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리는 6회 들꽃영화상 시상식

12일 열리는 6회 들꽃영화상 시상식 ⓒ 들꽃영화상

 
올해의 들꽃영화상은 누가 품에 안을까? 저예산 및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6회 들꽃영화상이 12일 시상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후보작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공로상 등을 제외하고 11개 부문에서 28편이 후보작으로 올라 있는데 하나같이 수상 경력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들꽃영화상은 국내 영화상 중에서 특별한 영화상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서야 국내 영화상에서 독립영화들이 조금씩 수상의 기회를 넓히고 있지만 들러리 취급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저예산 독립영화로만 수상작들을 한정하기 때문이다. 영화상 초반 들쭉날쭉했던 저예산의 기준은 10억 미만으로 기준했다.
 
주로 언론사들이나 영화단체에서 상을 주관하는 것과는 다르게 오동진 평론가와 달시 파켓 평론가가 상을 만들고 주관하고 있는 것도 특별하다. 독립영화를 위해 일종의 봉사인 셈인데, 올해도 두 평론가는 시상식을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아쉬운 부탁을 했다. 여기에 영화인과 관객들이 함께 마음을 더해준 덕분에 올해도 어김없이 시상식을 마련했다. 평소에도 독립예술영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평론을 쓰고 있는 두 평론가가 사명감을 갖고 6번째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해가 갈수록 영화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것도 영화상의 성장을 드러내주고 있는 부분이다. 크지 않은 공간에서 참석자들이 대부분 서서 시상식을 지켜보지만 더불어 축하하고 기뻐하는 모습은 영화상 중 가장 활기찬 모습을 자랑한다. 6회를 넘어가면서 없어서는 안 될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영화상의 이름인 들꽃은 독립영화의 현실을 상징한다. 자본과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정신은 들판에서 피는 들꽃과도 같기에 들꽃영화상은 이름 자체로도 저예산·독립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수상경력 쟁쟁한 극영화 감독상
 
 6회 들꽃영화상에 가장 많이 후보에 오른 <죄 많은 소녀> <살아남은 아이>

6회 들꽃영화상에 가장 많이 후보에 오른 <죄 많은 소녀> <살아남은 아이> ⓒ 아토, 한국영화아카데미

 
올해의 후보작들은 중견감독과 신인감독의 작품이 섞여 있는 한편으로 주요 영화상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적지 않다는 게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대상 후보작에 오르는 극영화 감독상과 다큐멘터리 감독상에서는 모두 12작품(극영화 7편, 다큐멘터리5편)이 올랐다.
 
극영화는 김이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와 신동석 감독 <살아남은 아이>, 이동은 감독 <당신의 부탁>, 전고운 감독 <소공녀>, 장률 감독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오멸 감독 <눈꺼풀>, 홍상수 감독 <풀잎들>이다.
 
이중 <죄 많은 소녀>는 2017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18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18 무주산골영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주연으로 열연한 전여빈 배우는 부산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고, 2017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2018 부산영평상 신인여자연기자상, 2019 올해의 영화상 독립영화 발견상 등을 수상했다. 전여빈 배우는 들꽃영화상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르는 등 <죄 많은 소녀>는 시나리오상과 촬영상 등 모두 5개 부문에 후보가 됐다.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 역시 2017년 부산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장편상, 부산영평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제작자인 제정주 피디는 2018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으며, 주연을 맡은 성유빈 배우 역시 2018 부산영평상 남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한데 이어 들꽃영화상에서는 신인배우상과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죄 많은 소녀>와 같이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두 작품이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도 수상 이력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대종상과 영평상, 청룡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싹쓸이했고, 시나리오상까지 받는 등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독립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는데, 들꽃영화상에서는 감독상과 시나리오상 외에 여우주연상과 촬영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에 걸출한 필모그라피를 자랑하는 중견 감독들도 만만치 않다. 세월호 참사를 형상화한 <눈꺼풀> 오멸 감독은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로 1회 들꽃영화상의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풀잎들>의 홍상수 감독은 <자유의 언덕>으로 2회 들꽃영화상 극영화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장률 감독은 <경주>, <춘몽> 등으로 매 해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올해는 수상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한국사회 조명한 다큐 5편 경쟁
 
 6회 들꽃영화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1991, 봄>과 <마담B>

6회 들꽃영화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1991, 봄>과 <마담B> ⓒ 인디플러그,씨네소파

 
다큐멘터리 감독상은 과거사 및 오늘의 한국 사회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5편이 후보에 올랐다. 1991년 공안정국에서의 투쟁을 다룬 권경원 감독의 <1991, 봄>, <두 개의 문>에 이은 용산참사 이야기인 김일란·이혁상 감독의 <공동정범>, 탈북자를 다른 윤재호 감독 <마담 B>, 사드 반대 투쟁의 박배일 감독 <소성리>, 중국 왕빙 감독의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을 담은 정성일 <천당의 밤과 안개> 등이다.
 
권경원 <1991, 봄>과 윤재호 <마담 B>는 관객을 설득하고 움직이는 새로운 시선을 선보인 작품에 주는 민들레상 후보로 올랐다. 새로 신설된 상인데, 2012년 국정원 요원 감금 사건을 다룬 이마리오 감독의 <더 블랙>, 발달장애 동생과 함께 살아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장혜영 감독 <어른이 되면> 그리고 현대 여성들의 생리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며 2018년을 뜨겁게 달군 김보람 감독 <피의 연대기> 등 총 5작품 중에서 수상작을 가린다.
 
여우주연상 후보는 6명으로 <박화영> 김가희, <풀잎들> 김민희, <누에 치던 방> 이상희, <소공녀> 이솜, <파란 입이 달린 얼굴> 장리우, <죄 많은 소녀> 전여빈 배우 등이다. 개성있는 돋보이는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남우 주연상 후보로는 영화 <튼튼이의 모험>의 김충길, <어른도감>의 엄태구, <살인 소설>의 지현우 등이 후보에 올랐으며, <살아남은 아이>의 성유빈과 최무성은 한 작품의 두 주연배우 모두 나란히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또한 영화 <홈>의 이효제는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해 첫 남우주연상 수상에 도전하게 된다.
 
6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은 12일 저녁 7시 남산 문학의집-서울에서 개최되며 SNS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후보자들 외에 류승룡, 김규리, 소유진, 최희서 배우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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