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 에자즈바쉬

 
결국 마지막 무대까지 올라갔다. 김연경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터키 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김연경과 소속팀 에자즈바쉬는 지난 13일(아래 한국시간) 2018-2019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라이벌 갈라타사라이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에자즈바쉬는 11일 열린 1차전에서도 3-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이로써 2전 전승을 거두며 대망의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김연경은 2차전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에서 18득점과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팀 내 서브 리시브 점유율이 54.4%로 압도적 1위였다. 보스코비치는 24득점, 라슨은 10득점을 올렸다.

공격 삼각편대는 최강... '감독 전술-팀 조직력'은 숙제

챔피언결정전의 상대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터키 리그 '빅4'인 바크프방크-페네르바체가 현재 4강 PO를 치르고 있다. 두 팀 중 승자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에자즈바쉬와 만난다.

지난 14일 열린 1차전에서는 바크프방크가 페네르바체를 3-1로 꺾었다. 2차전은 18일 새벽인 오전 1시에 열린다. 바크프방크가 2차전도 승리하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다. 그러나 페네르바체가 승리하면, 두 팀은 3차전까지 치러야 한다.

챔피언결정전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1차전은 24일에 열린다. 이어 26일, 29일, 5월 2일, 5월 5일에 2~5차전을 갖는다.

김연경과 에자즈바쉬는 챔피언결정전까지 10일 동안 경기가 없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은 도움이 되지만, 경기 감각과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다.

바크프방크와 페네르바체는 정반대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PO,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4강 PO까지 경기가 빡빡하게 이어지면서 체력 부담이 크다. 반면 경기력과 감각 유지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에자즈바쉬는 모타 감독이 승패의 주요 변수란 지적도 많다. 선수 기용 등 전술적 패착으로 중요한 경기를 어이없게 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경-보스코비치-라슨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는 단연 세계 최강이다. 문제를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의존하며, 특색 없는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전 선수 전원이 플레이에 가담하는 완성도 높은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중요한 경기에서 강팀에 고전하는 요인이다.

김연경 영입 효과... 7년 만에 '3관왕' 도전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김연경과 에자즈바쉬가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한 시즌 전체를 통틀어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함께 가장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승을 해야 터기 리그의 진정한 우승 팀으로 인정받고, 완벽하게 최강자로 등극한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경우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 터키 챔피언스컵, 터키 컵 우승에 이어 터키 리그 3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게 된다. 에자즈바쉬는 2011-2012시즌에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7년 만에 똑같은 3관왕에 도전한다.

사실 김연경이 합류하기 전까지 에자즈바쉬는 많은 수모를 겪었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 동안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과 터키 컵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에자즈바쉬는 지난 시즌에도 보스코비치(세르비아), 라슨(미국), 멜리하(터키), 한데(터키), 아담스(미국), 오그네노비치(세르비아) 등 세계 정상급의 초호화 멤버를 구축했었다. 특히 보스코비치와 오그네노비치는 2018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세르비아를 우승으로 이끈 주 공격수와 주전 세터다. 지금도 라이트와 세터 포지션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다.

그러나 에자즈바쉬는 지난 시즌 '주요 5개 대회'인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클럽 세계수권에서 단 한 곳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한 대회는 유럽배구연맹(CEV) 컵이었다. 그러나 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지 못한 팀들이 나오는 대회다. 에자즈바쉬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도 있다.

에자즈바쉬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할 경우, 무려 7년 만의 우승이다. 지난 3월 터키 컵 대회에서도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도 6년 만에 우승했다.

지독한 '바크프방크 왕조'... 김연경 손으로 끝낼까

에자즈바쉬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경우 또 다른 측면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바로 '바크프방크 왕조' 시대가 완벽하게 종결된다는 점이다.

최근 3년 동안 유럽 여자배구 리그는 가히 바크프방크의 독무대였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2년 연속 우승(2016-2017, 2017-2018시즌), 클럽 세계선수권 2년 연속 우승(2017~2018), 터키 리그 2회 우승(2015-2016, 2017-2018시즌) 등 다른 구단들이 넘보기 어려운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시즌은 최고의 절정기였다. 주팅(198cm·중국)의 주도 하에 주요 5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싹쓸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다시 터키 리그로 복귀한 올 시즌은 현재까지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이 유일하다. 터키 컵과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는 모두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에자즈바쉬가 김연경을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바크프방크 독주 시대를 무너뜨리고, 기나긴 '무관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절박감이었다.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 2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고, 바크프방크 왕조도 크게 흔들렸다. 바크프방크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오든 아니든, 이제 '미션 클리어'(완전 종결)만 남아 있다. 과연 김연경은 에자즈바쉬를 7년 만에 왕좌에 올려놓을까. 또 한 번의 '역사적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김연경-에자즈바쉬의 챔피언결정전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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