대회 준결승전에서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에 3-2로 승리하며, 배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2017년 5월 미나스 감독으로 영입됐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빠르고 조직력이 뛰어난 스피드 배구로 팀을 탈바꿈시켰다. 현재 미나스는 스피드 배구의 완성도 면에서 세계 최정상급 수준이다. 1승만 남겨놓은 라비라니 감독이 대기록을 완성할지 주목된다.

 외국인 스태프만 4명... '팀 라바리니'가 온다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 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종료되면, 마무리와 비행 시간 등을 감안해 2~3일 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나스가 27일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할 경우, 그만큼 빨리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2차전에서 패할 경우에는 5월 4일 3차전까지 치러야 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올해 첫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5월 21일부터 6월 20일까지 열리는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18일 네이션스 리그에 출전할 후보 엔트리 25명과 네이션스 리그 1주차에 출전할 강화훈련 엔트리 18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올해 최고 과제로 설정한 배구협회는 라바리니 감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 결과 라바리니 감독은 혼자 오지 않는다. 대표팀 선수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코치, 체력 트레이너, 전력분석관 3명을 감독이 직접 선발해서 함께 올 예정이다. 때문에 여자배구 대표팀 코칭 스태프에 외국인만 총 4명이다. '팀 라바리니'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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