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콜롬비아전에서 벤투호 출범 이후 마침내 첫 골을 신고했다.

▲ 손흥민 손흥민이 콜롬비아전에서 벤투호 출범 이후 마침내 첫 골을 신고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물리치고 A매치 2연승에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A매치 친선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벤투호는 2019 아시안컵 이후 첫 번째 A매치 데이에서 남미의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감하게 됐다. 

경기 지배한 전반전, 간결하고 직선적인 공격 통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2일 볼리비아전에 이어 무려 6명이 바뀐 베스트 11을 가동했지만 포메이션은 4-1-3-2 다이아몬드 형태를 꺼내들었다.
 
정우영 볼다툼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정우영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정우영 볼다툼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정우영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동원을 대신해 황의조가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중원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권창훈, 나상호, 주세종이 벤치에 대기했고, 2선에는 이청용-황인범-이재성이 포진했다. 그리고 바로 밑 선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우영이 선발 출장했다. 센터백 권경원과 골키퍼 김승규도 제외됐다. 포백 수비는 홍철-김영권-김민재-김문환,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콜롬비아는 일본과의 평가전과 비교해 대부분의 주전들을 빼고 한국전에 나섰다. 에이스 라다멜 팔카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벤치에서 시작했다.

초반부터 한국은 강한 전방 압박과 엄청난 활동량으로 콜롬비아의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손흥민은 볼리비아전보다 훨씬 가벼운 몸놀림으로 콜롬비아 수비진을 유린했다. 전반 7분 손흥민이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데 이어 1분 뒤 다시 한 번 슈팅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미소짓는 손흥민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미소짓는 손흥민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반 16분에는 1차 압박이 성공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황인범과 황의조를 거쳐간 빠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로 진입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의 빠르고 속도감 있는 공격은 더욱 불을 뿜었다. 평소 볼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던 모습과는 한층 달라진 모습이었다. 좀 더 간결하고, 과감하면서 직선적이었다.

전반 18분에도 이재성의 돌파에 이은 손흥민의 마무리 슈팅이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흘러나갔다. 이어진 루즈볼을 홍철이 달려들며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전반 중반 이후 콜롬비아도 반격에 나섰다. 주로 좌우 측면 공격이었다. 그러나 이재성과 이청용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위기를 넘겼다. 또, 김민재-김영권 듀오가 이끄는 수비는 단단했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볼 점유율에서 44%에 그쳤지만 간결한 원터치 패스와 속공으로 슈팅까지 생산하는 장면이 매우 정교하고 완성도가 높았다.  

벤투 감독, 안정 지향적인 운영으로 실리 추구

그러나 한국의 좋았던 기세는 후반 초반까지였다. 후반 1분 이재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골키퍼를 제치고 각도 없는 상황에서 터닝슛을 날렸지만 옆그물에 맞았다.

이후 경기 흐름은 콜롬비아로 기울었다.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메스 효과는 후반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정교한 왼발킥과 넓은 시야, 탈압박 등 역시 하메스라는 찬사가 나오기에 충분했다. 콜롬비아는 볼 점유율에서 월등하게 한국을 앞섰고, 한층 예리한 공격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항의하는 팔카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라다멜 팔카오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심판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 항의하는 팔카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라다멜 팔카오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심판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후반 4분에는 루이스 디아스가 김문환을 제치고 파포스트를 향해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특유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공격을 감행한 끝에 후반 13분 기회를 살렸다. 이재성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왼발슛을 시도했고, 공은 골키퍼 손을 스치면서 골라인을 통과했다.
 
내가 넣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이재성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 등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내가 넣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이재성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 등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차 리드를 잡았지만 기동력 저하로 인해 재정비가 필요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후반 15분부터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이재성 대신 권창훈이 투입됐고, 후반 24분에는 이청용의 자리를 나상호가 채웠다. 그럼에도 한국은 후반 들어 전반전만큼의 경기력을 재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벤투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버리고 수비 지향적인 운영으로 실리 노선을 택했다. 콜롬비아는 두반 사파타 대신 특급 골잡이 라다멜 팔카오를 조커로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후반 18분과 30분 하메스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모두 선방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38분 공격수 황의조 대신 수비수 권경원을 넣으며 스리백으로 전환을 꾀하며 눈길을 끌었다. 포백을 즐겨쓰던 벤투 감독이 스리백을 꺼내든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처음이었다. 확실하게 한 골을 지키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의 선택은 성공이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 세트피스에서 공중볼 경합 끝에 콜롬비아가 연이어 헤더슛을 시도했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이 빛났다. 

손흥민, 벤투호 출범 이후 첫골… '케이로스 징크스' 탈피

승리 못지않게 많은 것을 얻었던 콜롬비아전이다. 일단 손흥민 활용법을 비로소 찾았다.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비로소 처음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전까지 가장 마지막 A매치 득점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었다. 벤투호 출범 이후 8경기 동안 침묵했다. 2019 아시안컵에서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3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머무르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로 2선에서 활약했지만 이번 3월 A매치 2연전에서는 전방 투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벤투 감독이 플랜 A였던 원톱 전술을 버리고, 처음으로 투톱을 실험하자 손흥민도 함께 살아났다. 
 
콜롬비아에 승리한 한국대표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대표팀에 승리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경기 후 자축하고 있다.

▲ 콜롬비아에 승리한 한국대표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대표팀에 승리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경기 후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한국은 이번 경기를 통해 '케이로스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콜롬비아의 수장 케이로스와 질긴 악연을 이어왔다. 케이로스와의 역대 상대전적은 1무 4패. 심지어 5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다.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란 대표팀을 이끌었던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그래서 이번 승리가 값졌다. '주먹감자' 논란 등 과거의 굴욕을 씻고, 케이로스를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무승 징크스를 떨쳐냈다. 
 
승장 벤투 패장 케이로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경기를 승리로 이끈 벤투 감독이 콜롬비아 케이로스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 승장 벤투 패장 케이로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경기를 승리로 이끈 벤투 감독이 콜롬비아 케이로스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호 한국 손흥민 케이로스 콜롬비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