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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효고(兵庫) 현의 히메지(姬路) 성. 일본 성곽 건축의 최전성기를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됐고, 1993년에는 히메지 성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이한기
 
일본 효고(兵庫) 현의 히메지(姬路) 성. 천수각의 우아한 자태와 흰색으로 칠한 성의 외벽과 날개 모양의 지붕이 흰 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백로성(白鷺城)'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 이한기
 
히메지(姬路) 성, 4개의 천수각 모두 일본 국보

일본 효고(兵庫) 현의 히메지(姬路) 성. 천수각의 우아한 자태와 흰색으로 칠한 성의 외벽과 날개 모양의 지붕이 흰 새를 닮았다고 해서 '백로성(白鷺城)'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히메지 성 근처에는 '백로(白鷺)중학교'도 있다. 일본 성곽 건축의 최전성기를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됐고, 1993년에는 히메지 성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천수각(天守閣)'은 일본의 성(城)에서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누각 부분을 뜻한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천수각이 '대천수(大天守)'다. 일본의 성 가운데 천수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 12곳. 이 가운데 천수각이 국보로 지정된 건 히메지, 마츠모토(松本), 이누야마(犬山), 히코네(彦根), 마츠에(松江) 성 다섯 곳뿐이다. 

히메지 성 천수각은 모두 4개. 하나의 대천수와 3개의 소천수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이례적으로 대천수각(11호), 서소천수각(12호), 건소천수각(13호), 동소천수각(14호)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천수각 안을 층별로 관람할 수 있어 천수각을 구경하러 히메지 성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천수는 돌로 된 기단의 높이가 14.85m에다 목조 건축물의 높이가 31.5m로, 주위보다 45.6m가 높아 더 웅장해 보인다. 어느 곳에서든 눈에 띄는 히메지의 랜드마크다. 천수각은 겉에서 보기에는 5층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상 6층과 지하 1층인 7층 규모로 돼 있다. 대천수는 직경 1m 안팎인 '동대주'와 '서대주' 두 개의 기둥이 지탱하고 있다.

히메지 성은 높은 언덕이 아닌 평지에 세워진 평산성(平山城)이다. 산과 평지의 이점을 살려 둘을 결합시킨 성곽이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외성, 중간성, 내성 등 3중으로 만들었고, 일본의 성 가운데서도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건축학에서 매우 귀한 대접을 받는다.

1333년에 처음 지어졌고,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천수각을 증축했다고 전해진다. 1601년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사위인 이케다 테루마사(池田輝政)가 개축해 1609년에 완성했다. 현재 히메지 성에 있는 건물의 대부분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증·개축을 거듭한 까닭은 목조 건축물인 탓에 화력 무기가 발달할수록 보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백로성'이라 불릴만큼 아름다운 흰색 외관도, 회반죽을 사용해 화력에 잘 버틸 수 있도록 만든 결과물이다.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한 장치도 다양하다. 미로처럼 꺾어지는 길들이 많고,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성벽을 부채꼴로 만들었다. 천수각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천수각과 소천수각을 복도로 이어지게 만든 것도 일본의 성 가운데는 유일하단다.
 
히메지(姬路) 성 천수각 최상층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용마루 끝에 '샤치호코(?)'가 보인다. 성곽의 용마루 양끝에 장식하는 샤치호코는 호랑이 모양의 머리에 가시가 돋친 상상의 물고기로 화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이한기
  
히메지(姬路) 성은 그 어느 성보다 너비가 넓은 '해자(垓子)'도 눈길을 끈다. 해자는 성벽 바깥쪽에 파놓은 물 구덩이다. 성 안으로 진입하려면 해자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너비가 넓고 깊을수록 접근하기 어렵다. 히메지 성은 건축물과 성벽은 물론 해자까지도 세계문화유산에 포함돼 있다. ⓒ 이한기
 
그 어느 성보다 너비가 넓은 '해자(垓子)'도 눈길을 끈다. 해자는 성벽 바깥 쪽에 파놓은 물 구덩이다. 성 안으로 진입하려면 해자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너비가 넓고 깊을수록 접근하기 어렵다. 속도감있게 전진하기 어렵고, 무거운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는 수심 깊은 곳에 들어가면 목숨까지 위험하다. 히메지 성의 건축물과 성벽은 물론 해자까지도 세계문화유산에 포함돼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히메지 성은 민간에 팔려 해체될 뻔 했다. 그러나 엄청난 해체 비용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태평양 전쟁 때는 미군에서 지정한 폭격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잿더미로 변할 위기에 놓였다. 미군의 소이탄 폭격을 받았지만, 불발된 덕분에 파괴되지 않고 형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히메지 성 천수각의 최상층에는 '오사카베(刑部) 신사'가 있다. 불행한 죽음을 맞은 여인과 성의 수호신인 늙은 여우가 한 몸이 된 요괴 '오사카베 히메'를 모셨다고 전해진다. 에도시대 후기 <갑자야화(甲子夜話)>에는 오사카베 히메가 천수각 상층에 살면서 일년에  한 번 성주와 만나서 미래의 일을 예언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천수각 최상층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용마루 끝에 '샤치호코(鯱)'가 보인다. 성곽의 용마루 양끝에 장식하는 샤치호코는 호랑이 모양의 머리에 가시가 돋친 상상의 물고기로, 화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샤치호코가 성의 가장 높은 곳에서 하루종일 히메지 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 여행 정보히메지 성(http://www.city.himeji.lg.jp/guide/castle)은 오사카, 교토에서 간사이 패스, JR패스로 2시간 안팎. 히메지 역 정면 도로 방향으로 약 15분쯤 걸으면 도착한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5월부터 8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만 18세 이상 어른 1000엔, 어린이는 300엔.
 
