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에 한창 중인 배재혁 가수 "자, 다함께 손을 높이 들고 외치는 거야" 공연 리허설에 한창인 가수 배재혁과 그의 동료들.

▲ 연습에 한창 중인 배재혁 가수 "자, 다함께 손을 높이 들고 외치는 거야" 공연 리허설에 한창인 가수 배재혁과 그의 동료들. ⓒ 김용한

 
"지역에서 10여 년간 노래를 불렀지면 여전히 저는 무명가수입니다."
 
이번에 개인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배재혁씨를 27일 저녁 6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지산동의 한 연습장에서 만났다.
 
가수 배재혁, 그를 처음 만난 곳은 4년 전 콘서트 자리이다. 그때도 지역 가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모습과 대구에도 이런 가수가 활동한다는 것에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연습장에서 다시금 그를 만난 셈이다. 종종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앞산 빨래터 축제, 거리에서 버스킹하는 그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움 그리고 봄을 노래한다. 계절은 봄은 왔지만 우리 삶 속에 진정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공연을 열지요."
 
어느 무명가수의 콘서트 

오는 4월 7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 그는 파란색 웃옷에 청바지 그리고 길게 늘어뜨린 긴 머리, 검은테에 안경을 쓴 채 이번 무대에 올릴 자신이 직접 쓴 곡을 동료들과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 부동산 지하공간에서 연습에 한창인 배재혁 가수는 자신에 공연에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준 동료 가수와 지인들에게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제 연습 공간은 없어요. 지인들이나 팬분들 그리고 아마추어로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요즘에는 개인적으로 연습 공간이 있어 그분들게 신세를 지어요. 연습도 그래요. 조진영씨나 김나연씨도 제 공연을 위해 기꺼이 우정출연해 주구요. 저역시 그분들 공연이 있다면 언제든지 발품을 팔면서 상부상조하지요."
 
그동안 그가 닦아온 실력이랄까. 대구에서 포크가수들에겐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포크페스티벌에 여러 차례 공연에 참여한 적이 있다.

지역에서 가수로 산다는 것
 
"지역에서 그런 큰 무대가 열리는 것은 저희들에겐 고무적이죠. 그런데, 메인 무대에 선다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고 잘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은 유명 가수들에 밀려 무대에 선다는 것엔 이런 무대에 괜히 섰나하는 후회감도 들 적이 있답니다. 

저희도 유명세를 타면 좋겠지만 그래도 노래가 좋아 거리에서 자리가 있으면 버스킹에 참여하고 그런답니다. 공연을 하다가도 어떤 때는 자리를 비켜줘야 하고, 그것도 자리가 만만치 않아 그렇게 쉽지 않답니다."

 
'밥벌이로서 음악을 한다는 것' 그리고 '가수로서 산다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년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나는 일도 그렇게 녹녹한 일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번 공연을 기획한 유성동 공연기획자는 "대구가 음악 창의 도시?"라고 반문하면서 "유네스코가 준 무슨 벼슬인 듯 하는 인식과 행위들이 저를 슬프게 한답니다"라고 하면서 "지방이라고 불리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이라는 굴레가 저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라고 한탄한다.
 
그는 "자생적 음악시장의 부재, 다양성의 부족, 서울발 스펙타클이 잠식하는 것에 분노하며, 오로지 대중음악의 부활만이 희망"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대구에서는 굵직한 공연들을 많이 한다. 대형 뮤지컬 공연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기획공연도 많이 펼쳐진다. 이 속에서 지역 가수의 존재감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서울이라는 굴레와 유명 타이틀과 브랜드에 밀려 늘 찬밥 신세로 전닥하기 쉽다.

지역 가수가 바란다.

포크콘서트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지역 가수들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프리 공연으로 많이 세우는 편이지만, 여전히 지역가수는 배고프고 고달프다. 대구에서는 지역 가수들을 초대하면서 제대로 제값을 쳐주지 않아 지역 예술인들이 공연을 보이콧 하고 민예총까지 나서 지원사격을 한 적이 있다.

이후로 지역 가수들이나 예술인들을 초대할 적에는 공연 갤런티를 재능기부 차원이 아닌 일정 금액을 주지만 여전히 생계를 이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나 생계형 가수들은 요구한다. 지역 가수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한다. 
  
가수 배재혁 "지역 가수라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죠"라고 받아들이는 가수 배재혁 "뚜벅 뚜벅 걸어가면서 대중과 깊은 교감을 이뤄나가야죠"하고 말한다.

▲ 가수 배재혁 "지역 가수라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죠"라고 받아들이는 가수 배재혁 "뚜벅 뚜벅 걸어가면서 대중과 깊은 교감을 이뤄나가야죠"하고 말한다. ⓒ 김용한

 
가수 배재혁도 "대구에서 펼쳐지는 포크콘서트에도 지역 가수들이 많이 서면 좋겠죠. 그래도 흥행이 우선이니 어쩌겠어요"라며 뒷걸음질을 치지면 "지역 가수들을 위한 무대, 지역 가수들을 살리는 방송도 많이 펼쳐지면 좋겠다"는 희망을 건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움 그리고 봄을 노래한다. 계절은 봄은 왔지만 우리 삶 속에 진정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공연을 연다.
 
노래에 대한 철학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릴적 학창시절에도 음악에 관심이 없었는데 20대가 되면서 어릴적 하모니카를 불면서 노래를 하지 못해 통키타를 하면서 노래를 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밝은 노래보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수, 우리의 삶을 진솔하게 노래하는 가수, 대중들에게 서서히 다가가면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가수 배재혁은 이번 무대에 동료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그를 위해 기꺼이 무대에 서는 동료는 싱어송라이터 조진영, 김나연(보컬이자 피아노 연주, 코러스), 지구, 유로 김철민, 베이스 박엽, 드럼 최건호, 기타 이시후, 박윤흠, 첼로 박승원씨가 함께 참여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태양을 향해, 회색눈물, 그리움' 등 자신이 쓴 자작곡을 들려주게 된다. 가수 배재혁의 공연은 오는 4월 7일(오후 5시) 봉산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배재혁 지역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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