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소소한 문제부터 말 못할 고민까지, 때로는 웃음, 때로는 감동으로 서로의 벽을 허물어보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가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심각한 사연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게도 하고 가슴 절절한 사연이 등장하기도 한다. 무려 2010년부터 지금까지 9년을 달려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니 비슷한 사연들도 제법 등장하기 마련이다. 큰 변화 없는 모습에 질릴 만도 한데 매번 챙겨보게 된다. 아마 사연 속 소소하거나 어려운 고민들이 비슷하면서도 공감되기 때문이다.
 
차별대우 심한 남편 
 
 옆에서 아빠의 눈치를 계속 보며 주눅 들어 있는 첫째 아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내는 남편과 아들 사이에 점점 벽이 생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후에 아들이 자식을 낳았을 때 똑같이 사랑을 주지 못할까 걱정했다.

옆에서 아빠의 눈치를 계속 보며 주눅 들어 있는 첫째 아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내는 남편과 아들 사이에 점점 벽이 생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후에 아들이 자식을 낳았을 때 똑같이 사랑을 주지 못할까 걱정했다. ⓒ KBS

 
지난 25일 방영된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첫 번째 사연으로 첫째와 둘째를 차별하는 남편의 모습이 나왔다. 남편이 자신의 나쁜 점을 닮은 첫째 아들을 자꾸 차별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방송에 출연한 남편은 "첫째가 얕은 생각과 이기적인 모습이 자신을 닮았고 고치기에는 늦어 보여서 차별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둘째는 다른지 묻자 "둘째가 더 나쁜 모습들을 많이 닮았다"고 인정했다. 다음에는 "힘들게 일하던 시절 첫째는 말썽을 피웠지만 둘째는 애교로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남편은 어린 시절 큰 형과 비교를 당하면서 자랐고 그때 사랑을 받지 못하다보니 제대로 사랑을 주는 법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더욱 첫째에게 엄하게 하게 됐다고. 옆에서 아빠의 눈치를 계속 보며 주눅 들어 있는 첫째 아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내는 "남편과 아들 사이에 점점 벽이 생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후에 아들이 자식을 낳았을 때 똑같이 사랑을 주지 못할까 걱정하기도 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정말 어렵다. 나 역시 여동생에게는 부드러운 아버지와 나에게는 엄격한 아버지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 때부터 어려워 했다. 이후 아버지가 친구처럼 다가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풀어졌다. 하지만, 한번 쌓인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는 않았고 여전히 어색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남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지금은 비록 어리고 아빠의 사랑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기특한 첫째 아들이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잘못 쌓여버린 벽은 많은 노력을 해도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생기기 전에 잘하는 것이 상책이다. 셋 모두 똑같이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둘째 아들의 말처럼,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는 말처럼, 후회하기 전에 제대로 사랑해보기를 권하고 싶었다.
 
만나면 으르렁대는 남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의 입장이 달랐다. 오빠는 고지식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이를 잘 지켜야 했다. 반대로 동생은 유연했다. 좋게 넘어가는 것이 익숙했다.
?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의 입장이 달랐다. 오빠는 고지식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이를 잘 지켜야 했다. 반대로 동생은 유연했다. 좋게 넘어가는 것이 익숙했다. ? ⓒ KBS

 
두 번째 사연은 "미안해"라는 말에 집착하는 오빠와 사과를 할 줄 모르는 동생의 이야기였다. 오빠는 가족행사에 혼자만 늦고서도 사과를 하지 않고 약속 시간을 어겨도 쉽게 넘겨버리는 동생이 문제라고 말했다.
 
동생의 말은 달랐다. "오히려 오빠가 미안해라는 말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서로 잘못에 대한 기준이 다름에도 엄격하게 강요한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의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의 입장이 달랐다. 오빠는 고지식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이를 잘 지켜야 했다. 반대로 동생은 유연했다. 좋게 넘어가는 것이 익숙했다.
 
고생은 사이에 있는 어머니였다. 셋 밖에 없는 가족인데 자꾸만 싸우고 길게는 한 달까지도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남매를 보면서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태균은 이에 대해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형제들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싸우기만 하던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돌아가시기 전에 우애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이 죄송스러웠다"고 한다. 또, 이들에게 "가장 큰 불효를 하고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가정폭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이혼해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가 폭력을 자주 행사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들이 폭력에 큰 피해를 입는 것을 걱정해 오빠만 데리고 집을 나가 피해있었고 동생은 폭력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공포에 그대로 방치됐다. 그러며 돌아올 어머니와 오빠를 생각하며 집을 청소했다. 그러다보니 오빠는 맞지 않는 동생이 미웠고 청소하며 해맑게 맞이하는 모습이 좋게 생각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동생은 공포에 방치되었던 자신이 안쓰럽다.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는 깊은 골이 생겨버렸다.
 
작은 희망을 쏘아 올리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나는 부모의 행동이 자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영향이 얼마나 힘들게 할 수 있는지를 나의 아버지를 보며 느꼈다. 많은 옛 어른들이 그렇듯,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표현이 서투셨고 아버지는 첫째로서 많은 책임을 맡아야 했다.
 
비슷하게 나도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됐다. 많이 혼나기도 했고 동생과 나에 대한 사랑을 비교하면서 부당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지금은 물론 많은 상황이 좋아졌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같이 방송을 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고치기 위해 노력했고, 아버지와 나 둘 다 화내기보다는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게다가 동생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챙기는지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자꾸만 챙겨보게 된다. 매번 답답해하고 "저런 사람이 있어?"하며 경악하기도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찾고 돌아보게 된다. 그러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사는 것이다. 그게 이 방송 프로그램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아닐까.
안녕하세요 우애 사연 대국민 토크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