이즈모대사(出雲大社)는 일본의 신사(神社) 가운데 유일하게 '대사(大社)'라는 이름을 쓴다. 규모도 이름에 걸맞는다. 가장 오래된 신사 건축 양식인 '다이샤즈쿠리(大社造)'으로 건축된 본전은 국보로 지정됐고, 이즈모대사는 중요문화재다. ⓒ 이한기
  
이즈모대사(出雲大社)는 신들이 모이는 음력 10월에 사랑을 맺어준다는 속설이 있다. 참배할 때 손뼉을 두 번 치는 다른 신사와는 달리 네 번 치는데, 두 번은 자신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두 번은 미래의 연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 이한기
 
이즈모대사(出雲大社) 본전 앞에 있는 배전은 두께 3m, 길이 8m, 무게 1500㎏이나 되는 시메나와(注連繩)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메나와는 우리나라 금줄처럼 액운을 쫓는다고 한다. ⓒ 이한기
 
'신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이즈모대사(出雲大社)

일본에서는 음력 10월을 '간나즈키(神無月)'라고도 부른다. 말 그대로 '신이 없는 달'이란 뜻이다. 이 시기에 일본의 신들은 회의를 하러 이즈모(出雲)에 모인다고 한다. 그게 음력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이즈모대사(出雲大社)의 간아리사이(神在祭)다. 유일하게 이즈모에서는 음력 10월을 '간나즈키'라고 부르지 않고, '가미아리즈키(神在月)'라고 부른다. 신들이 이즈모에 모이기 때문이다. 

"음력 10월 10일 밤에는 신들을 영접하는 의식이 '이나사노하마'(稲佐の浜, 이즈모대사 서쪽에 있는 사구해안)에서 거행된다. 이렇게 이나사노하마를 통해 상륙한 신들이 이즈모대사에서 회의를 한 후 동서19사에 숙박한다는 것이다. 신들의 숙소인 동서19사는 본전의 동서 양쪽에 있는 길다란 건축물로서 각각의 건물마다 19개의 문짝이 달려있다 해서 19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쨌거나 일본 전국의 신들이 매년 음력 10월이 되면 어김없이 신들의 땅인 이즈모로 모여든다는 의미에서 이즈모는 신들의 고향인 셈이다. 그리고 이 8백만 신들을 영접하는 호스트 격의 신이 이즈모대사의 주신인 오호쿠니누시(大國主神)이다." (<일본의 신사>)


이즈모대사는 일본 신사(神社) 가운데 유일하게 '대사(大社)'라는 이름을 쓴다. 규모도 이름에 걸맞는다. 이즈모대사 경내는 약 16만㎡로 본전(本殿)을 중심으로 배전, 보물전, 섭사 등이 배치돼 있다. 1744년에 만들어진 현재의 본전은 높이가 약 24m인데, 예전에는 두 배인 48m였다고 한다. 본전 앞에 있는 배전은 두께 3m, 길이 8m, 무게 1500㎏이나 되는 시메나와(注連繩)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메나와는 우리나라 금줄처럼 액운을 쫓는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신사 건축 양식인 '다이샤즈쿠리(大社造)'로 건축된 본전은 국보로 지정됐고, 이즈모대사는 중요문화재다. 곳곳에 남녀의 인연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보이는 토끼 조형물들이 눈에 띈다. 신들이 모이는 음력 10월에 사랑을 맺어준다는 속설이 있다. 참배할 때 손뼉을 두 번 치는 다른 신사와는 달리 네 번 치는데, 두 번은 자신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두 번은 미래의 연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 여행 정보이즈모대사(http://www.izumooyashiro.or.jp)는 미에(三重) 현의 이세 신궁(伊勢 神宮)과 더불어 일본의 양대 신사로 손꼽힌다고 한다.
 
이즈모대사(出雲大社) 경내는 약 16만㎡로 본전(本殿)을 중심으로 배전, 보물전, 섭사 등이 배치돼 있다. 1744년에 만들어진 현재의 본전은 높이가 약 24m인데, 예전에는 두 배인 48m였다고 한다. ⓒ 이한기
 
유일하게 이즈모(出雲)에서는 음력 10월을 '간나즈키(神無月)'라고 부르지 않고 '가미아리즈키(神在月)'라고 부른다. 신들이 이즈모에 모이기 때문이다. ⓒ 이한기
히메지(姬路) 성을 둘러보고 난 뒤 점심식사를 하러 간 식당 '밀레(Mille)'. '(야채) 정식'은 뒷편에 책꽂이 같은 2.5단의 미니 선반을 활용해 입체감을 높인 게 인상적이었다. 4층에 위치한 식당의 통유리 창가 저 멀리로 히메지 성이 보였다. ⓒ 이한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의 내용 일부는 <위키백과>, <환상동물사전>, <일본의 신사>, <두산백과> 등을 참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취재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본 면세점|https://tax-freeshop.jnto.go.jp/kor/index.php

태그:#히메지성, #천수각, #이즈모대사, #백로성, #샤치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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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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